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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일 근로자의 날을 시작으로 닷새간의 황금연휴로 테이프를 끊는 5월 가정의 달이 코앞이다. 극심한 경제악화로 부모들의 빈곤한 주머니사정은 아랑곳없이 아이들은 벌써부터 놀이동산이니, 박물관이니 나들이 갈 상상에 고사리 손가락을 꼽으며 애를 태운다. 아이들의 그런 들뜬 모습에 부모들은 또 애가 타고…. 그렇다고 아이들과 함께 몇날 며칠 TV와 눈 맞춤하며 구들장 신세를 지자니 부모 체면이 말이 아니다. 

'제2회 김포아시아인형극페스티벌' 포스터
 '제2회 김포아시아인형극페스티벌' 포스터
ⓒ 김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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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속 타는 부모들에게 굳이 주머니 사정 고려하지 않고도 오래 오래 아이들 기억 속에 의미 있게 간직될, 더불어 온 가족이 봄 날 하루를 뜻 깊게 보낼 수 있는 축제가 있다면? '제2회 김포아시아인형극페스티벌'이 바로 그것이다.

어린이 전문 뮤지컬 극단인 '극단 어린왕자'가 펼치는 이번 '제2회 김포아시아인형극페스티벌'은 우리나라 인형극단은 물론 중국, 미국, 일본의 유명 인형극단이 참가, 각 국 인형극의 진수를 보여줄 예정이며 특히 중국 팀을 제외(관람료 3000원)한 모든 인형극 팀의 공연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어 아이들에게는 물론, 부모들에게도 뜻 깊은 가족선물이 될 듯하다.

인형극이라 함은 조형적 물체(人形)를 조작하면서 그 운동으로 연기표현을 하는 연극으로 넓은 뜻으로는 살아 있는 배우를 기용하지 않는 형태의 그림자극·장난감극·자동인형을 조작하는 기술적인 극 등을 모두 포함하지만 좁은 뜻으로는 조작하는 인형의 형태에 따라 사인형극(絲人形劇)·지인형극(指人形劇)·그림자인형극 등 3종으로 구분한다.

끄나풀로 조작하는 사인형극은 끄나풀로 조작하는 인형극으로 고려와 중국·인도에서 성행하였으며 한국의 대표적 인형극인 꼭두각시놀음이 여기에 포함된다.

지인형극은 손가락을 인형의 목에 넣고 막 위로 나타내어 조작하는 인형극이며 중국과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발달하였는데, 특히 베트남에서는 인형을 물 위에 띄워서 원격조종하는 수상인형극이 발달하였다. 그림자인형극은 중국에서 일찍 발달하여 17세기 이후에는 유럽으로도 건너간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인도네시아 자바섬의 '와양 클리틱'이 유명하다.

이와 같이 여러 가지 형태로 조종이 가능한 인형들은 고대 이집트에도 존재하였으며, 중근동과 아시아의 여러 민족에게 전해졌다. 또한 고대 그리스 시대의 인형극에 관한 기록도 전해져 내려오고 있으며 로마시대에도 성행되었을 만큼 인형극의 유래는 깊다.

'극단 어린왕자' 박인수대표
 '극단 어린왕자' 박인수대표
ⓒ 김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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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인형극 공연의 중요성에 대해 '극단 어린왕자' 박인수대표는 특히 교육적 효과를 강조한다.

"인형만큼 아이들과 친숙한 장난감이 없을 겁니다. 그런 인형들이 무대에 나와 몸을 움직이고 스스로를 표현하는 것을 볼 때 아이들은 그저 신기할 수밖에 없겠지요. 그런 신기함은 곧 집중력으로 연결되고 자기 표현력을 기르게 하는 한편 상상력과 창의력 개발은 물론 미적 감각을 발달시키는 아주 중요한 교육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특히나 인형극에는 교훈적인 요소가 많이 내포되어있기 때문에 직접적 교육효과의 기대치도 크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작년 '제1회 김포 아시아인형극페스티벌'은 아이들에 대한 교육적 기대치를 훨씬 웃도는 성과 즉, 세대를 아우르는 공연으로 시민들에게 많은 박수를 받아 화제를 낳았다. 세대를 아우른다 함은 김포시민회관, 김포시민회관 다목적홀, 사우청소년 문화의집 특설무대, 통진두레센터 등 총 네 곳의 공연장이 매 공연마다 관람석을 가득 메운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기 때문이다. 아이들 손에 이끌려 공연장을 찾은 엄마 아빠는 물론이고, 할아버지 할머니들까지 공연에 빠져들게 해 인형극이라 아이들만 재미있어 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단박에 깨뜨린 것이다.

일본 3대 극단의 하나인 '부꾸 인형극단' 공연 모습
 일본 3대 극단의 하나인 '부꾸 인형극단' 공연 모습
ⓒ '부꾸 인형극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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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극단 어린왕자' 박인수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1회 페스티벌의 성과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사실 인형극이라 함은 아이들의 전유물이라는 생각을 많이들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매 공연 아이들과 부모들이 함께 박수치며 즐거워하고, 때로는 감동하고…. 처음 벌인 행사라 많이 미흡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의 전유물이라는 인형극의 고정관념을 깨고 더불어 인형극이 세대를 아우를 수 있다는 것에 인형극페스티벌을 만든 입장에서도 대단히 흐뭇했습니다. 해서 올 2회 페스티벌은 가정의 달에 발맞춰 온 가족이 온전히 하루를 즐길 수 있는 행사를 만들기 위해 나름 노력했습니다."

