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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갈치 아지매 상
▲ 부산의 대모 자갈치 아지매 상
ⓒ 김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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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이소. 보고, 마, 사가이소. 세박자의 정겨운 흥정

일본인이 제일 좋아하는 우리나라 관광지는 어디일까 ? 아마도 부산 용두산하고 자갈치 시장이 아닐까. 국내인도 부산에 놀러오면 꼭 친척집처럼 찾는 자갈치 시장과 용두산 공원, 두 장소는 그야말로 부산의 상징이자, 대표적 관광명소이다.

그럼 왜 외국인이나 국내인들이 부산을 찾아오면 해운대보다 용두산 공원과 자갈치 공원을 우선 순위로 관광하는 것일까. 잘 모르긴 해도 부산의 상징적 마스코트 같은, 마음씨가 군밤처럼 따뜻한 자갈치 아지매들의 후한 인심과 질그릇처럼 투박한 사투리 때문이 아닐까?

어물전
▲ 자갈치 어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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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오늘날처럼 발전 번성시킨 장본인들은 자갈치 아지매(할머니, 어머니, 누이, 고모, 이모 등)가 아닐까. "오이소,사이소..."하루도 빠짐없이 별보고 나와 별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자갈치 아지매들이 있었기에 부산이 큰 해양도시로 발전한 것이다.

그래서일까. 오랜만에 나온 자갈치 시장, 자갈치 아지매 동상을 만났다. 나는 가슴이 뭉클했다.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 시집가서 자갈치 아지매로 불리며, 억척 같이 돈을 모아 성공한 막내 누나 생각이 났다. 부산 아지매는 자갈치 아지매들과는 또 다르다. 자갈처럼 단단한 자갈치 아지매 동상 앞에 목젖이 뜨거워 오는 사람이라야, 정말 부산 사람일 것이다.

부산 오면 용두산 탑보고 자갈치 시장에서 회 먹어야제

 
많이 찾는 부산의 명소, 용두산과 자갈치 시장
▲ 외국인과 여행객이 가장 많이 찾는 부산의 명소, 용두산과 자갈치 시장
ⓒ 김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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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 에펠탑이 있어 일본 동경탑이 생겼고, 서울은 남산 탑이 있어, 부산 용두산 탑이 생겼다는 말이 있다. 도시의 큰 조형물의 탑은 상징적이기도 하지만, 보통 관광객과 시민에게는 탑 위에 올라가면 한 도시를 잘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이기 때문이 아닐까.

나는 이 용두산탑이 처음 올라갔을 때(70년 초반무렵), 구경꾼이 너무 많아서 줄서서 표를 사서 올라갔던 기억 새롭다. 그 시절은 용두산 탑 구경하려고 경남권뿐만 아니라, 서울서 사는 부산 친구들이 일부러 기차 타고 내려 올 정도였다.

역시 용두산 탑 전망대지
▲ 부산의 속살을 다 들여다 볼 수 있는 곳은 역시 용두산 탑 전망대지
ⓒ 김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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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시내가 한 눈에 다 들어오는 용두산 탑이 있는, 용두산 공원은 느린 속도의 도보로도 10여 분 정도밖에 안 걸릴 것이다. 용두산 이름은 소나무가 울창하여 송현산이라 불리어 왔으나, 산의 형태가 용이 바다에서 육지로 올라오는 용의 머리에 해당하는 곳이라 하여 용두산(龍頭山)이라 한다.

숙종 4년(1678년)에는 이 산을 중심으로 왜관이 설치되어 번창하였으며, 일제강점기 때는 용두산 일대 1만2천 평이 일본인에 의해 공원지대로 지정되었다. 그러나 용두산에는 6.25전쟁 때 부산으로 밀려든 피난민들의 판자촌이 형성 되기도 했다. 그후 큰 불로 용두산 피난민 판자촌이 불타 없어진 뒤 이 곳에 나무를 심었고, 4.19혁명 이후 다시 용두산공원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제 도시 미화로 다시 용두산은 새롭게 변신한다는 소식이다. 나는 그래서 찰칵찰칵 기억의 셔터를 많이 눌러 놓았다.

