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봄을 준비했던 풀꽃들, 아리따운 꽃잎을 드러낸 채 새파란 이파리를 시새워가며 하늘대고 있다. 봄볕 한줌을 그러쥐어본다. 따갑다. 그새 봄이 무르익었다. 풀꽃들은 그렇게 봄을 부시고 있는 것이다.
이즈음 학교에서 무시로 만나는 아이들 봄꽃마냥 정답다. 운동장을 팡팡 내닫는 아이들 벌써 가무잡잡하게 그을렸다. 시골 아이들은 봄볕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래서 잠시라도 쉬는 시간이 생기면 운동장이 먼저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창녕청소년문화의집에서 열고 있는 방과후 아카데미 논술교실을 통하여 학교 밖의 아이들을 만나고 있다. '한아름' 교실이다. 학교에서는 한 학급 아이들로 살가운 만남이라면 이곳에서는 창녕읍내 초등학교 아이들을 두루 만난다. 그만큼 또 다른 이야기들이 많다.
창녕청소년문화의집 방과후 아카데미 "희망나무 심기"
지난 토요일(4월 11일), 방과후 아카데미 아이들이 '희망나무 심기'라는 주제로 토요체험을 다녀왔다. 교실 수업을 떠나 자연과 친화 교감하면서 또 다른 심성을 조망해 보는 자리다. 목요일 논술수업을 하면서 아이들의 글을 만났다.
희망나무 심기 <제라늄>
재능반 김선교
토요체험으로 희망나무 심기를 했다.
꽃 이름은 제라늄. 우리 모둠은 호성이와 나, 록수 형이었다.
물 조리개는 내가 가져왔다.
밑에 돌을 넣고 약간의 흙을 넣은 다음 제라늄이 담긴 화분을 위로 들고 흙을 담은 뒤 충분히 물을 주었다.
왠지 나무를 더 심고 싶은 내 마음이 신기했다.
토요체험으로 나무심기가 자연을 위해 좋은 일을 하는 것 같다.
앞으로 이런 토요체험학습을 통해서 내 마음에 자연을 심어가는 체험학습이 되었으면 정말 좋겠다.
즐거웠던 토요체험, 정말 기분이 좋은 하루였다.
우리 것이 제일 예쁘다
재능반 윤혜빈
2009년 4월 11일 창녕청소년문화의집 방과후 아카데미에서 희망나무심기를 했다.
좀 늦었지만 식목일 행사 중의 하나였다.
나무심기를 하기 전에 자율학습을 하고 있다가 3층에서 성폭력 예방교실에 참가했다.
내용은 성폭력을 대처하는 방법이었다. 재미있는 그림으로 자세하게 배웠다.
그리고 기대하던 나무심기 하는 시간이 되었다. 나무 대신 꽃을 심는데 꽃 이름은 제라늄이다. 선생님께서 꽃이 예쁘게 핀다고 하셨다.
정성껏 심었다. 기분이 좋았다.
희망나무 심기는 다른 조도 열심히 하였지만 우리 조의 것이 제일 예뻤다.
정말 재미있었다.
희망나무 심기
재능반 이은지
토요체험활동으로 나무심기를 했다.
'제라늄'이라는 식물이었다.
먼저 화분에다 돌을 깔고 그 위에 제라늄을 올린 다음 흙을 덮고 물을 주고 또 흙을 깔고 물을 주었다.
흙 안에 콩 벌레가 있었다. 징그러웠다.
하지만 내가 심어 놓은 식물이 꽃을 피운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뿌듯했다.
앞으로 열심히 물을 주어 키울 것이다.
멋진 꽃이 피도록 잘 자라 주었으면 좋겠다.
이번 행사를 통해서 선교는 "왠지 나무를 더 심고 싶은 내 마음이 신기했다."고 얘기하고, 혜빈이는 "희망나무 심기는 다른 조도 열심히 하였지만 우리 조의 것이 제일 예뻤다."며 자신을 한껏 부추기고 있다. 그만큼 그를 통해서 얻게 되는 감흥이 크다. 어른들의 세상과는 달리 아직 열지 않은 판도라 상자를 갖고 있는 까닭이 아닐까.
아이들의 글은 살아있다. 있는 그대로, 본 그대로를 고스란히 담아내기 때문이다. 조그만 나무 하나를 심는 일이지만 아이들에게는 소중한 경험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함초롬하게 피어나는 꽃잎을 만날 아이들의 들뜬 모습이 선연하게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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