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이른바 '뉴민주당 플랜'의 산파역인 김효석 의원(전남 담양-곡성-구례, 3선)은 "뉴민주당 플랜은 당내 특정세력의 작품이라는 인상을 주면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특정세력의 전유물이 아니고 범민주개혁 진영 모두의 것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 원장과 뉴민주당 비전위원회 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는 김효석 의원은 6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언론 보도에서 '정세균의 뉴민주당 플랜'으로 규정되는 것은, 비록 정 대표의 의도가 아니겠지만 대단히 위험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정세균 대표의 위임을 받아 뉴민주당 플랜의 설계를 책임지고 있는 당사자라는 점에서 이를 계기로 당내외에서 상당한 논쟁이 예상된다.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뉴민주당 플랜을 공약으로 내세운 정 대표는 미국 민주당의 해밀턴 프로젝트와 같은 '민주당 현대화' 작업을 구상해온 김 의원에게 뉴민주당 비전위원장을 맡겼다.

 

'정세균표 뉴민주당 플랜'에 반대하는 김효석의 세 가지 논거

 

최종 마무리와 시행을 앞두고 김 의원이 '정세균표 뉴민주당 플랜'이 되는 것에 반대하는 논거는, 뉴민주당 플랜은 민주당을 넘어서는 범민주개혁 세력의 가치를 담는 큰그릇이라는 전제 하에 ▲당내 특정세력의 작품이라는 인상을 주면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노선투쟁으로만 가서는 안된다 ▲민주당의 반MB(이명박) 투쟁의 전술전략으로 치부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세 가지이다. 

 

김 의원은 이 같은 논거를 들어 6일 열린 최고위원-상임고문 연석회의의 비공개회의에서도 이 점을 강조했다. 김 의원도 인터뷰에서 "이것은 어떤 개인이나 특정세력의 가치가 아니고 특정 계파뿐만 아니라 민주당을 넘어서는 범민주개혁 세력의 가치가 되어야 한다"면서 "민주당만의 것이 되어선 안된다는 점을 회의에서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정세균 대표가 뉴민주당 플랜을 바탕으로 MB정권과 싸우겠다는 취지로 플랜의 기조를 밝힌 것에 대해서도 "투쟁을 위한 전술전략의 툴(도구)로 사용할 경우 투쟁이 실패하면 뉴민주당 플랜도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민주당의 반MB 투쟁의 전술전략으로 치부되는 것도 적절치 못하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또 "뉴민주당 플랜을 구체화하기 위해 전국순회토론회를 통한 당원들의 의견 수렴과 당밖 인사들의 의견을 청취해 수렴하는 '투 트랙'으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김대중 전 대통령을 필두로 김근태, 손학규 전 의원과 박원순 변호사,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등과도 만나서 뉴민주당 플랜의 취지와 작업과정을 설명하고 의견을 수렴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뉴민주당 플랜이 특정세력과 민주당의 작품이 아니라 민주당을 뛰어넘는 '가치의 연대를 통한 외연 확장'의 큰그릇이 될 것임을 강조한 것이다. 따라서 이들이 향후 어떤 형태로 민주당과 연대할지도 관심의 대상이다.

 

다음은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이뤄진 인터뷰의 일문일답 전문이다.

 

"뉴민주당 플랜은 대선 패배 이후 절절한 고민에서 시작된 것"

 

- 4.29 재보선 이후 최근 언론에서 뉴민주당 플랜이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또 뉴민주당 플랜을 계기로 당내의 노선갈등이 재점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뉴민주당 플랜의 핵심은 가치의 연대를 통해 정책노선을 확장하는 데 있다. 또 노선과 정책을 두고 논쟁을 하는 것은 오히려 당의 건강성을 보여 주는 것이다. 다만, 뉴민주당 플랜을 시작한 역사적 의미가 간과된 채 겉으로 드러난 피상적인 논란만 부각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 오늘 열린 최고위원-상임고문 연석회의에서도 뉴민주당 플랜에 관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들었다. 참석자들이 어떤 얘기를 했나.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다. 어떤 분은 중도개혁정당인데 왜 중도를 확실히 안하느냐고 했고, 어떤 분은 뉴민주당플랜에 새로운 진보를 담아야 한다고 했고, 또 어떤 분은 과거에 대한 반성부터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김 의원은 비전위원장으로서 뉴민주당플랜 기초를 책임진 당사자인데 어떤 점을 강조했나.

