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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4일 밤 9시 10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이인규 검사장)가 4일 오후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최종 수사결과를 임채진 검찰총장에게 보고했다.
 
임채진 검찰총장과 대검찰청 부장검사 7명,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 우병우 중앙수사부 1과장과 수사 검사 2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최종 수사결과 보고는 이날 오후 4시 40분부터 약 2시간 동안 8층 간부 회의실에서 열렸다.
 
홍 수사기획관에 따르면 최종수사결과 보고서는 약 15 쪽 분량으로 ▲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씨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받은 100만 달러 수수 의혹 ▲ 조카사위 연철호씨가 박 회장에게 투자금 명목으로 받은 500만 달러 의혹 ▲ 노 전 대통령 부부가 박 회장에게서 선물 받은 각각 1억 원 상당의 명품시계 의혹 ▲ 정상문 전 청와대 비서관이 횡령한 특별활동비 12억 5천만원 등 기타 의혹 등 총 4가지 주제로 구성되어있다.
 
보고를 맡은 우 중수1과장은 이 4가지 주제에 대한 노 전 대통령의 소환 조사 내용, 관련자 조사 내용, 이에 대한 사실 및 증거 관계에 대한 내용을 검찰 간부들에게 설명했다. 회의에서는 이를 통해 노 전 대통령과 관련된 의혹 중 기소 범위를 결정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구속 여부는 다음 주 중 결정될 듯
 
하지만 가장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신병 처리 여부는 이 보고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대검 간부들도 이날 그와 관련한 논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홍 기획관은 이날 신병처리 여부 결정에 대한 논의가 없었던 이유에 대해 "논의의 주제가 된 보고서에도 신병처리와 관련된 내용이 없었다"며 "조서 내용 자체를 모르고 신병 처리 의견을 개진하는 것은 순서에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그에 앞서 권씨에 대한 조사를 통해 100만 달러 사용처를 파악할 방침이다. 검찰은 당시 미국에서 유학 중인 아들 건호씨와 딸 정연씨에게 송금된 외환 거래내역을 확보하고 노 전 대통령 측과 권씨 재소환 조사와 관련해 협의를 벌이고 있다.
 
홍 기획관은 "조사의 완결성과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권양숙 여사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우리가 갖고 있는 송금내역에 대해 권 여사에게 자금의 출처 등을 물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권 여사에 대한 조사가 끝나면 검찰총장이 별도의 의사 수렴 과정을 거쳐 노 전 대통령의 신병처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며 "권 여사에 대한 조사는 다음 주 중 결론이 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결국 임 총장의 결단은 권 여사에 대한 검찰 수사가 끝나는 다음 주 초나 중순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가정보원, 100만 달러 사용처 의혹 노건호씨 미국 유학생활 개입?
 
전직 대통령의 구속 여부에 대한 검찰 수뇌부의 결정이 1주일 남짓 남은 지금 가장 관심이 쏠리고 있는 부분은 100만 달러와 국가정보원의 함수 관계다.
 
검찰은 지난 주 권씨가 정상문 전 청와대 비서관을 통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받은 100만 달러 사용처와 관련해 김만복 전 국정원장과 실무자를 소환해 조사했다. 홍 기획관은 특히 지난 주말 브리핑에서 "의미 있는 진술을 얻었다"고 평가했었다.
 
이와 관련해 <문화일보>는 이날 "대검 중수부가 노 전 대통령 측이 박 회장에게서 돈을 받기 직전 김만복 당시 국정원장이 청와대의 요청으로 당시 미국에 체류 중인 노건호씨의 주택 구입에 개입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100만 달러의 구체적인 사용처까지 보도하기도 했다.
 
홍 기획관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노씨나 김 전 국정원장이) 집을 구입한 적 없다"며 보도사실을 부인했다.
 
그러나 홍 기획관은 "보도가 사실에 많이 근접돼 있다, 다른 식으로 번질지는 모르겠지만 국정원장과 관련된 사실을 밝히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사실상 국정원의 개입 여부를 시인했다.
 
실제로 홍 기획관은 "김 전 국정원장의 진술에 대한 사실확인은 모두 끝마쳤다"며 "김 전 국정원장에 대한 조사 결과가 권양숙 여사 재소환 조사가 필요해진 이유 중 하나"라고 인정했다. 다만 "집 구입 비용이 아니라면 유학생활에 대한 전반적 준비를 뜻하는 것인가" 등 구체적인 질문에는 "말씀드릴 부분이 아니다"며 입을 다물었다.
 
김 전 국정원장은 지난 2일 관련 보도가 나간 후부터 기자들의 전화를 전혀 받지 않고 있다.
 
3라운드 진입한 검찰, 박연차 사돈 김정복 전 국세청장 계좌 추적 중
 

한편, 검찰은 노 전 대통령 측과 권씨 소환 조사 등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는 동안에 박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전·현직 정치인에 대한 수사와 박 회장의 국세청 세무조사 무마 로비에 대한 수사를 재개할 예정이다.
 
이미 검찰은 지난 4월 말 세무조사 무마 로비와 관련해 박 회장의 사돈인 김정복 전 중부지방국세청장의 계좌와 그 주변인들에 대한 계좌 추적에 들어갔다. 김 전 청장은 지난해 7월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박 회장의 비서실장인 정승영 정산개발 대표 등과 서울 모 호텔에서 세무조사 대책회의를 열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천 회장도 이미 이러한 의혹과 관련해 출국금지된 상태다.
 
이에 대해 홍 기획관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신병처리를 결정하기 전까지 다른 부분에서도 조사가 이뤄질 것 같다"며 "이제 박 회장과 관련된 재판이 본격적으로 들어가고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된 부분도 있고 해서 전과 같이 하루에 1~2명씩 소환해 조사하는 식으로는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기획관은 또 세무조사 대책회의 3명 중 한 명인 천신일 회장과 박 회장과 50억 원 상당의 미심쩍은 돈 거래를 한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 소환 가능성에 대해 "소환 될 정도의 대상이 된다면 할 것"이라며 "다른 수사에 대한 수사를 '통상적'으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홍 기획관은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기업인인 천 회장에 대한 수사 범위에 대해 "박연차 회장과 관련된 부분만 할 것"이라며 "대선자금 수사는 없다"고 다시 한정지었다.
 
천 회장은 현재 세무조사 무마 로비 대가로 박 회장에게서 10억 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천 회장이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이 대통령이 낸 한나라당 특별당비 30억 원에 대한 예금 담보를 제공한 것이 박 회장의 돈을 전달하기 위한 방법이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천 회장은 이와 관련해 지난 달 보도자료를 통해 "박 회장과 친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세무조사는 물론 그 어떠한 청탁의 대가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고 해명했었다. 

태그:#노무현, #박연차, #김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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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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