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가 지난 3월 28일 귀국한 뒤 은인자중하고 있는 이재오 전 의원과 만나 '10월 정계복귀'를 사실상 합의했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1일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재보선 이후 위기관리자로 이재오 전 의원이 부상할 것이라는 분석에 대해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을 받자 이같은 내용을 전했다. 그는 최근 이 의원과 따로 만나 정계복귀 시점을 의논했다고 한다.
홍 원내대표는 "이재오 선배는 금년 10월에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재보선 선거를 통해서 활동이 시작돼야 한다"면서 "지금부터 나서면 또 오해를 받는다"고 지적했다. 또 "이 선배도 스스로 그걸 잘 알고 있고, (이재오가 곧바로 정치를 재개한다는) 성급한 추론을 하게 되면 또 당에서 친이-친박 구도가 고착화되는 계기가 되기 때문에 지금 나서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두 사람이 만나) 10월이 돼서 재판 결과를 보고, 힘을 합쳐서 그때 복귀해서 정치를 같이 하자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말해 10월 정계복귀설을 기정사실화했다.
현재 이 의원의 옛 지역구인 서울 은평을 문국현(창조한국당 대표) 의원은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홍 원내대표와 이 전 의원의 '합의'는 문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되면 옛 지역구에서 화려하게 재기하자는 것이다.
"친이-친박, 얄팍한 생각에 몰려다녀... 가소롭고 부끄러운 짓"
홍 원내대표는 또 스스로 '친이-친박'을 자처하며 계파를 만들어가는 당내 의원들을 향해 "국회의원답지 못하고, 가소롭고 부끄러운 짓"이라고 쓴소리를 날렸다.
그는 "국회의원 하려면 자기 소신과 정책으로 해야지, 그것도 없이 친이계냐 친박계냐 하고 있다"면서 "거기 붙어있으면 다음 국회의원 한 번 더 할 수 있다는 그런 얄팍한 생각에 자기들끼리 몰려다니고 쑥덕쑥덕 거리는 것 보면 2년 전 언론이 만든 프레임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날카롭게 비판하기도 했다.
600만 달러 뇌물수수 등 혐의로 검찰에 소환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신병처리와 관련해서는 '구속 기소'에 무게를 뒀다.
홍 원내대표는 "노 전 대통령께서 반칙과 특권이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재임 중 반칙이 확인됐다면 본인 정치철학상 어떻게 해야 되는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뇌물 6백만 달러, 12억 재산횡령이 사실이라면, 1~2억 받고 구속된 참모들이나 추가 수사될 정치인들, 검찰 내부 인사들의 신병처리는 어떻게 해야 되느냐"고 반문했다. 사실상 혐의가 확인되면 구속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연차게이트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들을 향해서도 "설치고, 거들먹대고, 언론에 엉뚱하게 등장 안했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원내대표는 전경환(전두환), 박철언(노태우), 김현철(김영삼), 김홍업 3형제(김대중), 노건평(노무현) 등 이른바 정권 실세로 처벌받은 전력자들을 일일이 거론한 뒤 "대통령 측근, 실세라고 거들먹대는 사람들이 모두 다 불행한 결과가 됐다"며 "자중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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