"뉴민주당 플랜은 지난해 전당대회를 계기로 시작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미뤄왔는데 이제는 런칭(진수) 시점이 왔다. 그런데 최근 언론 보도와 논란을 보면서 혼선을 정리할 필요성을 느꼈다. 그래서 우리가 뉴민주당 플랜을 왜 시작했으며, 어떤 과정을 겪었으며, 뉴민주당 플랜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이 필요한지 등을 강조했다."

 

- 뉴민주당 플랜은 시작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뉴민주당 플랜은 알다시피 대선 참패 이후에 절절한 고민에서 시작한 것이다. 예를 들면 보수정당과 보수세력은 과거 10년 동안 정권을 민주당에 빼앗긴 이후에 뉴라이트 등을 위시해서 시대에 맞는 현대화 작업을 거쳐왔다. 거기에 비해 우리 민주진영은 그 안에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분열 과정을 거치면서 시대정신이나 시대적 요구에 대한 대비가 소홀했다. 그게 결국 대선과 총선의 잇따른 참패로 나타난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그런 부분을 전제로 절절히 고민해서 뉴민주당 플랜을 시작한 것이다."

 

- 그러한 고민의 내용은 무엇이었는가.

"시대적 요구나 시대정신을 반영해 보자는 것이 첫 번째 고민의 출발점이다. 그것이 곧, 내가 뉴민주당 플랜 이전부터 고민해온 당의 현대화 작업이다. 두 번째는 왜 우리가 이렇게 졌는지, 우리 자신에 대한 처절한 반성이었다. 그렇게 출발했다가 작년 전당대회에서 정세균 대표가 뉴민주당 플랜을 선언하면서 이를 기초할 비전위원회가 공식 출범한 것이다."

 

- 그 이후에는 어떤 과정을 거쳤나.

"알다시피 민주정책포럼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먼저 들었다. 당내는 물론 당밖의 진보인사부터 수구꼴통이라는 평을 듣는 보수인사까지 다양한 의견을 들었다. 또 외국의 사례, 즉 미국 민주당, 영국 노동당, 유럽의 정당들이 어떻게 당의 현대화를 해왔는지에 대한 일련의 작업을 해왔다. 그런데 뉴민주당 플랜을 막상 도입하려니 여러 가지 난제들이 다가왔다."

 

"당내 특정세력의 작품이라는 인상을 주면 실패할 가능성 크다"

 

- 어떤 난제들을 말하는가.

"우선, 뉴민주당 플랜은 당내 특정세력의 작품이라는 인상을 주면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특정세력의 전유물이 아니고 범민주개혁 진영 모두의 것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뉴민주당 플랜이 노선투쟁으로만 가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세 번째는 뉴민주당 플랜이 민주당의 반MB 투쟁의 전술전략으로 치부되는 것도 적절치 못하다는 것이다."

 

- 당내 특정세력의 작품이라는 표현은 정세균 대표를 지칭한 것으로 보이는데 왜 그렇다는 것인가.

"뉴민주당 플랜이 당내 특정세력의 작품이라는 인상을 주면 출발부터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뉴민주당 플랜이라는 큰그릇에 아무리 좋은 내용을 담아 내놓더라도 이것은 누구 것이라고 규정하는 순간 반대세력으로부터 폄하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언론 보도에서 '정세균의 뉴민주당 플랜'으로 규정되는 것은, 비록 정 대표의 의도가 아니겠지만 대단히 위험하다.

 

물론 정 대표가 당대표로서 추진하는 것이고 작년 전대에서부터 얘기한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어떤 개인이나 특정세력의 가치가 아니다. 특정 계파뿐만 아니라 민주당을 넘어서는 범민주개혁 세력의 가치가 되어야 한다. 앞으로 10년, 20년 우리 사회를 어떻게 이끌어나갈 것이냐는 것이지 민주당만의 것이 되어선 안된다는 점을 회의에서 분명히 했다."

 

- 그렇게 하려면 범민주개혁 진영과 가치의 연대를 해야 할 텐데.

"그래서 당내 의견뿐만 아니라 당밖의 범민주개혁 진영의 목소리도 담아낼 생각이다. 물론 그동안 민주정책포럼을 통해 쓴소리를 많이 들었지만 민주당의 진로에 대해 우리만큼 고민중인 김대중 전 대통령도 찾아 뵙고 설명을 드리고, 그 외에 원외의 김근태, 손학규 전 의원과 당 바깥의 박원순 변호사,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등과도 만나서 뉴민주당 플랜의 취지와 작업과정을 설명하고 의견을 수렴할 생각이다. 그래서 뉴민주당 플랜을 구체화하기 위한 향후 절차는 전국순회토론회를 통한 당원들의 의견 수렴과 당밖 인사들의 의견을 청취해 수렴하는 '투 트랙'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 어떤 절차를 거쳐서 그런 일정을 시작하게 되는가.

