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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는 최근 들어 방문객이 부쩍 늘어났다. 3일 방문객들이 방명록에 "힘내세요" 등의 위로 글귀를 적어 놓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는 최근 들어 방문객이 부쩍 늘어났다. 3일 방문객들이 방명록에 "힘내세요" 등의 위로 글귀를 적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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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간간이 비가 내리는 속에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은 방문객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 입구를 둘러보고 있다.
 3일 간간이 비가 내리는 속에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은 방문객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 입구를 둘러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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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하마을에 관광객들이 북적대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박연차 게이트'와 관련해 지난 4월 30일 대검찰청에 출두해 조사를 받고 돌아온 다음날부터 봉하마을에는 방문객이 줄을 잇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이 대검찰청에 출석하기 전에는 방문객이 하루 수백명에 그쳤으나 이후부터는 대폭 늘어났다. 김해시청 봉하마을 관광안내센터에 의하면 5월 1일 3000여 명이 봉하마을을 다녀갔고, 2일에는 무려 8000여 명이 다녀갔다.

봉하마을 방문객 숫자를 파악하고 있는 관광해설사는 3일 "오늘 오전에 비가 내렸는데도 방문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면서 "아직 집계는 내지 않았지만 2일과 비슷한 숫자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귀향한 이후 지난 4월 말까지 봉하마을 방문객은 100만 명이 넘었다.

노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과 관련한 위로 전화도 계속 걸려오고 있다. 봉하마을 관광안내소 측은 "서울과 강원도 등 전국에서 위로 전화가 걸려온다"면서 "대신해서 방명록에 '힘 내세요'라는 글귀를 적어 달라거나, '노 전 대통령을 만나면 꼭 위로의 말씀을 전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은 방문객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은 방문객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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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객이 줄을 잇는 바람에 봉하마을 주차공간이 부족해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 앞 화포천 입구 도로까지 주차 공간으로 변했다.
 방문객이 줄을 잇는 바람에 봉하마을 주차공간이 부족해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 앞 화포천 입구 도로까지 주차 공간으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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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관광안내해설사는 "위로 전화를 하는 사람들이 '관광안내소 직원들도 고생한다'며 위로하기도 한다"면서 "'노 전 대통령을 만날 수 없다'고 대답해도, 전화 거는 사람들은 '이렇게 라도 하고 싶어서 한다'면서 전화를 해온다"고 덧붙였다.

관광안내소 앞에 마련된 방명록에는 하루에도 수십명씩 방문 흔적을 남기고 있다. 거의 대부분 방명록에 위로의 글을 적어 놓았다. 방명록은 이전에는 노 전 대통령 생가에 있었으나 최근 생가 복원공사가 진행되면서 출입이 차단되는 바람에 이곳으로 옮겨 놓았다.

방명록에는 이름과 주소를 적은 뒤 글귀를 적도록 해놓았다. 3일 오전 부산·대구·포항·거제·이천·경주·서울·양산·대구 등지에서 온 방문객들은 "사랑합니다"거나 "힘 내세요", "정의는 승리합니다" 등의 문구를 적어 놓았다.

김해시는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 앞에 생가를 복원하는 공사를 벌이고 있다. 생가 복원 공사는 오는 8월 완공 예정이다.
 김해시는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 앞에 생가를 복원하는 공사를 벌이고 있다. 생가 복원 공사는 오는 8월 완공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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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검찰청에 출석하기 전 사저 주변에 바리게이트를 설치해 놓았다가 지금은 옆으로 치워놓았다.
 경찰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검찰청에 출석하기 전 사저 주변에 바리게이트를 설치해 놓았다가 지금은 옆으로 치워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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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객이 북적거리면서 봉하마을은 주차장도 비좁을 정도다. 마을 주차장은 차량으로 꽉 찬 상태며, 마을 건너편 논 쪽에 조성해 놓은 임시주차장에도 차량이 들어찼다. 주차 공간이 부족해 방문객들은 노 전 대통령 사저 앞을 지나 화포천 쪽 방향 도로에까지 차량을 세우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검찰청에 출석하고 돌아오던 날 언론사 취재 경쟁이 뜨거웠는데, 지금은 거의 대부분 철수한 상태다. 방송사의 현장 중계세트장도 2일 모두 철수했다.

봉하마을 곳곳에는 검찰을 비난하는 펼침막이 걸려 있다. "우리는 당신을 버릴 자격이 없습니다"(노무현과 함께 사람사는 세상에서 살고 싶은 대구 사람들), "대검찰청, 노무현 수사 잣대로 이명박을 조사해라", "BBK 검사 다 어디가고 먼지 터는 검사만 남았는가"(지역 주민 일동), "검찰, 작두 타지 마라. 역사는 기억한다"(경북시민광장) 등이다.

또 언론을 비난하는 펼침막도 내걸려 있다. "진실을 추구하는 언론이 없다는 게 이 땅의 비극이다", "욕되게 하는 취재경쟁 국민은 분노한다"(본산리청년연합회) 등이다.

봉하마을 곳곳에는 검찰을 비난하는 펼침막과 피켓이 있다.
 봉하마을 곳곳에는 검찰을 비난하는 펼침막과 피켓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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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주민들은 다소 활기에 찬 분위기다. 사저 입구에서 '봉하빵'을 만들어 판매하는 주인은 "며칠 사이 사람들이 많이 찾아온다"면서 "전직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은 것에 대해 거의 대부분 사람들이 안타까워한다. 간혹 몇몇은 듣기 싫은 소리를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방부제도 넣지 않고 국산 찰보리만을 넣어 만든 빵인데, 방문객들에게 인기가 있다"면서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면서 판매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노사모'(노무현을사랑하는사람들의모임) 소속 몇몇 회원들은 계속해서 봉하마을 가꾸기 작업을 벌이고 있다. 몇몇 회원은 쓰레기를 줍고, 마을 곳곳에 노란색 리본을 달았다.

3일 봉하마을을 찾은 한 관광객이 방명록에 이름과 주소, 위로 문구를 적고 있다.
 3일 봉하마을을 찾은 한 관광객이 방명록에 이름과 주소, 위로 문구를 적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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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 입구 주변에 설치되었던 바리게이트도 모두 철수한 상태다. 특히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은데, 대부분 노 전 대통령 사저와 생가를 둘러보고 있다.

대구에서 왔다고 한 40대 여성은 "엊그제 텔레비전에 보니까 노 전 대통령이 버스를 타고 지나갈 때 주민들이 도로에 꽃을 뿌리더라"면서 "참 좋다는 생각이 들어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연휴라 가족들과 왔다"고 말했다.

잠시 비가 그치자 우산을 들고 선 60대 노인은 "전직 대통령이라도 잘못이 있으면 수사를 받고 처벌을 받아야 한다"면서 "하지만 전직 대통령이 검찰에 불려 가는 모습을 보니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난 1일부터 계속 사저에만 머물고 있다. 문재인 전 비서실장이 2일 사저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봉하마을 곳곳에 언론과 검찰을 비난하는 펼침막이 내걸려 있다.
 봉하마을 곳곳에 언론과 검찰을 비난하는 펼침막이 내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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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봉하마을, #노무현, #노대통령님 홧팅! 기자님 좋은기사 마니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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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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