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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인에서 올해의 차로 선정된 'i30'
 스페인에서 올해의 차로 선정된 'i30'
ⓒ 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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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처음으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24일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정갑득 금속노조 위원장, 윤해모 현대차 지부장, 강호돈 울산공장장 등 노사 교섭 대표 50여 명이 임단협 상견례를 가졌다.

이날 노사 양측은 올해 임단협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마무리하자는 데 뜻을 같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세계적인 경제 위기에 따른 자동차 산업의 어려움을 공감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상견례 전날이었던 23일 현대차 기업 설명회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현대차 기업설명회, 1분기 판매대수 28.6% 감소

2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현대차는 1분기 판매대수가 31만6366대라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28.6% 감소한 것으로, 내수 또한 같은 기간에 비해 18.3%로 줄어든 12만9252대가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역시 34.3% 감소한 18만7114대가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매출액 또한 줄어들어 6조320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6.4% 하락한 것이다. 당기 순이익도 2250억 원으로 같은 기간에 비해 42.7% 줄어들었다. 전 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와 경기 침체 여파가 현대차에도 나타난 셈이다.

이날 현대차는 보도자료를 통해 "금융위기로 촉발된 전 세계 경기침체로 인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지역에서 판매가 감소, 경영실적이 하락했다"면서 "이러한 불안정한 여건에서도 현대차는 기존 시장에서의 시장점유율 확대는 물론 신흥시장의 추가개척 등 판매·생산 활성화를 위한 전사적 역량을 강도 높게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2분기에는 공장 가동률을 85%로 끌어올리고, 중소형차 수익 개선과 신차 출시를 통한 고수익 경영 체제를 안착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북미 시장 점율율을 연평균 5% 이상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 상승, 유럽에서는 'i시리즈' 각광

물론 몇 가지 '청신호'도 나타났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1/4분기 4%에서 0.7% 포인트 늘어난 4.7%로 사상 최고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또한 북미시장 점유율 또한 4.3%로 전년 동기에 비해 1.6% 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같은 결과는 고객·시장 맞춤 제품 개발과 품질 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 결과라는 것이 현대차의 자체적인 평가다. 시장 선점이 중요한 소형차 시장에서 이미 경쟁력을 갖고 있는 만큼, 소형차 모델 다양화와 성능 향상을 통해 오히려 도약의 기회로 삼겠다는 것이다.

실제 올해 현대차는 몇 가지 주목할 만한 결과를 내놨다. 우선 유럽에서의 'i시리즈' 선전을 예로 들 수 있다. 현대차는 'i시리즈'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 달 독일에서 8010대를 판매함으로써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50.1%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탈리아에서도 지난해 3월 1708대에 비해, 올해는 같은 기간 2768대로 판매량이 크게 늘어났다. 프랑스에서는 'i10'의 경우, 3월 한 달 동안 728대를 판매하여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판매율이 460% 큰 폭으로 상승했다. 유럽 현지 고객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 결과라는 것이 현대차의 분석이다.

 지난 3월 열린 신형 에쿠스 발표회
 지난 3월 열린 신형 에쿠스 발표회
ⓒ 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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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미국·캐나다·중국 등에서 호평

'제네시스'도 최근 자동차 시장에서 주목받는 차다. 미국 시장에서 '최우수 추천차'로 선정됐으며, 캐나다에서는 '올해의 차'로 뽑혔다. 또 제네시스 쿠페는 중국의 유명 자동차 전문지인 <카 앤 드라이버>(CAR & DRIVER)를 통해 '2009 가장 아름다운 자동차'로 최근 선정되기도 했다.

기술적으로도 의미 있는 실적이 나왔다. 현대차가 독자 개발한 '타우 엔진'이 국내에서는 최초로 자동차 전문조사 기관인 '워즈오토(Wardsauto)'가 선정한 '세계 10대 최고 엔진'에 뽑혔다. 이로써 최근 타우 엔진을 장착하고 새로 등장한 에쿠스는 모든 부품이 국내 기술로 개발된 차량이 됐다.

또 친환경차 '판매'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림에 따라, '하이브리드카' 생산 및 판매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가 국내에 출시되며, 현대차의 하이브리드 기술은 2010년에는 가솔린 중형차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각 시장 별 여건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전개해 나가는 동시에 전략 차종을 적기에 공급할 계획"이라며 "'그린카' 프로젝트의 첫 시발점인 아반떼 하이브리드 출시를 시작으로 하반기에는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를 통해 판매확대를 견인하는 한편 '현대 어슈어런스'와 같은 마케팅 차별화 전략으로 브랜드 인지도 개선에도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선방론 "마켓슈어 늘어난 것", 신중론 "환율효과 크다"

이처럼 최근 현대차는 '매출 감소'라는 '악재'를 맞고 있지만, 동시에 글로벌 자동차 기업으로서 주목할 만한 성과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강철구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이사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라 상대적으로 미국 시장에서도 전체 수요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서도 마켓슈어가 늘어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강 이사는 "어려운 경제 여건으로 차량 운영비 절감이 자동차 구매에 많이 영향을 끼치는 추세"라면서 "현대자동차 생산 차량 연비가 미국이나 유럽보다 연비가 좋다는 것은 환경부 자료를 통해서도 입증된 바 있다. 우리 중소형 자동차가 갖고 있는 경쟁력이 입증된 것"이라고 호평했다.

더불어 '환율 효과가 크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산업팀장은 "갈수록 환율 효과가 꺼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비용 절감 및 구조조정에 보다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낸 바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학회 회장인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의 의견도 비슷했다. 김 교수는 "환율 효과와 정부의 각종 인센티브 정책이 효과를 나타낸 것"이라며 "경쟁력 향상을 위해 원가 절감이나 생산성 증대를 위해 더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차'로 선정된 제네시스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차'로 선정된 제네시스
ⓒ 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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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중요한 임단협, 향후 현대차 경쟁력 바로미터"

이와 관련 올해 임단협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의견도 대두됐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먼저 현대차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상승에 대해 "그동안 현대차가 시장 맞춤형 제품 개발이나 품질 향상에 노력한 결과가 시너지 효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김 교수는 "더불어 환율 효과가 플러스 알파가 된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며, 세계 자동차 시장이 다품종 소량 생산 체제로 나아가고 있는 만큼, 인력 순환이나 물량 재배치 등 생산라인의 유연함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기"라며 "이런 부분에 대한 경쟁력 개선이 현대차에 요구되는 것 또한 사실"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김 교수는 이어 "그래서 이번 임단협이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GM 대우와 쌍용차 문제 등이 앞으로 상당히 큰 파급 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인 만큼, 국내 자동차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임단협이다. 향후 현대차의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자동차#임단협#제네시스#타우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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