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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가게에서 손님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아름다운가게에서 손님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 오문수

아름다운 가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눔과 순환이 일어나는 곳이다.

줄여서 '아가'라 불리는 작지만 큰 기업이다. 2002년 10월 17일 개점 이래 2008년 상반기까지 66억4천만 원의 현금과 10억 원 상당의 현물을 어려운 사람들에게 지원했다. 가게에서 자원봉사자들이 파는 물건은 기껏해야 몇 천 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사랑을 실천하는 씨앗은 시민들로부터 자신에겐 필요 없는 물건을 기증받아 이뤄진 것이라 더욱 값지다.

또한 대안무역사업인 아름다운무역과 해외지원 사업을 강화하여, 지구촌의 어려움을 함께하는 국제적 NGO의 모습으로 '사람을 아름답게,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고 있다. 수익의 99%는 국내에 1%는  어려운 외국 사람들을 돕는데 사용한다.

아름다운 가게를 탄생시킨 박원순 변호사는 '아가'라는 말을 참 좋아한다.

"아직 많은 시간을 두고 쑥쑥 자라나야 하는 맑고 예쁜 '아기'를 떠올리게 만드는 단어를 참 좋아합니다. 어감도 포근하고 친숙하며, 그 안에 담긴 의미도 아름다운 가게와 맞아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아름다운가게에서는 기증품을 분류하고 물건을 팔기위해 애써주는 자원봉사자를 활동천사라 부른다. 아름다운가게의 심볼 마크인 연두색은 생명과 환경, 미래와 희망, 나눔과 사랑을 상징한다. 다섯 개의 꽃잎에 담긴 의미다.

 아름다운가게 로고.  다섯 개의 잎은 기증, 되살림, 친환경소비, 자원활동, 수익나눔을 의미한다.
아름다운가게 로고. 다섯 개의 잎은 기증, 되살림, 친환경소비, 자원활동, 수익나눔을 의미한다. ⓒ 오문수
기증 - 나에겐 필요없는 물건이 다른 이들에게 전달되어 소중하게 사용됩니다.
되살림 - 헌 물건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되살림과 순환의 마법이 있습니다.
친환경소비 - 환경을 생각하는 소박하고 건전한 소비를 합니다.
자원활동 - 시간과 재능을 이웃과 나눔으로써 함께 하는 공동체 문화를 만들어 갑니다.
수익나눔 - 기증과 구매를 통한 나눔의 실천으로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을 줍니다.

지난 7년 동안 무수한 기증품을 보내 주신 분들과, 아름다운가게에서 구매를 통해 나눔을 실천해준 분들, 이 물건을 팔기위해 소중한 시간과 땀을 흘려준 활동천사들을 지켜본 이혜옥 상임이사의 말이다.

"많은 기업과 단체들이 아름다운가게에 참여해 사회공헌 활동을 펼쳤습니다. 갈등 많던 노사가 한 마음이 되어 회장님과 노조위원장님이 함께 앞치마를 두르고 아름다운가게에서 판매활동을 하는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 광경이었는지 모릅니다. 어느 기업임원은 사표를 내겠다던 직원이 행사 후에 회사에 대한 긍지를 느껴 퇴직 결심을 바꾸었다고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2005년 3월에 오픈해 4년째가 된 여수 아름다운가게를 찾았다. 이름 밝히기를 극구 사양하는 한 독지가가 기증해 마련된 가게는 전남대학교인근에 위치한 둔덕동에 있다. 자그마한 가게에 생필품인 옷가지, 그릇, 장난감, 가구뿐만 아니라 학생용 교재와 그림 액자들로 선반에 가득해 발 들여놓을 여유가 없다.

지난 4년 동안 61곳의 기관이 참여하고 개인기증자만 4만6천 명에 이른다.  섬까지 포함한 여수 인구가 30만이니 여섯 명 중 한 명은 기증에 참여한 셈이다. 기증량도 17만6606점으로 1톤 트럭 118대 분량이다. 이 물건을 팔아 모아진 돈으로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을 수익나눔이라고 한다. 수익나눔은 1억2천여만 원으로 개인 344명, 단체 26곳을 지원했다.

