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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을 역임한 기호 3번 이영우 후보가 같은 교육청 부교육감 출신의 기호 1번 김철 후보를 누르고 첫 경북 주민 직선 교육감에 당선되었다. 이영우 후보는 42.24%(21만2817표)를 득표, 33.86%(17만577표)를 얻은 김철 후보와 23.88%(12만319표)를 얻은 기호 2번 유진선 후보를 꺾었다.

 

이영우 후보는 김철 후보에 비해,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실시된 탓에 가장 많은 유권자가 투표한 경주시에서 1만4224표(45.10%대 32.02%), 고향인 경산시에서 7198표(43.96%대 20.66%), 경북 최대 도시인 포항에서 5732표(42.71%대 33.63%), 안동에서 3574표(42.25%대 30.05%), 김천에서 3242표(49.46%대 35.28%), 영천에서 1277표(40.76%대 34.24%)를 얻어 6개 도시에서만 3만5247표를 더 득표함으로써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전체 차이 4만 2240표의 83.4%). 경북 도내 23개 시·군 중에서 이영우 후보가 이긴 곳은 16개 시군, 김철 후보가 우세했던 곳은 7개 시군이었다.

 

8개 시 가운데 두 후보의 득표율 차이가 가장 적은 곳은 구미시였다. 구미에서 이영우 후보는 41.43%(1만5756표)를 얻어 39.14%(1만4883표)를 득표한 김철 후보를 불과 873표 차이로 꺾었다. 그런가 하면 8개 시 중 기호 1번 김철 후보가 유일하게 승리한 상주시에서는 김 후보가 36.70%(8698표)를 얻어 34.60%(8201표)를 득표한 당선자를 497표 차이로 앞섰다. 기타 김 후보는 전체 15개 군 중에서 자신의 고향인 군위군(3789표 차이), 고령군(1076표 차이), 영양군(645표 차이), 청송군(519표 차이), 성주군(148표 차이), 봉화군(48표 차이) 등 6개 군에서 이겼다.

 

선거가 시작될 무렵 세간에서는 경북 도내에서 35년 동안 교사, 교감, 장학사, 교장, 장학관으로 근무하였고, 마지막으로는 경상북도 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을 지내면서 초, 중등 교육계 내부에 두터운 인간 관계가 구축된 이영우 후보가 단지 1년 6개월 동안 경북교육청 부교육감으로 재직한 김철 후보에 견줘 조직력에서 크게 앞서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정당 공천이 없는 선거에서는 성명의 '가나다' 순으로 기호를 정하도록 되어 있는 현행 선거법상 기호 1번이 되는 김철 후보도 그 프리미엄에다 행정고시 합격과 부교육감 경력을 합하면 만만찮은 득표력을 과시할 것이라는 견해가 많았다. 그 결과 지난 1월 초중순 각각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후 두 후보는 서로 1위를 달리고 있다고 장담하였고, 언론에서도 그렇게 평가하는 것이 일반이었다.

 

<영남일보>는 투표 당일인 4월 29일 아침 기사에서도 세 후보가 '그 동안 초박빙의 승부를 펼쳐왔다'고 보도하고 있다. 영남일보는 '그 동안 초박빙의 승부를 펼친 김철 후보와 유진선 후보, 이영우 후보가 유권자들의 선택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게 된다'면서도 '(경북)도 교육감 선거는 후보자 기호가 성명의 가나다 순이기 때문에 특정 정당과 관계가 없다는 점을 유권자들이 유의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그만큼 일반 정치선거에서 특정 정당을 무조건 지지하는 우리나라 유권자들의 지역감정에 따른 '묻지마 투표' 행위는 정치발전에 큰 폐해로 작용해왔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준비된 교육감"이라고 자화자찬(?)해온 이영우 후보는 관계자들과 언론의 '초박빙' 승부, '기호 1번 프리미엄' 논란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9%의 득표 차이를 기록하면서 기호1번 후보를 눌렀다. 그만큼 괄목할 만한 득표력을 보인 것으로, 이는 당선자 본인에 대한 학부모와 교육관계자들의 지지와 기대가 상당한 수준임을 말해준다. 즉, 당선자는 자신이 내건 선거 구호인 "명품 경북교육"을 완성할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 그가 기호1번 후보를 9%라는 상당한 차이로 제압하고 승리한 이번 선거의 의미는 아래 기사(<오마이뉴스> 2009년 4월 24일)를 통해서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유권자들, 교육감 후보도 정당 공천으로 기호 받는 줄 알아

2007년 12월 19일 대통령 선거와 동시에 실시된 울산, 충북, 경남, 제주 교육감 직선에서 모두 기호 2번의 후보들이 당선되었다.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기호도 2번이었다. 교육감 선거가 끝나자 당시 언론들은 '교육감 선거에도 정당 공천이 있는 것으로 오인한 유권자들이 대통령 후보와 같은 기호의 인물에 투표를 한 때문'으로 기호 2번 교육감 후보들의 줄줄이 당선 결과를 분석하였다.

