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기획재정부 박아무개 사무관이 29일 오전 민주당 의총에 참석해 적은 메모.<엄지뉴스 #5505 전송 사진>
 기획재정부 박아무개 사무관이 29일 오전 민주당 의총에 참석해 적은 메모.<엄지뉴스 #5505 전송 사진>
ⓒ 김지은

관련사진보기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민주당의 비공개 의원총회에 들어왔다가 들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추경안,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안 등 임시국회 현안에 대한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해당 사무관은 "회의가 비공개인 줄 몰랐다. 실수다"라고 해명했지만, 민주당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안 등 기재부와 관련된 야당의 대응 전략을 염탐하려고 온 것"이라고 성토했다. 28일 뒤늦게 드러난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천정배 의원에 대한 '막말' 파동에 이은 행정부의 국회 무시라는 게 민주당의 시각이다.

김종률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 기획재정담당관실의 박아무개 사무관은 29일 오전 9시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의 의총장에 들어왔다. 의총이 비공개로 전환됐는데도 박 사무관은 나가지 않고 회의 내용을 메모하다가 낯선 얼굴을 이상하게 여긴 민주당 당직자에게 들켰다.

민주당이 박 사무관에게서 받아낸 메모를 보면, 그는 A4용지를 4등분해 의총 주요 발언을 적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막말에 대한 정세균 대표의 비판, 기획재정위와 관련한 원혜영 원내대표의 발언뿐 아니라 비공개 토의 때 있었던 발언도 있었다. 본회의 처리 예상 안건, 추경안 등에 대한 보고였다.

민주당, "양도세 관련 야당 전략 염탐하러 온 것" 성토

박 사무관은 민주당 측에 "개인자격으로 왔다"고 해명했지만, 민주당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안 등에 대한 민주당의 전략을 캐내기 위해 기재부 차원에서 염탐하러 온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은 정부가 낸 다주택자 양도세 폐지안은 물론 기재위 조세소위를 통과한 개정안(비투기지역만 중과 폐지)도 반대하는 입장이다.

이미경 의원은 "정부가 야당의 비공개 의총에 공무원을 마치 '프락치'처럼 들여보내 내용을 적게 했다"며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정부의 국회 경시 태도가 도를 넘었다"고 비판했다.

김종률 의원도 "다주택자 양도세와 관련한 전략을 숙의하는 자리에 해당 부처의 사무관이 온 것을 어떻게 봐야 하느냐"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개인자격으로 왔다'는 박 사무관의 해명에 대해서도 "기획조정실은 대국회 업무를 총괄하는 부서"라며 "기조실의 사무관이 개인자격으로 야당 의총에 올 일이 뭐가 있느냐"고 반박했다.

기재위원인 김 의원은 아예 기재위 전체회의 전 회의장에 와 있던 윤증현 기재부 장관에게 쫓아가 따지기도 했다. 김 의원은 "우리 당 비공개 의총에 기재부 사무관이 들어와서 메모를 하다가 들켰다. 개인자격으로 왔다고 해명했다는데 말이 되느냐"며 "보고 받으셨냐"고 추궁했다. "이게 당시 사무관이 적은 메모"라며 쪽지도 들이밀었다.

윤 장관은 놀란 표정을 지으며 "제가 (사정을) 알아보겠다. 제가 단단히…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주위의 기재부 간부들에게도 "왜 그런 오해 살 짓을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파장이 커지자, 당사자인 박 사무관도 회의장으로 달려와 장관과 김 의원에게 해명했다. 박 사무관은 "비공개로 전환되고 (의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나가라는 사실을 몰랐다. 실수를 인정했고 적었던 메모도 (민주당에) 드렸다"며 곤혹스러워했다. 이어 "공개 의총인줄 알고 안건만 들으러 갔을 뿐이다. 전적으로 제 실수다"라고 덧붙였다. 박 사무관은 '전에도 의총에 들어간 적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엔 "없다"고 답했다.

윤 장관 "염탐하려던 것 아니다... 이런 일 없도록 주의하겠다"

윤 장관은 기재위 회의에서도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오해 살 수 있었던 이런 행태가 있어서 대단히 유감을 표한다"며 "본인 해명에 의하면 국회가 막바지에 와있고 안건에 대해 의총한다니 공개된다고 들어서 간 것 같다. 중간에 비공개로 전환된 걸 못 들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또 "이유를 막론하고 염탐하거나 하는 고의가 있었던 건 아니다. 앞으로 이런 일이 있지 않도록 엄중 주의 하겠다"고 유감을 나타냈다.


태그:#기획재정부, #다주택자 양도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