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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30일 오후 4시 45분]

 

박희태 "더 열심히 당 끌고 가겠다"... 당 쇄신위 만들기로

 

한나라당 지도부가 안경률 사무총장을 비롯해 그 이하 일부 당직자를 경질하는 선에서 재보선 참패 후유증을 수습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당 쇄신위원회'를 만들어 당무 전반을 재점검하기로 했다.

 

'지도부 총 사퇴론'에 대해선 일단 홍준표 원내대표가 총대를 메고 방어에 나섰다. "화가 나더라도 좀 지도부가 밉더라도 한마음으로 박희태 대표 믿어달라"며 의원들을 거듭 다독이고 있다. 친이 일각에서도 "지금 지도부를 교체해도 뒤를 이을 대안이 마땅치 않다"며 난색을 표하는 상황이다.

 

홍 원내대표는 30일 오후 3시 30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완패에) 화나도 좀 참고 다시 결집하자"며 "당이 좀 쇄신을 해야할 일이 있을 것이다. (6월 임시국회에서) 한마음으로 당력 모아야 처리해야 할 미디어법 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홍 원내대표는 "과거 열린우리당이 8차례에 걸쳐 지도부를 바꿨다. 두세 달 만에 지도부를 교체해 자멸의 길로 갔다"면서 "좀 화가 나더라도 (임기가 끝나) 저는 곧 나가게 되니 한마음으로 박 대표를 믿어달라"고 의원들을 설득했다.

 

박희태 대표도 지금은 자신이 물러날 때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완패 성적표'에 가라앉은 박 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힘없이 단상으로 걸어 나와 "정말 면목 없다"며 몸을 낮췄지만, 사퇴론은 일축했다.

 

박 대표는 "그렇게 도와주고 자기 선거보다 더 열심히 선거를 뛰었는데 소기의 성과를 못거뒀다. 죄송하다"고 의원들에게 사과한 뒤, 재보선 참패로 물러나기보다는 남은 임기를 채우겠다는 뜻을 에둘러 내비쳤다.

 

박 대표는 "이번 선거를 전 국민이 내린 채찍으로 겸허히 수용한다"면서도 "경제 살리기에 더 신명을 바치고 더 국민이 불만 갖는 서정쇄신에 박차 가하라는 뜻으로 알고 열심히 (당을) 끌고 가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의원들에게도 "여러분이 잘 생각해주시고 어려움을 헤쳐가는 데 힘을 합치자"고 당부했다.

 

이날 오전 사의를 밝힌 안경률 사무총장에 대해선 경질하기로 마음 먹은 것 같다. 박 대표의 한 측근은 "대표가 안 사무총장의 사퇴 뜻을 받아들인 것으로 안다"며 "안 사무총장을 포함해 일부 당직자가 교체될 것 같다"고 전했다.

 

 

[1신 : 30일 오전 10시 25분]

 

한나라 '침통'... 박희태 "국민 채찍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재보선 참패 이튿날인 30일, 한나라당 아침 회의는 침통함이 흘렀다. 박희태 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패배를 인정했고, 홍준표 원내대표는 민주당에 담담한 축하의 뜻을 전했다. 공천심사위원장인 안경률 사무총장은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이번 재보선에서 울산·경주·부평 등을 오가며 지원유세를 폈던 정몽준 최고위원은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지도부가 모두 책임져야 한다는 의사를 내비쳤지만, 당 일각에선 지도부 교체에는 반대하는 여론이 있어 파문이 이어질지는 두고봐야 한다.

 

일단 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1시 30분에 열릴 의원총회에서 안 사무총장의 경질 여부 등 재보선 수습 방안에 대한 의원들의 의견을 듣기로 했다.

 

박희태 "앞으로 더욱 심기일전하겠다"... 홍준표 "민주당 지도부에 축하"

 

박희태 대표는 이날 오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재보선에서 패배를 했다. 국민이 내린 채찍으로 생각하고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재보선 완패를 인정했다. 또 "앞으로 더욱 심기일전해서 경제살리기에 신명을 바치고 서정쇄신에 더욱 노력함으로써 국민들에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갖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선전을 한 민주당 지도부에게 축하의 말씀 드린다. 사실 민주당으로서는 '노무현 게이트'와 당 내분 사태로 굉장히 어려웠을 텐데 그 어려움 딛고 선전했다"며 패자로서 예의를 갖췄다.

 

관심사는 이번 패배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다. 당장 이날 회의에서 정몽준 최고위원은 "당 지도부가 전부 사퇴하자고 하면 무책임하다는 얘기가 될 것이고 그렇다고 (현 지도부를 이을) 대안 없다고 하는 것은 더 심각한 얘기"라며 지도부 책임론을 거론함과 동시에 당 일각의 '대안부재론'을 반박했다.

 

정 최고위원은 "차분하지만 진지하게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실패의 원인을 찾고 국민 기대에 부응하는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의 안이한 태도도 거센 어조로 비판했다. 그는 "정당은 '정치적 결사체'인데 우리 당은 관료집단도 아니고 엉성한 친목단체 수준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며 "선거 초반 인천지역에 박희태 대표를 모시고 갔는데 길거리에 청중 한 명도 없었던 기억이 나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정몽준 '지도부 책임' 거론... 홍준표 "지도부가 패배에 연연해선 안돼" 반대

 

그러나 이같은 지도부 책임론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는 두고봐야할 것 같다. 당의 주류인 '친이' 일각에선 "지금 지도부를 교체하는 건 시의적절하지 않다. 뒤를 이을 대안도 마땅치 않다"며 손을 내젓고 있다.

 

이날 홍준표 원내대표도 혹시라도 일 지도부 사퇴론을 염려해 미리 차단막을 치고 나섰다. 홍 원내대표는 "과거 열린우리당은 정국에 무슨 잘못이 있거나 일만 발생하면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교체해 결국 몰락한 계기가 됐다"며 "한나라당 지도부는 이번 재보선 패배에 연연해선 안된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금년 10월 재보선도 있고 내년 지방선거도 있다"며 "더 큰 선거가 남아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민심을 겸허히 수용해 심기일전해서 국정 쇄신에 앞장서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부 당직자에게 공천의 책임을 물어 경질할 가능성은 있다. '안국포럼' 출신의 한 의원은 "이번 재보선을 지도부만의 책임이라고 보기도 어렵고 뒤를 이을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며 "일부 당직 개편은 가능할 수 있겠지만, 조기전대까지 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공천 주도한 안경률 사무총장 '사의' 표명

 

한편, 공천심사를 주도한 안경률 사무총장은 이날 회의에서 사의를 내비쳤다. 안 사무총장은 특히 경주 재선거와 관련해 지난 해 총선에서 한번 떨어진 정종복 후보를 무리하게 밀어붙였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안 사무총장은 "저는 이번 4·29 재보선을 통해 국민의 뜻이 무섭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며 "이번 재보선을 총괄 지휘한 사무총장으로서의 책임을 통감하며 책임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투표결과에 실린 민심을 겸허히 수렴해서 당이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로 삼아야할 것이다. 선거 기간 중 헌신적으로 뛰어주신 박희태 대표, 홍준표 원내대표와 최고위원들, 의원들, 당직자와 당원 동지들께 감사의 말씀과 함께 송구스럽단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태그:#재보선, #한나라당, #참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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