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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봄날씨 아니랄까봐 하루에도 몇 번씩 변덕을 부리는 봄날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제 오후에는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며 소낙비가 내리더니만 언제 비가 왔느냐는듯 해가 쨍쨍합니다. 그렇게 요 며칠동안 변덕스러운 날씨 덕분에 촉촉하게 땅이 젖은 덕분에 가뭄에 목말라하던 초목들은 신이 났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올라오는 초록생명들, 그들이 제 몸에 빨아들였던 물을 내어놓으며 풀잎끝에 작은 이슬방울을 달고 아침을 맞이합니다.
 

 
작은 풀들마다 동글동글 물방울 보석을 달고 빛나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상쾌한 아침입니다. 너무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은 이슬방울, 욕심을 부려 자신을 키우고자하면 떨어져버릴 수밖에 없는 이슬방울을 바라보면서 자연의 섭리를 보고, 그것을 통해 내 삶을 돌아봅니다.
 
많은 이들이 비인간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비인간적인 삶을 살아가면서 자유를 꿈꾸지만 쉽게 벗어나질 못합니다. 그 이유는 필요한 만큼의 소유를 넘어서 남들과 비교해서 더 소유하려는 욕심때문일 것입니다.
 

 

 

이 시대에 '소박한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큰 용기를 필요로 합니다. 소박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이 소박한 삶을 자연스럽게 살아가기까지 그들은 참으로 많은 과정들이 필요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런 과정보다는 현상에 보이는 것만 보고 낭만적인 꿈을 꿉니다. 낭만이 필요없는 것은 아닐 것이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낭만은 자신의 삶을 책임적으로 살아가야 할 사람에게는 독과 같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저 작은 이슬방울이 하나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은 신비 그 자체입니다. 촉촉한 땅에서 흠뻑 물을 먹은 식물들은 필요없는 물을 배출하게 됩니다. '일액현상'이라고 하는데 제 몸에 필요한 만큼만 남겨두고 모두 밖으로 내어놓습니다. 그것이 반복되면서 우리 눈에 보이는 이슬방울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그 반복되는 과정에서 바람이 불지 말아야하고, 습기도 적당해야하고, 햇살도 너무 강하면 안됩니다. 이런저런 과정들이 다 갖춰졌을 때에 이파리 끝에 조롱조롱 매달린 이슬방울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들은 몸을 통과하면서 여과된 것이어서 빗방울이나 하늘에서 내린 이슬방울과 비교하면 훨씬 더 맑습니다. 사람과 비교하면 '배설'과 같은 과정으로 볼 수 있는 것인데, 자연은 그 배설조차도 쓰레기인 것이 없는 셈이지요.

 

물론, 우리 사람들도 자연과 더불어 살아갈 때에는 우리 몸에서 나오는 모든 것들이 다 거름이 될 수 있었지요. 그러나 인간이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쓰레기를 만드는 동물이 되기로 작정한 후부터 자연의 배설과 인간의 배설은 극과 극을 달리게 된 것입니다.

 

 

사람들은 뭔가에 빠지면 그것과 관련된 것만 보게 됩니다. 어떤 특정한 상황에 몰입하면 객관성을 상실하게 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그래서 인간사회에서는 정반대의 이야기들을 서로 확신을 가지고 하게 되는가 봅니다.

 

자기를 합리화하는 장치, 상대방을 제압하는 장치를 얼마나 견고하고 치밀하게 갖추고 살아가는냐는 경쟁사회에서 상당히 중요할 것입니다. 경쟁사회의 구도 속에서 사람들은 객관성을 상실하고 살아가지만 자신이 가장 객관적이라고 착각하면서 살아갑니다. 자기 안에 오르지 자신만 있습니다. 남이 들어갈 자리가 없습니다.

 

 

제 몸에 있는 것을 내어놓은 것이 이슬방울이라는 보석이 되어 아침햇살에 빛나고, 그가 있어 또 자신이 아름다워지는 것이 자연입니다.

 

우리 주변에도 이런 사람들은 있습니다. 자신의 것을 나눔으로 인해 많은 이들이 희망을 보게 되고, 그로인해 아름다운 사람이 있습니다. 많지 않아도 그들이 있어 세상은 살맛이 나는 것입니다. 희망이 천지에 가득해서 희망이 아니라, 아주 작아도 희망인 것처럼 말이죠.

 

비우며 살아가기에 아름다운 자연, 우리 역시도 자연이기에 비우는 삶을 살아가야 아름답다 할 것입니다. 내어놓음, 비움 그것은 나눔의 다른 말이겠지요.


태그:#이슬사진, #이슬, #자연,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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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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