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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모바일의 대표이신 타우께서 다녀가셨습니다. 저와 잠시의 수다를 즐기기 위해 대체적으로 모티프원에서 제일 한가한 시간일 것으로 여긴 일요일 저녁을 틈탄 방문이었습니다.

 

타우가 헤이리 인근의 프로방스베이커리에서 밀가루와 찹쌀 그리고 녹차가루가 들어간, 대한민국 제과기능장이 만든 유기농 빵을 한 참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린 다음 사오셨습니다. 저는 지리산의 전문희 선생님이 주신 지리산의 백가지 새순을 섞어 구증구포(九蒸九曝)로 덖어 만든 백초차를 달였습니다. 쫄깃한 빵과 새봄의 향기를 머금은 차와 더불어 이런저런 수다를 즐기는 일요일 저녁의 짧은 황홀이었습니다.

 

 

타우가 말했습니다.

 

"저는 아프리카를 수십 번 다녀오고 어떤 경우는 3개월 이상을 체류하기도 했지만 아프리카의 내면을 제대로 즐기질 못했습니다. 선생님은 단 한 번의 아프리카 방문에서 트럭으로 남부 아프리카를 구석구석을 만끽했습니다. 선생님의 아들 영대는 매주 모티프원의 가장 고급한 스위트블랙을 청소하느라 땀을 흘리지만 정작 본인은 스위트블랙에서 느긋한 휴식을 얻을 기회를 갖지는 못했습니다. 진정한 주인은 따로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낮, 진달래가 만발한 헤이리 갈대 광장에는 나들이 나오신 분들이 헤이리의 봄을 누렸습니다. 저의 처는 회사의 업무를 위해 서울로 나가야했습니다. 갈대광장의 절정을 이룬 진달래와 상쾌한 공기, 투명한 햇살을 즐길 기회를 갖지 못한 헤이리 주민은 저의 처뿐만 아닙니다. 결국 '내가 갖는 것'이 '내가 누리는 것'보다 더 중할 수는 없습니다.

 

 

사용가치와 교환가치를 모두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소유권이라 한다면 우리가 행복하기위해서 그 두 가지 권리를 동시에 취득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효용이 있는 물건을 사실상 지배하는 점유만으로도 그 가치를 누릴 수 있습니다.

 

더 중요한, 그렇지만 우리가 종종 간과하는 점은 어떤 것이라도 영원히 소유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유한한 생명을 사는 것이 뭇 생명의 숙명이기 때문이지요. 행복이 인생의 궁극적 목표라면 소유하기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할 필요는 없는 듯싶습니다.

 

덧붙이는 글 | 모티프원의 홈페이지(www.motif1.co.kr)에도 포스팅됩니다.


태그:#소유와점유, #헤이리, #진달래, #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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