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개나리 투쟁을 넘어 소나무 투쟁이 되고 있는 등록금 투쟁

 

1989년 등록금 자율화 조치 이후 본격화된 등록금 폭등. 그 이후 등록금 투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과거에 이러한 등록금 투쟁을 부르는 다른 말은 '개나리 투쟁'이었다. 개나리가 피는 3월에 반짝하는 투쟁이라는 의미였다. 하지만 2009년 오늘, 등록금 투쟁은 더 이상 '개나리 투쟁'이 아니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경제 상황과 88만원 세대라고 불려지는 20대의 어려운 처지는 등록금 투쟁을 '개나리 투쟁'이 아니라 사시사철 진행되는 '소나무 투쟁'으로 만들고 있다.

 

 

각 정당, 정부의 등록금 관련된 추경 예산안 비교

 

국회는 오늘(20일)부터 각 상임위별로 추경 예산안 심의를 시작하고, 오는 29일 본회의 때 추경 예산안을 처리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추경예산을 둘러싼 본격적인 여,야간의 대결이 시작되었다. 이러한 추경 예산안 중에서 특히 관심을 가질만한 것이 있다면 등록금 지원액이다. 국민적 관심사인 만큼 여,야 가릴 것 없이 모두 이번 추경 예산안에 등록금 지원액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의 추경예산안은 등록금 문제 해결에 있어서 턱없이 미흡해

 

현재 정부와 여당은 28조 9조원이라는 슈퍼 추경예산안을 내어놓은 상황이다. 하지만 그 중 등록금 지원액은 2,072억원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러한 현 정부와 여당의 추경예산안은 재정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한계도 있지만 더 큰 문제점은 적절한 해법이 담겨있지 않다는 데 있다.

 

현재의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계 부담에서 감당할 수 있는 연간 1000만원에 달하는 대학 등록금을 대폭 인하할 수 있는 것이 급선무다. 그리고 그와 함께 등록금 상한제, 차등책정제를 도입해서 등록금 문제를 제도적으로 완성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현재의 고액 등록금 문제가 야기시키는 휴학 증대, 신용유의자 증대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 등록금 후불제 △ 무이자 학자금 대출 실시 △ 장학금 확대해야 한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의 추경예산안은 학자금 대출 이자를 조금 깎고, 근로 장학금을 확대하는 것에 그치고 있다.

 

그렇다면 다른 정당의 안은 어떠할까?

 

위의 표에서 보는 것처럼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은 고금리 학자금 대출 이자를 대폭 하락해서 무이자를 실시하는 것을 기본 방향으로 잡고 있다. 학자금 대출 무이자 확대, 장학금 확충이라는 등록금넷이 제시했던 기준에 의거했을 때, 그나마 대학생들의 고통을 일부분 절감시킬 수 있는 예산 편성안이다.

 

그동안 등록금 문제 해결에 가장 적극적인 정당인만큼, 이번에도 가장 적극적인 안을 낸 정당은 바로  민주노동당이다. 민주노동당은 3조원의 확충으로 소득 연계형 장학금을 마련해서 실질적인 등록금 인하 효과를 만들어내겠다고 하고 있다.

 

등록금넷도 추경예산 편성과 관련해 정책 의견서 제출해

 

지난 3월부터 추경 예산안에 등록금 인하를 위한 지원액을 대폭 확대할 것을 요구해온 등록금넷 또한 이번 추경예산안에 맞춰 정책 의견서를 내고, 299명의 국회의원에게 정책 의견서를 메일로 발송했다.

 

현재 등록금넷이 주장하는 핵심적인 요구는 이번 추경 예산안에서 3-5조를 확충해서 장학금으로 직접 지원하는 방식을 통한 등록금을 인하시키는 것이다.

 

정부가 철학을 바꿀면 3-5조원에서 마련할 수 있어

 

이미 알려진 대로 5조면 반값 등록금이 가능하다. 현재 등록금 총액은 12조이고 그 중 장학금이 2조에 달하므로, 실질적인 등록금 총액은 10조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니면 가계 소득에 따라 차이를 두고 1분위부터 1분위부터 7분위까지 100%, 80%, 70%, 60%, 50%, 30%, 20% 등록금을 감면해주는 방식을 채택할 수도 있다.