이에 올 2회 페스티벌에서는 청대(淸代) 초기에 그 뿌리를 둔, 3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중국 '사천 대목우 극단'에, 일본 3대 극단의 하나인 부꾸인형극단과 다부다부극단, 미국의 그레고뮤지컬퍼펫, 그리고 극단 어린왕자, 김포뮤지컬컴퍼니, 해오름극단, 개구쟁이인형극단, 파브르인형극단 등 국내 유명 극단들이 합세, 인형극의 진수를 보여줄 예정이다.

중국 '사천 대목우 극단'의 '분연' 공연 모습
 중국 '사천 대목우 극단'의 '분연' 공연 모습
ⓒ 김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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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천 대목우 극단은 세계 어느 곳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만한 중국의 독특한 문화유산이며 민속 연희로부터 유래한 대목우는 청대(淸代) 초기에 그 뿌리를 두어 벌써 3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사천 대목우는 막대기와 줄로 조종되는 인형 중에서도 대단히 우수한 편에 속한다. 오랜 세월에 걸쳐 인형과 인형 조종자의 동작이 완벽하게 일치하도록 연습해 온 결과 관객들로 하여금 어느 것이 인형이고 어느 것이 사람인지 구별할 수 없을 경지에까지 이르렀다.

인형의 크기는 사람과 거의 동일하지만 다양하고 세밀하며 아기자기한 표정은 감탄과 함께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 또한 담배 피우기, 술 마시기, 옷 갈아입기, 소매 흔들기, 불 켜기, 촛불 끄기, 악기 연주, 칼 휘두르기 등과 같은 정교한 동작들도 예사로 할 수 있다. 관객들은 생전 듣지도 보지도 못한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인형극의 생명은 사람 또는 동물의 동작을 얼마나 실제와 가깝게 재현해낼 수 있는가에 있다. 이번에 초청되는 사천대목우극단은 300년이라는 유구한 역사가 말해주듯 조상대대로 전해지는 훈련 방법을 통해 눈썹 하나, 손가락 하나 움직이는 작은 동작이라 하더라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 높은 집중력과 완성도를 보여준다.

이번 '제2회 김포아시아인형극페스티벌'에 선보일 공연들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것으로부터 전설, 전통 연희, 기타 일상적인 동작 등을 다양하게 포함하고 있으며 또 때로는 익살스럽고 때로는 마치 사람이 움직이는 듯한 세밀함에 소재 자체가 지극히 간단하기 때문에 중국어를 몰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그레고 뮤지컬 퍼펫'의 그레고씨
 '그레고 뮤지컬 퍼펫'의 그레고씨
ⓒ 그레고 뮤지컬 퍼펫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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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그레고 뮤지컬 퍼펫은 작년 1회 행사 때 남녀노소를 아우르는 공연으로 관람객들로부터 가장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 공연은 미국인 그레고가 펼치는 공연으로 스토리를 가진 공연이 아닌 미니콘서트 장르의 공연이다. 악기가 인형이 되고, 인형이 악기를 연주하고, 우산 실이 춤을 추고, 원숭이는 타악기를 연주하며, 세계에서 가장 작은 일인 밴드로 매력적인 자그마한 악기를 선보였던 이 공연은 어린이들은 귀여운 인형에 빠져들고 어른들은 그레고의 독특한 공연 기술에 빠져들어 공연이 끝난 후에도 아쉬움에 자리를 뜨지 못하게 했다.  

일본 '다부다부 인형극단'의 공연 모습
 일본 '다부다부 인형극단'의 공연 모습
ⓒ 일본 '다부다부 인형극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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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팀으로는 일본 3대 극단의 하나인 부꾸인형극단과 다부다부인형극단이 공연하게 되는데 특히 다부다부인형극단의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는 한국 페스티벌을 위해 전래 고전을 각색하여 만든 작품이다. 이 인형들은 춘천인형극제에 참여하여 거리 퍼레이드에 시가행진용으로 쓰이기도 했을 정도로 예쁘고 아기자기하게 만들어진 것이 특징이며 코믹한 요소들이 극의 흐름을 밝고 경쾌하게 진행시키는 한편 빠른 음악과 함께 다양한 세트 전환이 극을 한 층 더 돋보이게 한다.

'개구쟁이 인형극단'의 공연 모습
 '개구쟁이 인형극단'의 공연 모습
ⓒ '개구쟁이 인형극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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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 극단 어린왕자의 '이상한나라의 엘리스', 극단 파브르의 '마법의 손가락' 과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알' ,김포뮤지컬 컴퍼니의 '아기돼지 삼형제', 해오름인형극단의 '혹부리 소년과 도깨비 장단' 개구쟁이 인형극단 '청개구리'와 '빨간 아기토끼' 등이 참가한다.

이번 축제는 5월 2일 오후 6시 사우문화체육광장에서 개막식을 시작으로 김포시민회관실내체육관, 김포시민회관다목적홀, 사우청소년문화의집 특설무대, 통진두레문화센터 두레홀에서 5월3일~5일까지 사흘간 펼쳐진다.


태그:#김포아시아인형극페스티벌, #극단 어린왕자, #박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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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기자회원이 되고 싶은가? ..내 나이 마흔하고도 둘. 이젠 세상밖으로 나가고 싶어진다. 하루종일 뱅뱅거리는 나의 집밖의 세상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곱게 접어 감추어 두었던 나의 날개를 꺼집어 내어 나의 겨드랑이에 다시금 달아야겠다. 그리고 세상을 향해 훨훨 날아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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