"가까운 시일 내에 최고위원에서 먼저 최종본(기초선언문)을 토론하고 의총에서 토론한 뒤에  당내외 의견수렴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기초선언은 가까운 시일 내에 최고위원회에서 토론이 끝나면 언론에 공개할 예정이다."

 

- 기초선언문의 분량은 어느 정도로 예상하나.

"그거야 글자 급수(크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16~17쪽 분량 정도로 예상한다. 그밖에 기초선언 외에 당의 현대화 프로그램 내용을 담은 액션플랜이 따로 있다. 그리고 기초선언만 하는 것이 아니고 미국 민주당의 해밀턴 프로젝트 같은, 기초선언에 따른 당 현대화 정책자료집을 100여 페이지 분량으로 준비하고 있다."

 

"기초선언은 16~17쪽, 정책자료집은 100여 쪽 분량"

 

- 뉴민주당 플랜이 노선투쟁으로만 가서는 안된다고 했는데 왜 그런가.

"일부 언론에서 뉴민주당 플랜을 '좌클릭이냐 우클릭이냐의 노선싸움'이라고 몰아가는 것은 위험하다. 민주당도 여기에 말리면 안된다. 진보의 객관적 기준 자체가 계속 변하고 있는데도 과거의 빨갱이 같은 좌파의 부정적인 개념과 인식을 확산시키려고 하는 의도에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뉴민주당 플랜은 이념과 노선의 '일방향'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고 좌우를 뛰어넘는 민생정치의 개념을 갖고 어떻게 하면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일 것인지를 '쌍방향'으로 고민한 결과물이다. 굳이 좌표를 얘기하자면, 우리의 지향점은 좌나 우, 어느 한 방향으로 간 것이 아니고 좌우 양쪽으로 간 것이다."

 

- 통합민주당을 창당하면서 중도개혁주의를 표방했는데 뉴민주당 플랜에 담길 이념과 가치의 좌표가 지표상으로 중도개혁주의에서 어느 쪽인가.

"중도개혁이라는 용어의 개념 자체가 사실 애매하고 식상하다. 또 중도개혁의 잣대로만은 이 사회를 계속 이끌어갈 수는 없다고 본다. 그러나 굳이 과거의 개념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면, 부분적으로는 보수와 진보의 가치를 모두 받아들이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교육 분야에서의 수월성 도입이나 경제 분야에서의 시장개방의 필요성, 그리고 질 좋은 성장 등은 오른쪽(우파)의 가치를 받아들이자는 것이고, 재벌의 불공정거래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왼쪽(좌파)의 가치를 수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구체적인 정책을 갖고 얘기해야지, 진보니 보수니 좌우 개념을 가지고 얘기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 당권투쟁을 위한 헤게모니 싸움은 불가피한 것 아닌가. 또 노선투쟁은 가치연대를 표방하는 뉴민주당 플랜을 준비할 때부터 예상된 것 아닌가.

"물론 예상을 했다. 솔직히 말해 '민주연대'처럼 당내에서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이 당이 건강하다는 얘기고 뉴민주당 플랜의 성공에도 필요하다고 본다. 단지, 진보냐 중도냐의 개념 싸움으로만 가면 안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끝이 없고 답이 없다. 구체적 정책을 가지고 싸워야 한다. 그것도 머리로 하는 정책대결이 아니고 민생현장의 문제를 토론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이다. 당내에는 '민주당의 정체성이 뭐냐'고 스스로 자문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번은 짚고 가야 한다. 그런데 이것이 개념적으로 좌파냐 우파냐의 비생산적인 논쟁으로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 앞서 뉴민주당 플랜이 민주당의 반MB 투쟁의 전술전략으로 치부되는 것도 적절치 못하다고 했지만, 정세균 대표는 뉴민주당 플랜을 바탕으로 MB정권과 싸우겠다고 했는데 당원의 동원이나 지지세력의 참여 그리고 국민의 관심을 끌려면 이런 전술전략도 필요한 것 아닌가.