118대를 서울기준의 쓰레기 소각비(80,546원)로 환산하면 950여 만 원이 된다. 소각이나 매립했을 경우엔 다이옥신과 황산화물(SOX) 및  질소산화물(NOX)가 나오고, 재활용되지 않고 추가생산하면 원자재비용은 3억5천만 원(176,606x2000원)의 엄청난 금액이 된다.

수익나눔 대상자 중에는 돈이 없어 수술을 못하고 있던 중 수익나눔의 지원을 받아 목숨을 건진 사람도 있다. 등록금을 걱정하던 학생, 무너진 처마를 고치지 못하던 독거노인, 가난 때문에 한 번도 바다를 보지 못했던 소녀를 도와 우리사회가 밝고 건강한 미래를 만들어 가는 밑바탕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공로로 2007년에는 노동부로부터 국내 최초로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을 받았다.

여수아름다운가게가 오픈한 직후부터 계속 활동천사를 하는 유현순씨가 봉사활동에 참여하게 된 계기와 느낌을 말했다.

"사회봉사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가게가 오픈하며 봉사자를 모집한다는 소리를 듣고 참여하게 됐습니다. 전 같으면 쓰던 물건을 버렸는데 봉사를 하면서부터는 헌 물건을 모아 가게에 가져옵니다. 봉사하다 보면 정말 어려운 사람이 많아요. 그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남편을 비롯한 전 가족이 전폭적으로 지지해주지만 사람인지라 초심을 잃을 때도 있어요. 그럴 때 아름다운가게에서 하는 재교육을 통해 마음을 다잡곤 합니다. 아름다운가게는 정말 좋은 단체입니다."

커다란 종합병원원장 사모님도 활동천사로 열심히  봉사하고 있다. 자랑할 게 아니라며 극구 사양하는 바람에 병원명칭과 성함을 생략했다.

"시작하게 된 동기는 순천중앙교회 옆에 아름다운가게가 오픈하면서 봉사에 참여하게 됐어요. 여수로 와서도 계속 참여하고 있습니다. 특정 사람들한테는 쓸데없는 것 같은데 어떤 사람들에게는 요긴하게 사용되는 걸 봅니다. 특히 저렴하게 사가며 만족해하는 손님을 볼 때 보람을 느낍니다."  

 3년째 봉사활동을 하는 종합병원원장 사모님(왼편)과 이선행 간사
3년째 봉사활동을 하는 종합병원원장 사모님(왼편)과 이선행 간사 ⓒ 오문수

가게운영을 책임지는 이선행 간사는 "여러 기관과 기업이 도와주기는 하지만 일회성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한화여수공장에서는 매주 금요일에 봉사자를 보내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매장에 여자들만 있어 무거운 걸 운반할 수 없기 때문에 그분들이 오시는 금요일날 무거운 짐을 운반하도록 스케줄을 짜기도 합니다."   

생명을 가진 모든 것들은 다른 생명 가진 것, 또 생명 없는 것들과 떨어져서는 절대 살 수 없다. 내 삶과 남의 삶이 따로 떨어져서 있지 않으며, 미래와 현재 그리고 과거가 연결되어 있다. 아름다운가게의 '나눔과 순환'은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아름다운가게의 자원활동가가 되어주세요>

여수아름다운가게에서는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를 함께 할 활동천사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4시간 정도 봉사하며, 오전봉사(10시~14시), 오후봉사(14시~16시)로 나뉘어 희망에 따라 선택합니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매장활동, 기증접수, 기증품 수거, 사무행정지원, 행사지원 및 캠페인 홍보 등을 통해 세상을 아름답게 가꾸는 데 일조할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오문수기자는 여수아름다운가게 운영위원 총무입니다.

남해안신문과 큰여수 봉사소식지에도 송고합니다.



#아름다운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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