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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초동 대검찰청.
서초동 대검찰청. ⓒ 이경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이인규)가 '600만 달러 의혹'을 풀기 위한 증거 확보에 주력하면서 수사의 고삐를 죄고 있다.

 

검찰은 15일 횡령 및 탈세 혐의로 대전지검이 지난 10일 구속한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을 서울로 이감해 16~17일 이틀 동안 조사할 예정이다. 이른바 '3자 회동'이 핵심 수사대상이다.

 

강 회장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정상문 전 청와대 비서관과 함께 지난 2007년 8월께 노무현 전 대통령 퇴임 이후 활동을 위한 자금 출연 등을 논의한 바 있다. 강 회장은 앞서 언론을 통해 "박 회장은 이 자리에서 '홍콩 계좌에 비자금 500만 달러가 있으니 가져가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강 회장을 상대로 이 논의의 성격과 경위를 조사한 뒤, 강 회장이 (주)봉화에 투자한 70억 원의 출처와 사용처 등을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정상문 재소환 조사... 박연차 아닌 다른 인물로부터 불법자금 수수 혐의

 

지난 10일 구속영장이 기각된 정상문 전 청와대 비서관은 이날 재소환돼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정 전 비서관은 앞서의 '3자 회동' 외에도 박 회장으로부터 총 13억 원(3억 원+100만 달러)을 받아, 이를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씨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날 정 전 비서관이 이외에도 박 회장이 아닌 다른 인물로부터 불법자금을 받은 정황을 포착,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이 누구로부터 받았는지, 자금의 총 규모가 어떠한지는 밝히지 않았다. 또 영장 재청구와 관련해서도, "굳이 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 우리 생각"이라며 부정적으로 답했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와 관련해 "정 전 비서관을 통해 쓴 돈을 자신이 썼다는 권 여사의 주장은 정 전 비서관의 범죄 정상참작을 좋게 하려고 한 것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며 "만약 13억 원 외 다른 것이 추가로 나왔을 경우, 권 여사가 자신의 주장을 바꿔 이마저 자신이 썼다고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전 비서관에 대한 추가 범죄혐의를 통해 받은 돈의 용처를 밝히지 않은 권씨 진술의 허위성을 입증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홍 기획관은 또 "조사를 진행해봐야 알겠지만 진술이 엇갈리는 등 수사상 필요할 경우 3자 대면 조사도 생각해 보겠다"고 밝혔다.

 

검찰, 노건호씨 관련 '500만 달러 의혹' 투자회사 자금 추적 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씨가 12일 밤 11시 35분경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씨 사이의 500만 달러 거래 의혹 등과 관련해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14시간여 동안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뒤 굳은 표정으로 귀가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씨가 12일 밤 11시 35분경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씨 사이의 500만 달러 거래 의혹 등과 관련해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14시간여 동안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뒤 굳은 표정으로 귀가하고 있다. ⓒ 권우성

600만 달러 의혹 모두와 연관된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36)씨는 16일 재소환될 예정이다. 홍 기획관은 "노씨는 그동안 조사를 받으면서 진술 하나 하나를 굉장히 신중하게 하고 있지만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많아서 이를 정리할 시간을 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노씨는 어머니 권씨로부터 박 회장의 돈 100만 달러를 받아 미국 유학 당시 생활비 및 학비로 사용하고, 자신의 매제인 연철호(36)씨가 박 회장에게서 투자금 명목으로 500만 달러를 받는 과정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검찰 조사 결과, 노씨가 연씨와 함께 투자회사 '앨리쉬 앤 파트너스'를 설립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노씨가 어느 정도 이 회사의 운영을 주도했느냐가 의혹을 풀 수 있는 열쇠로 떠올랐다.

 

현재 검찰은 500만 달러가 투자된 연씨의 해외 창업투자사 '타나도 인베스트먼트'와 노씨가 지분을 소유하고 있던 투자회사 '앨리쉬 앤 파트너스'의 투자처들을 살펴보고 있다.

 

홍 기획관은 "(이 두 회사의) 투자처 관계자들을 조사하고 수사에 도움이 될 만한 투자계약서들을 확보해 조사하고 있다"며 "해외와 모두 계약이 돼 있고 투자를 받은 회사들이 정상적으로 운영되는지도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홍 기획관은 앞서 '500만 달러' 중 일부가 이 회사를 통해 국내에 투자됐다는 언론의 보도에 대해선 "아직 자금을 계속 추적 중이나 지금까지 외형상 국내에 투자된 정황은 발견할 수 없다"고 밝혔다.

 

100만 달러 의혹과 관련해선 노건호씨에게 돈이 전달된 시점이라 의심 받고 있는 2007년의 금융자료를 추가 요청한 상태다. 홍 기획관은 "100만 달러의 사용처 부분은 범죄 구성요건과 큰 관련은 없지만 그 당시 어떤 돈이 (노씨에게) 흘러갔는지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연차#노건호#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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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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