 

울산에서는 36.2%를 득표한 기호 2번 후보가 25.7%를 득표한 기호 1번 후보를 꺾었다. 한나라당 소속 울산광역시장 아래에서 방금 정무부시장을 역임한 기호 1번 후보는 텔레비전 토론에서 "대통합민주신당(기호 1번)과 관련이 없으며 오히려 한나라당 인사들과 친분이 많다"고 줄곧 변명(?)을 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경남에서도 현직 교육감인 기호 1번 후보가 신문광고 등을 통해 "교육감 선거는 정당 공천과 관계가 없다"면서 애타게(?) 유권자들에게 호소하였으나 48.6% 득표에 그쳐 51.4%를 얻은 기호 2번 후보에게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충북과 제주에서는 현직 교육감이 기호 2번을 받아 낙승을 하였다.

 

 

이번 경북 교육감 선거는 전임 교육감이 거액의 뇌물을 받아챙겼다가 구속되면서 발생한 보궐선거였다. 그런데 선거 사무가 완료된 이후 각 후보들에게 환급된 금액을 합하면 이번 경북 교육감 보궐선거에 드는 국민 혈세는 무려 200억 원을 넘는다. 부정부패를 저지른 한 개인 때문에 국민 혈세가 200억 원이나 낭비되는 부조리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전국 곳곳에서 교육감들이 부정부패를 저질러 교육계의 위상 몰락은 물론 국민적 피해를 발생시켜 왔지만, 경상북도만 한정하여 말하더라도 교육감 구속으로 말미암아 도민의 명예가 땅에 떨어지고, 경북도의 이미지가 나락으로 곤두박질치는 치욕을 겪었다. 그런 엄청난 일들이 잘못된 교육감 개인으로 말미암아 발생하였지만, 현행법상으로는 보궐선거를 야기한 자에게 책임을 묻는 장치가 없어 모든 피해는 모조리 국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점에서, 공보를 통해 "35년간 오직 한길, 대쪽같이 살아온 깨끗한 이영우"라고 밝히면서 "지난 35년간 정직하고 청렴하게 살아온 이영우! 경북교육 100년을 위한 명품! 경북교육, 아름다운 길, 행복한 동행에 경북 도민 여러분, 이영우와 함께 갑시다"라고 제안하고 있는 이영우 당선자의 다짐은 큰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경산 하양 중식당 '안여정' 사장인 권선애씨가 공보에서 "우리 가게 뒤 초등학교에 (경북도 교육청 교육정책국장 때) 출장오셔서 학교에 폐를 끼치지 않겠다고 운전기사와 같이 짜장면을 시켜 드시던 분! 그 분이 생각나네요"하고 말한 증언을 경북 도민과 국민들은 굳게 믿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영우 후보는 선거 공보와 공약서를 통해 여러 가지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그는 공약을 지킬 것이며, 설혹 시간이 없어(이번 선거는 보궐선거이기 때문에 내년 6월 2일 교육감 본 선거가 다시 실시된다.) 100% 실천하지는 못하더라도 차차 지켜가는 아름다움을 보여줄 것이다.

 

기호 3번인 그가 기호 1번을 9% 차이로 누를 수 있었던 것은 경북 도민들이 그를 노둣돌 삼아 "명품 경북교육"을 이루려는 열화와 같은 기대가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공약을 지키는 것보다도 더 절실하고 시급한 것이 "경북교육"의 명예를 회복하는 일이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김선일씨가 사망한 날 밤에도 국민 세금으로 양주를 나눠마시며 유흥을 즐기기에 바빴던 우리나라 교육감들의 수준과는 차원이 달라보이는 당선자 본인의 품성을 잘 지켜나가는 결의가 중요하다는 점을 당선자는 꼭 기억하여야 할 것이다. 35년간 경북교육을 지키고 발전시켜온 이영우 당선자의 새롭고 빛나는 건투를 기대한다.

 

 


태그:#경북교육감, #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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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한인애국단><의열단><대한광복회><딸아, 울지 마라><백령도> 등과 역사기행서 <전국 임진왜란 유적 답사여행 총서(전 10권)>, <대구 독립운동유적 100곳 답사여행(2019 대구시 선정 '올해의 책')>, <삼국사기로 떠나는 경주여행>,<김유신과 떠나는 삼국여행> 등을 저술했고, 대구시 교육위원, 중고교 교사와 대학강사로 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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