인생은 짧고 일회용품은 길다. 사랑의 평균 지속기간은 18개월인데 비해 종이컵의 분해시간은 20년이고, 한 직장 평균근속연수는 11년인데 비해 비닐봉지의 분해시간은 50년,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77세인데 비해 스티로폼의 분해시간은 500년이란다.
얼마 전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자는 취지로 방영된 공익광고의 문구다. 다정한 연인이 커피를 마실 때 사용했던 종이컵은 그 연인이 헤어진 뒤에도 무려 20년은 남는다는 나름대로 의미심장한 내용을 전하고 있다.
환경문제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1회용품 사용을 자제하는 것만큼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회사 이름에서부터 환경을 먼저 생각하는 기업, 주식회사 로하스(대표이사 도선제)는 옥수수 전분과 젖산을 이용해 생분해성 1회용 용기와 포장완충재, 화장품케이스 등을 만들고 있다. 쉽게 말해 옥수수로 만들었으니 땅속에 묻으면 미생물에 의해 자연 분해되는 1회용품을 만드는 것.
도선제 대표이사는 "크게 두 종류입니다. 옥수수 전분으로 만드는 게 있고, 젖산(PLA)으로 만드는 게 있는데 전자는 60%가 바이오 성분이고 PLA는 100% 바이오 성분"이라며 "둘 다 생분해성플라스틱으로 만든 용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옥수수전분으로 만들었으니 용기가 숨을 쉰다. 이는 매립해도 완전 분해돼 토양을 기름지게 하고 심지어 사용 후 가축사료로도 사용할 수 있다"며 "합성수지와는 다르게 소각해도 다이옥신이 발생하지 않는, 그래서 우리가 미래세대를 위해 꼭 바꾸어야할 가치가 여기에 담겨있다"고 덧붙였다.
생분해성플라스틱이란 흙속이나 물속에 있는 미생물에 의해 최종적으로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는 플라스틱이다. 플라스틱에 의한 해양오염과 플라스틱 폐기물의 증가로 인한 폐기물처리 등은 이 시대 최대 환경문제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 바로 분해성플라스틱인데, 현재 개발되고 있는 분해성플라스틱은 자외선에 의해 분해되는 광분해성플라스틱과 미생물에 의해서 분해되는 생분해성플라스틱 2종류로 로하스는 생분해성플라스틱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사실 이 분야는 막강한 자금력과 정보력을 가지고 있는 대기업이 앞서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SKC(주)ㆍ한화(주)ㆍ새한(주)ㆍ이래화학 등의 화학업체들은 최근 '한국생분해성플라스틱협의회'를 설립하여 생분해성플라스틱의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로하스는 이 분야 틈새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부단히 애쓰고 있다. 현재 로하스가 생산한 제품은 주로 식품가공·제과·테이크아웃 프랜차이즈 업체와 일반 분식점 등에 사용되고 있다. '햇반'을 담는 용기에서부터, 일회용 수저, 도시락, 접시, 화장품케이스와 자동차부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이와 관련, 도 사장은 "일반 1회용품에 비해 아직 비싼 게 흠이지만 환경을 생각하는 기술이 발달하면 이 역시 해결될 것"이라며 "앞으로 이 분야 제조업체들이 늘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우리는 제품생산과 더불어 옥수수에서 추출한 가공재료를 타 업체에 공급할 목표를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