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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생각한다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키도 큰 것이 노래도 잘하고 난리... 복두 많아 가지고 궁시렁궁시렁...'

 

내가 타인에게 진심으로 순수하게 부러운 것이 있다면 그것은 노래실력이다. 그렇다고 내가 노래를 못한다는 소리는 아니다. 그저 잘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게 그거지만 그렇게 말해두고 싶다.

 

그런 이유겠지만 난 미친 듯이 신나지 않으면 노래방을 찾지 않는다. 가봐야 일 년에 한두 번 정도. 그런 내가 그래도 마이크에 침을 튀기며 열창하는 곡이 있으니 이은미의 <어떤 그리움>이 그 곡이다.

 

진심으로 피하고 싶었던 직장 회식자리나 친구들에게 양팔을 붙들려 갔던 친구들 모임. 난 거기서 어쩔 수 없이 또 최선을 다한다. 다음 곡은 힘들 정도로 한 곡에 올인하며 말이다.

 

무엇이 그리웠는지 누굴 그리 그리워했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십년이 넘은 나의 감성은 이은미의 노래와 함께했다. 누구나 그런 곡이 한 곡쯤 있듯이 말이다. 

 

이은미는 가수다. 그것도 노래를 잘 하는 가수다. 모든 가수가 다 노래를 잘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염두한다면 이은미는 끝내주게 노래를 잘 하는 가수로 분류해도 좋을 것이다.

 

십 수 년간의 애창곡인 이은미의<어떤 그리움(1993)>이 <애인 있어요(2005)>로 바뀐 시점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건만 이은미의 신보가 나왔다.

 

~그사람 내 옆에만 있어요 내 눈에만 보여요~ 2005년 6집에 수록된 윤일상의 곡으로 혼자만의 사랑을 하는 여자들의 가슴을 후비는 멜로디를 지녔다.  이은미의 짙은 음색은 멜로디의 절절함 그 중심에서 빛을 발한다.

 

지금도 한참 인기 몰이를 하고 있는 <애인 있어요>란 곡은 아직 음반 챠트에 살아있다. 이은미의 노래는 꾸준히 아니 뒤늦게 사람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받는 특징이 있다.

 

사람들은 아직 <애인있어요>를 부르고 있건만 이은미가 새로운 미니앨범을 선보였다. <소리 위를 걷다>인 이번 앨범은 어디서건 맨발로 노래를 불러 "맨발의 디바"로 불리는 이은미와 어울린다.

 

 이은미의 미니앨범<소리 위를 걷다>
이은미의 미니앨범<소리 위를 걷다> ⓒ 이은미 홈페이지

총 다섯 곡인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헤어지는 중입니다>는 벌써 뜨겁다.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온라인 시장에  폭발적 반응을 일으키고 있으며 이은미 또한 이런 팬들에 반응에 놀라고 있다고 한다.

 

대세인 아이돌 가수의 곡들을 제치고 미니홈피 배경 음악 1위를 차지했으며 13일 음반 판매량 집계 사이트 한터챠트 집계에 따르면 음원사이트 10위 권 내있다.

 

이은미의 노래가 시간이 흐를수록 사랑을 받는다는 공식을 예상해 본다면 앞으로 <애인있어요>의 뒤를 있는 스테디 곡으로 <헤어지는 중입니다>가 되지 않을까 기대할 만하다.

 

타이틀곡인 <헤어지는 중입니다>는 문득 잠에서 깨 슬픔을 느끼는 순간과도 같다. 이별했다는 공허한 울림이 잠에서 깬 슬픔처럼 와 닿게 한다. 잠자다 일어나 슬퍼 본 적이 있다면 그 느낌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한번을 듣는 것과 두 번을 듣는 것이 다른, 들을수록 슬픈 감정이 사실이 되어 더 슬퍼지는 그런 곡이다.

 

<결혼 안하길 잘했지>제목부터가 참 끌린다. <소리 위를 걷다>의 첫 번째 곡인 이 노래는 우리나라의 전통 악기가 사용됐다. 그럼에도 멜로디와 분위기가 세련됐으며 듣기에 편안하다. 비오는 날 처마 끝에 앉아 술잔을 기울이며 '그래 우린 결혼 안하길 잘 한거야' 라며 서로에게 위로를 전하는 듯하다.

 

<타임 앤 라이프>는 재즈 향기가 난다. "모든 것은 다 그런거다"의 분위기인 이 곡은 자유가 느껴진다. 무겁지 않다. 다섯 곡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곡이며 까닥까닥 발가락으로 리듬을 맞출 수 있는 경쾌함이 좋다. 아무 생각 없이 호텔 바에 앉아 음악과 그 순간의 나만을 즐기는 듯한 느낌. 두께가 있는 목소리도 참 경쾌할 수 있다는 것을 또 느낀다.

 

섬세한 김광민의 피아노 연주로 시작되는 네 번째 곡인 <꽃>은 가장 외로운 곡이다. 이은미의 목소리 끝에 외로움이 묻어나는 느낌인 이 곡은 편안하게 듣기에는 조금 조심스러워 진다.

 

싱어송 라이터인 유해인이 이은미의 음반에 처음 참여해 화제가 되고 있는 곡<오래된 기억>은 유해인이 대체 누구일까를 궁금하게 하는 곡이다. 아픈 상처를 꺼내 토닥여 주는 시간 이제는 그런 시간이 된 것만 같은, 슬픔보다 추억이기에 아름답다고 스스로를 위로해 주는 기분의 곡이다 이제 덜 힘들다는 마음의 여유를 멜로디로 표현한다면 이런 곡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게 이은미의 미니 앨범은 이랬다. 음악 인생 20년의 이은미는 이렇게 지금 자신의 모든 것을 또다시 음악으로 선보이고 있다. 그의 노래와 함께 울고 웃고 부르던 30,40대의 모든 여자들에게 다시금 좋은 선물이 도착한 것이다.

 

노래를 잘 부른다는 것은 진심으로 매력적인 일이다. 아~ 가창력 좋아지는 한약이라도 어디 없을까.


#이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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