 

 

민주노동당의 안처럼 3조원을 마련해서 가계 소득과 연동해서 장학금을 지원할 수도 있다. 민주노동당은 현재 사립대, 국립대 등록금에 학생수 대비 가중치를 두어서 평균 등록금을 계산하면 대학생 평균 등록금이 674만원이라고 한다. 여기에 소득분위별 근로자 가구 월 소득을 뺀 후, 나머지 금액은 국가 장학금으로 지원하는 방식을 채택할 때, 6조 4천 8백억이면 충분하고, 현재 3조 4천억원이 장학금으로 쓰이고 있으므로 3조면 등록금 인하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민주노동당은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등록금 인하를 실현하는 현재의 방식이 장학금으로 나타나는 이유는 현 교육 정책에서는 등록금에 대한 다른 직접 지원 방식 없기 때문이다. 형식은 장학금이지만 이러한 방식이 채택된다면 효과는 등록금 인하와 실질적으로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3-5조! 결코 적은 돈은 아니다. 하지만 사회적 논란이 많은 2012년까지 달하는 90조에 달하는 부자 감세, 2012년까지 14조 투자되는 대운하 의심 예산을 등록금 지원액으로 돌리면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 그리고 젊은 대학생들이 졸업도 하기 전에 신용유의자가 되고, 휴학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감안해보면 결코 많다고 만 할 수 없다.

 

최소한 고액 등록금이 파생시킨 대량 휴학 사태, 신용유의자를 문제는 해결해야

 

등록금넷은 당장 이것이 실현되지 않는다면 단기적으로는 학기 중에는 정부가 등록금을 대납해주고 졸업 후 일정 소득이 생겼을 때 되갚는 등록금 후불제, 학자금 대출 무이자 확대, 장학금 확대는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것만 도입되어도, 등록금이 파생시킨 대량의 휴학 사태, 1만명이 넘는 대학생 신용유의자 문제는 해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국회는 국민들의 요구를 반영해 책임성 있게 추경 예산을 심의, 처리해야.

 

지난 4월 10일 대학생들이 등록금 인하를 요구하며 집단 삭발을 했다. 대학생 대표자들의 대규모 삭발만으로도 충분히 언론의 주목을 받을만 했다. 그런데 이 날 각종 언론의 주된 보도는 대학생 대표자들의 대규모 삭발이 아니었다.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반값 등록금 이행을 요구하며 평화적으로 눈물의 삭발식을 하던 이들이 삭발식 도중 대거 연행되었다는 사실이다.

 

연행으로 대학생들의 의견을 묵살한 것으로 밖에 보여지지 않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그래서 이 날의 사건은 인터넷 공간을 통해서 적극적으로 알려졌고, 당시 언론 상에 가장 많이 노출되었던 찍혔던 홍익대 총학생회장 한아름씨는 하루에 미니홈피에 3만명이 들어올 정도로 유명인사가 되었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안타까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반가운 소식이다. 국민들이 등록금 문제에 대해 그만큼 관심을 가지고 있고, 정부의 태도를 똑똑히 지켜보고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국민들의 관심 속에서 진행되는 4월 국회이다. 이제 정부와 각 정당이 해야할 일은 분명하다. 더 이상 대학생들이 강의실이 아니라 거리로 나서야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길, 한참 멋부릴 여대생들이 눈물의 삭발을 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는 일이다. 그것은 고액의 등록금 문제가 해결될 때만 가능할 것이다.

 

등록금 지원액 대폭 확대를 통해서 등록금 문제 해결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는 4월 국회가 되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등록금넷은 등록금 대책 마련을 위한 시민 사회 단체 전국 네트워크입니다.
관련 자료는 등록금넷 카페에서(cafe.daum.net/downstop)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태그:#등록금, #등록금인하, #추경에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