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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참여정부 때 장관 등으로 참여했던 사람으로서, 최근 박연차 게이트와 관련해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면서 "무죄추정의원칙에서 아직 진행되는 상황이라 그 부분은 다음 기회가 되면 상세하게 말씀하겠지만, 세상은 역지사지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과거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해서 새 정부에 기회를 준 것 같다"면서 "이명박정부가 국정을 잘 운영해서 국민들이 평화스럽고 안정적이고 살만한 나라로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검찰이나 경찰이 공권력인데, 공정하고 공평하고 합리적이어야 하고, 성역 없이 수사할 수 있어야 하고 국민의 의문점을 풀어주어야 한다"면서 "지금 검찰은 죽은 권력에 대해서는 서릿발 같고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해서는 꽃바람 같다고 하는 말이 있는데, 최고 사정기관으로 검찰이 거듭나려면 자기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여정부 첫 행정자치부 장관과 노무현 전 대통령 정무특보, 열린우리당 최고위원 등을 지낸 그는 15일 저녁 경상대에서 "국가권력과 지방자치"라는 제목의 특강했다. 이날 특강은 경상대 행정학과가 마련했으며, 학부 학생과 경영행정대학원생 등이 참여했다.

 

김 전 장관은 "국민한테 선택된 대통령은 존경해야 한다"면서 "대통령에 대한 존경심과 국민의 행복지수는 비례하는데, 대통령의 지지도가 70%냐 30%냐에 따라 국민의 행복지수가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는 이명박 대통령을 선택하지 않았지만, 다수 국민이 선택한 부분을 존중한다"면서 "그 분이 국정을 잘 하기를 기대하지만, 많은 국민들은 걱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 거듭나려면 자기반성 있어야"

 

그는 "박연차 리스트, 장자연 리스트와 관련한 보도를 보면서 '정경유착하지 않고 좋은 정치할 수 없을까'와 '바른 언론의 보도로서 비판과 감시기능을 하게 할 수 없을까'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자기와 생각의 다름을 인정하는 게 민주주의다"면서 "화살을 만드는 장인은 화살이 날아가서 사람을 제대로 다치게 하지 않으면 어떨까를 고민할 것이고, 창을 만드는 사람은 사람을 보호하지 않으면 어떨까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데, 주어진 상황과 조건에 따라 다르게 생각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신경민 MBC 앵커의 사퇴와 PD수첩 수사,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 구속 등을 언급한 그는 "언론 자유와 민주주의를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서울 잠실의 제2롯데월드 허가 논란과 관련해 드는 "18년 내지 15년간 논란이 됐고, 문민정부와 국민의정부, 참여정부 등 여러 정부를 거치면서도 허가가 나지 않았던 상당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그런데 최근에 허가가 된 것은 다른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국가권력과 자본권력, 언론권력을 설명한 그는 "시대가 바뀌었고, 김대중․노무현 정부로 오면서 국가권력이 현저하게 약화됐다"면서 "자본권력과 언론권력이 결합해서 국가주요정책에 굉장히 영향이 주고, 자원을 골고루 배분해야 하는데 자원 배분의 심각한 왜곡을 가져왔다, 자본권력과 언론권력이 결합해서 국가권력을 능가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권력은 시장으로 넘어갔다'고 했는데, 그 정도로 국가권력은 약화되었다"면서 "아무리 자본․언론권력이 크다고 하더라도, 국가권력은 지금보다 훨씬 사회복지나 안전망, 소외계층, 경제적 약자를 위해 관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고 말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해, 그는 "반대도 있었지만, 북방외교를 통해 중국과 러시아와 외교관계를 수립했던 것이 가장 큰 업적"이라고 말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지방자치제 시행을,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정보통신분야 발전과 햇볕정책 등을 업적으로 들었다. 그러면서 그는 "참여정부와 이명박정부는 조금 시간이 흐른 뒤에 평가하겠다"고 덧붙였다.

 

"말이 무섭다"고 한 그는 "대통령이 국민을 잘 섬기겠다고 했는데, 국민들이 그 말을 진정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그런데 그렇지 않는 것 같다, 가령 '나는 부모한테 참 잘한다'고 하지만 주변에서는 그대로 듣지 않더라, 마찬가지로 그런 말은 할 필요도 없이 당연한 일 아니냐"고 말했다.

 

또 그는 "지방자치가 안 됐으면 IMF가 왔을 때 국민들이 혼란스러웠을 것"이라며 "IMF 때 시군구읍면동을 중심으로 국민들이 차분하게 대응했던 것도 지방자치의 덕분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역정당이 그대로 있는 한 기초자치단체장의 정당공천제가 제대로 될 수 없다"면서 "최근에 시장군수구청장들이 정당공천제 배제를 위해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데, 지역 국회의원들은 공천제를 통해 통제․관리하고 있다, 공천제는 이른바 매관매직이며, 악순환의 연결고리가 된다"고 말했다.

 

"자본권력과 언론권력이 결합해서 국가권력을 능가"

 

김 전 장관은 "행정구역 개편은 해야 하는데, 정치권의 이해관계가 복잡해서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공직자와 성직자, 교직자, 언론인이 제대로 역할을 해준다면 우리 사회는 여전히 희망이 있다"고 제시했다.

 

그는 "일선 복지 담당공무원들이 혜택이 필요한 국민들에게 가야할 돈을 개인적으로 착복하는 것을 보면서 절망했다"고 말했다. 경찰과 관련해 그는 "장자연 사건도 매듭을 지어주어야 한다, 장자연씨가 억울하게 죽었고 부모들은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나, 경찰이 깔끔하게 매듭지어 주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이런 것을 보면서 공직자의 자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남해군수를 두 번 하고 나서 세 번째는 하지 않았는데, 두 번하기까지 열정을 다 쏟았고 더 하다가는 군민도, 저도 손해이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손에 무엇을 들고 있으면 다른 것을 들 수 없듯이, 군수를 하지 않으니까 국정에 대해서도 알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더라"고 말했다.


태그:#김두관, #참여정부, #경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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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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