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 안면도에서 국제꽃박람회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일부 소방서에서 입장권을 의무적으로 구입하도록 해 논란을 빚고 있다.
경남지역 A소방서 소속 B씨는 최근 <오마이뉴스>에 제보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B씨는 "봄철인 지금 전국적으로 산불 발생이 빈번해 소방 공무원은 산불비상근무로 주말에도 쉬지 못하는데, 꽃박람회 입장권을 의무적으로 구입하도록 했고, 강제 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부산·경남에서 안면도까지 가려면 근무 중에 참석할 수 없고, 참석한다고 해도 시간과 교통비, 식비 등 경비가 많이 들고, 가지 않는 사람은 쓰레기통에 버려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몇몇 일선 소방서에는 "안면도 국제꽃박람회 관람권 구입"이란 제목의 자료가 함께 배포되었다. 꽃박람회 입장권은 단체할인으로 1매에 1만1000원에 구입하도록 했다.
이 자료에 의하면, 전국 시·도 소방본부에서 총 5만5500장을 구입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서울 5000장을 비롯해, 부산 2000장, 대구·인천·강원·전남 각 1500장, 광주·대전·경북·경남 각 1000장, 울산 500장, 충북 3000장, 충남 2만8000장, 전북 2000장씩이다.
경남도소방본부 "자치단체와 교류 차원 홍보, 강제 구입은 아니다"
경남도소방본부는 17개 소방서에서 평균 25~30장씩, 총 400장 가량의 입장권을 구입했다.
A소방서 소방행정과 관계자는 "입장권 구입 요청은 경남도소방본부에서 정식 공문으로 온 게 아니고, 내부 메신저로 왔다"면서 "의무적으로 사도록 한 게 아니라 자발적으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A소방서 소속 공무원들은 국제꽃박람회 입장권 50장을 구입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까지 다른 지역 축제와 관련한 홍보나 입장권을 구입해 달라는 요청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국제꽃박람회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경남도소방본부 소방행정과 관계자는 "소방서마다 의무적으로 입장권을 구입하도록 한 게 아니다"면서 "행사를 주최하는 충남도청 소속 공무원 2명이 오래 전에 와서 협조 요청을 했고, 경남에서도 축제를 할 경우 다른 자치단체에 입장권 구입 등의 협조 요청을 하고 있어 교류 차원에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소방방재청 소방행정과 관계자는 "소방서 공무원들이 꽃박람회 입장권을 구입하도록 한 사실은 처음 듣고, 소방방재청과 관련이 없다"면서 "각 시도별로 입장권 구입 매수를 정리해 놓은 자료(안면도 국제꽃박람회 관람권 구입)는 충남 쪽에서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자치단체별로 교류 차원에서 축제를 홍보하고 상호 협조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 같다"면서 "28일 전국 각 시도소방본부에 공문을 보내 꽃박람회 입장권 구입에 대해 강제적으로 하지 않도록 하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충남도소방본부 관계자는 "태안에 기름 유출사고가 난 뒤 주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전체 공무원들이 나서서 뛰어 보자는 차원에서 다른 자치단체에 협조를 요청했다"면서 "홍보 차원에 다른 자치단체를 방문했던 것이지, 강제적으로 입장권을 구입하도록 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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