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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이인규)가 노무현 전 대통령 측의 서면 진술서를 받는 대로 하루 안에 검토를 끝내고 소환 일정을 잡겠다고 24일 밝혔다.

 

앞서 검찰이 노 전 대통령 측에 오는 25일까지 답변서를 제출할 것을 요청했고, 노 전 대통령 측이 이날 소환조사가 빨리 이뤄지길 바라는 뜻을 언론을 통해 밝힌 바 있어 검찰의 노 전 대통령 소환이 재보궐 선거가 끝나는 30일께 이뤄질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날 이와 관련해 "노 전 대통령 측에서 언론을 통해 신속한 조사를 요청한 것으로 보여지는데 25일 답변서가 도착하면 26일까지 검토한 후 소환일정을 잡아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홍 기획관은 이어, "노 전 대통령 측이 만약 재보궐 선거 당일(29일)을 소환 날짜로 정해달라고 부탁할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어쩔 수 없다"며 정치 일정을 고려하지 않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검찰은 일단 노 전 대통령 측이 답변서 작성을 완료하면 수사관이 직접 그를 받아오는 방법을 취할 계획이다.

 

"불구속 수사? 법과 원칙에 따라 결정할 것"

 

그는 정치권과 일부 언론 등이 제기하고 있는 노 전 대통령 구속 수사 여부에 대해서도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다. 

 

홍 기획관은 "정치권이나 언론에서 노 전 대통령 신병 처리와 관련해 불구속 수사 등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 수사팀이 정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신병 처리는 서면조사와 소환조사 이후 전적으로 검찰에서 결정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불구속 수사 혹은 구속 수사가) 어떤 정치권의 희망인지, 어떤 언론의 희망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껏 검찰은 정치적 고려를 전혀 하지 않고 있다"며 "법과 원칙에 맞춰 조사 결과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검찰은 이날도 정상문 전 청와대 비서관을 서울구치소에서 다시 불러 조사하는 등 노 전 대통령 소환에 대비한 막바지 보강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정 전 비서관은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씨가 박 회장에게서 받은 100만 달러와 3억 원, 조카사위 연철호씨가 받은 500만 달러 등 노 전 대통령 주변의 돈 거래에 '전달자' 혹은 '알선자'로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고, 대통령의 '특수활동비' 12억 5천만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홍 기획관은 이와 관련해 "정 전 비서관의 진술에 변화는 없다"며 "노 전 대통령 소환 전까지 정 전 비서관을 계속 불러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명품시계'로 데인 검찰 "언론 플레이 제일 듣기 싫은 말"

 

노무현 전 대통령 소환을 앞둔 검찰은 24일 현재 봉하마을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여러모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언론보도와 관련된 내용에는 더욱 민감하다. 앞서 검찰은 '명품시계 보도'로 노 전 대통령 측으로부터 "노 전 대통령을 망신주기 위해 사건의 본질과 관계없는 정보를 흘렸다"는 맹비난을 받았다. 검찰은 이에 대해 "노 전 대통령 측의 반응을 이해한다"며 "'빨대'(내부정보원을 뜻하는 은어)를 색출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 24일 오전 박정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첫 공판에서 노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가 직접 청와대를 찾아가 국세청장 인사청탁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노 전 대통령의 또 다른 '망신살'로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건평씨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박 회장의 사돈인 김정복 전 중부지방국세청장과 관련) 직접 청와대를 찾아가 부탁했는데 노 전 대통령이 거절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지난 번 시계 보도와 같이 수사팀에서 흘러나간 것인지 알고 깜짝 놀랐다"며 "다행히 법정에서 재판장이 상세하게 (증인요청에 대해) 묻는 과정에서 나간 것인데 우리는 비중있게 보고 있지 않다"고 간단하게 설명했다.

 

홍 기획관은 또 "브리핑 내용과 법리적 처벌 요건, 보도 내용이 바라보는 것이 서로 다르다"며 더 이상의 논란에 대해 미리 선을 그었다. 

 

그는 "건평씨가 청와대에 직접 방문했는지", "노 전 대통령이 이에 대해 어떻게 반응했는지" 등의 질문에도 자세히 답하지 않았다.

 

다만 홍 기획관은 "노 전 대통령 소환을 앞두고 검찰의 브리핑을 통해 이게 어떻다고 하는 게 언론 플레이를 하는 것 같다"며 "검찰은 이를 직접적인 범죄혐의가 아닌 포괄적 뇌물죄와 관련해 조사한 것이고 조서에도 '실패한 로비'에 방점이 찍혀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모든 검사들이 듣기 싫어하는 말이 '정치 검찰', '언론 플레이' 이런 것이다"며 "노 전 대통령을 흠집 내는 내용은 아니지만 부각되는 것도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노무현#박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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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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