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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중구에 거주하는 조모씨(48)는 최근 생활정보지 구직란에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대리운전 기사 모집을 보고 방문했으나 황당한 일을 겪어야 했다. 지난 14일 서구 만년동 만년오피스텔에 위치한 대리운전 회사 'VIP 드라이브'를 방문한 조씨에게 이 회사에서는 보증금조로 46만원을 미리 납부해야 일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이 회사 측에서 요구한 돈은 무전기 설치비와 과태료 각각 10만원, 보험료 6만원, 콜 선비 20만원 총 46만원이었으나 연락처조차 알려주지 않았다. 조씨는 5일 뒤 회사 측으로부터 서류가 통과됐으니 보증금을 계좌로 납부하고 교육을 받으라는 통지를 받았지만 이를 수상히 여기고 취재 기자에게 제보를 해온 것.

부산에 본사가 있고 대전에 지점을 차렸다는 'VIP 드라이브' 측에 전화 통화를 시도했으나 부재 중이었고, 당시 조씨와 상담을 했다는 상담원 A씨와 어렵게 전화 통화한 결과 사기였다는 것이 밝혀졌다. 28일 상담원 A씨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 25일 회사가 감쪽같이 사라졌다"며 자신 역시 "월급조차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상담원 A씨 역시 이달 초 상담원 모집 광고를 보고 채용이 돼 일을 시작했고, 3주정도 일했지만 월급은커녕 식비조차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군다나 구직자들에게 부산에 본사가 있고 홈페이지까지 있다고 주장했지만 이마저도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다.

홈페이지에 기재된 번호로 전화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고, 상담원 A씨는 부산에 본사가 있다는 것 역시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상담원 A씨에게 피해자가 어느 정도 되는지 질의했으나 "피해자가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밝히기 어렵다"며 전화를 서둘러 끊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조씨는 "요즘같이 어려운 시기에 이런 사기는 정말로 서민을 울리는 것"이라며 "사법 당국의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전둔산경찰서는 28일 대리운전기사 취업 알선 사기혐의로 'VIP대리운전'에 대해 수사중이며, 지난 25일 이 회사에 근무한 상담원 A씨의 신고로 수사를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생활정보지를 보고 찾아온 피해자가 30명 정도인 것으로 파악됐으며, 계좌 조회 결과 피해 금액은 1500만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구직자들을 상담한 장소로 확인된 대전 서구 만년동 모 오피스텔을 찾아가 현장을 확인한 결과 사무기기 등이 고스란히 놓여 있었으며, 수십장의 신청 서류를 발견할 수 있었다.

피해자들은 보증금 46만원을 상담원 A씨의 개인 계좌로 입금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임대계약은 1개월인 것으로 확인돼 사전에 치밀한 계획이 이뤄졌던 것으로 밝혀졌다. 오피스텔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임대계약은 1개월이고 상담원 두명과 두명의 남성들이 수시로 방문했었다"며 "이 회사의 지사장이라는 사람이 부산을 자주 내려가는 것 같았다"고 밝혔다.

즉, 부산에 본사가 있었다는 피해자들의 주장을 종합해 볼 때 취업알선 사기가 부산과 대전에서 동시에 이뤄졌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부산지방경찰청에 확인한 결과 아직까지 피해 신고는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으며, 경찰 관계자는 "수사에 참고 하겠다"고 답변했다.

대전둔산경찰서 관계자는 "이곳에서 일했던 상담원과 지사장이라는 사람과의 전화통화를 단서로 전화번호를 추적해 신원을 파악할 계획"이라며 "피해자들의 진술 확보 역시 병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