부산의 대표적 재래시장 자갈치 시장

자갈치 시장, 새로 태어나다
▲ 부산의 상징 자갈치 시장, 새로 태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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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장어 구이는 꼭 먹고 가야지요.
▲ 자갈치 시장오면 곰장어 구이는 꼭 먹고 가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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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갈치 시장은 관광코스로도 대표적이지만, 부산의 가장 큰 재래시장이다. 항상 사람이 많아서 북적북적했던 자갈치 시장. 이 자갈치 시장의 경기도 예전만은 못한 것 같다. 부산의 상권은 서면, 해운대로 분산된 것이다. 그러나 자갈치 시장은 아직도 부산의 대표적 재래시장의 자리를 내놓지 않는다. 

자갈치 건어물 전
▲ 영화 <친구> 촬영장 자갈치 건어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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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규모의 생선회센터와 건어물 집산지인 자갈치 시장 곁에 이제 제2의 롯데월드 등과 연결되는 대형복합상가가 들어서면 더욱 자갈치 시장은 번성될 것이다. 무엇보다 복합문화 공간이 많이 들어서서 갤러리와 역사관 등이 있다. 

부산의 대표적 재래시장인 자갈치 시장은 지난날의 최대 수산물시장의 명성을 후광처럼 입고, 향수와 낭만을 즐기려는 사람들의 입맛을 충족시키키 위해 40년 이상된 낡은 건물을 헐고 새로운 단장을 한 모습이다.

2006년 8월 30일 지하2층 지상7층의 초대형 건물로 준공했다. 더구나 지상 107층 규모로 계획된 제2롯데월드가 완공되는 2013년 말에는, 자갈치 시장 일대는 부산최고의 상권벨트가 형성되어 해양도시 부산의 새로운 명소로 각광 받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갈치 시장까지 와서 보리밥 먹는다고? 니 웃긴다 카이

3,000원이 된 푸짐한 보리밥 먹으러 자갈치 시장 간다
▲ 2,500원에서 3,000원이 된 푸짐한 보리밥 먹으러 자갈치 시장 간다
ⓒ 김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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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는 지인들은 대부분 부산에 관광오는 이유가 "자갈치 시장에서 싱싱한 생선회 맛을 먹기 위해야..."이다. 그러나 정작 자갈치 시장에 와서 지느러미가 꼼지락 거리는 생선회를 처음 먹어보는, 바다를 구경하지 못하고 살아온 산골 사람인 경우는 그 아까운 생선회에 젓가락을 대지도 못하고 나오는 경우가 왕왕이다. 이럴 때 내가 어김없이 데리고 가는 곳은 자갈치 시장 골목의 보리밥집이다.

부산에 내가 산 지는 30년이 훨씬 넘은 것이다. 그때부터 난 이 자갈치 시장 보리밥집을 즐겨 찾았으니, 이 자갈치 시장 보리밥집은 그보다 오래 됐을 것이다. 사실 난 취재를 하고 싶었으나, 보리밥집에 식사를 하고 있는 뱃사람들이 사진 찍는 모습을 싫어해서 취재를 포기했다.

아직도 드셔 보시지 않았다구요?
▲ 자갈치 시장 보리밥 아직도 드셔 보시지 않았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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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만 해도 2, 500원 했던 보리밥이 이제 오백원씩이나 올랐다. 서너명이 먹어도 생선횟감에 비해 엄청 싸고 푸짐한 보리밥 먹는 즐거움도 자갈치 시장에 오는 이유라면, 생선회 좋아하는 사람들은 웃겠지만, 부산에 놀러와서 싸고 푸짐한 먹거리를 찾는 사람에게 자갈치 시장 보리밥을 권해 보고 싶다. 옛날 생각도 나고, 또 넓은 바다에 맴도는 갈매기 울음 소리와 구수한 자갈치 아지매 사투리와 함께 좋은 여행의 추억거리가 될 것이다.  

순 보리문둥이 경상도 사람은 사실 비릿한 생선회보다 구수한 된장찌개에 비빈 보리밥이 좋다. 배가 불러 자갈치 시장, 남항, 영도다리, 용두산 공원, 남포동 국제영화제 거리, 광복동, 사십계단까지 걸어도 걸어도 허기가 지지 않는다.

아무리 좋은 구경도 식후경이라 하지 않았는가?

바다 마당처럼 삶의 냄새가 난다.
▲ 자갈치 바다는 바다 마당처럼 삶의 냄새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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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태어나다 ?
▲ 자갈치 시장 새롭게 태어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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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바다 공원
▲ 자갈치 시장 바다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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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자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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