"민주당이 2012년 집권을 목표로 MB 정권에 맞서 싸워야 되지만 한나라당과 싸우는 전략전술로서의 뉴민주당 플랜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앞에서 얘기했지만 뉴민주당 플랜은 10년, 20년 이끌어갈 장기비전에 관한 것이다. 이것을 투쟁을 위한 전술전략의 툴(도구)로 사용할 경우 투쟁이 실패하면 뉴민주당 플랜도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부분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전략전술이 실패하면 뉴민주당 플랜도 끝이기 때문이다. 뉴민주당 플랜은 싸움이 아니고 정책이다. 그래서 오늘 회의에서도 최근 뉴민주당 플랜을 민주당의 전술전략과 연관시켜 얘기하는 것도 적절치 못하다고 지적한 것이다."

 

- 참석자들의 반응은 어땠나.

"일부 참석자는 정세균 대표에 대한 공격으로 생각해서 그런지, 어쨌건 당대표가 치켜들고 나갈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 당대표는 특정세력 아니다, 그게 뭐가 문제가 되느냐는 취지로 반론을 제기했다. 그래서 나는 지도부가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정세균의 것'이라고 규정짓는 것은, 뉴민주당 플랜이 당밖의 세력들과도 연대해야 하는데 당장 당내에서의 출발부터 비판을 받게 되는 좋지 못한 전략이라고 얘기했다.

 

내가 '특정세력'이라는 것은 정치현실을 두고 얘기하는 것이다. 지도부 차원에서 뉴민주당 플랜을 갖고 MB정권과 싸워나가겠다고 하니까 비주류 쪽에서는 언론플레이 한다며 반발하는 것 아니냐. 따라서 뉴민주당 플랜은 당내의 정파는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민주당을 뛰어넘는 가치여야 한다는 것이다."

 

 

"정세균, 뉴민주당플랜은 자기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고 정리"

 

- 이에 대해 정 대표는 뭐라고 했나.

"정 대표가 '뉴민주당플랜은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고 민주당 전체의 것이고, 개인의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것'이라고 정리하더라."

 

- 정 대표가 4일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뉴민주당 플랜과 관련 "정체성을 더 확실히 해 강력하고 유능하고 선명하게 여당과 경쟁하는 것이 대여 기조가 될 것"이고 "새로운 인물과 인재를 영입해 인재가 넘치는 정당으로 만드는 것도 뉴민주당 플랜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정체성을 강화하는 것과 뉴민주당 플랜은 사실 별개의 문제다. 원내전략과 연결해 얘기하는 것은 뉴민주당 플랜의 본질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 다만, 이런 것은 있다. 처음 뉴민주당 플랜을 시작할 때는 과거에 대한 반성, 시대적 요구와 함께 MB정권 이후 민주 대 반민주 구도는 끝났다고 봤다. 그런데 MB정권의 오만과 독주가 계속되어 기초선언을 일부 수정했다. 정 대표가 그런 의미에서 얘기한 것이라면 이해할 수 있다.

 

새로운 인물영입도 필요하지만 이는 구시대적인 발상이고 뉴민주당 플랜의 취지에서 보면 외부와의 네트워킹 정당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를테면 당내에는 민주당에 앞장선 이른바 386 정치인들이 있지만 당밖에는 각 분야에 더 많은 386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다. 이런 전문성을 가진 각 분야의 386 세력과 네트워킹을 해나가는 것이 뉴민주당 플랜(액션플랜)의 중요한 한 축이다."

 

- 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장으로서 이번 4.29 재보선 결과에 대해서 어떻게 분석하나.

"전체적으로 MB정권의 밀어붙이기 국정운영에 대한 반대라는 진단은 맞는 것 같다. 그러나 이와 관련 당내에서도 혼선을 빚고 있는데 수도권에서의 승리에 함몰되어선 안된다. 오늘 회의에서도 우리가 직면한 어려운 문제일수록 회피하지 말고 가치를 정립하면서 원칙을 정립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것이 뉴민주당 플랜의 출발이라고 본다.

 

특히, 전주에서의 패배는 논외로 치더라도 광주-전남지역에서의 패배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민주당의 뿌리인 호남이 뿌리가 흔들리는 것을 경고한 것이다. 이에 대한 당의 응답은 '종합검토중'이라는 것인데 이런 대응은 부적절하다고 본다. 패배를 겸허히 반성해야 한다. 공천 잘못이라는 지적은 구구한 것이다.

 

지난해 여수에서 당 후보가 기초의원 선거에서 패배한 데 이어 이번에 전주와 광주의 기초, 장흥의 광역의원 선거에서도 패배했다. 모두 민주노동당에 졌다. 진보적인 호남 유권자들이 한나라당으로 가지는 않았지만 민노당으로 갔다는 것은 민주당이 호남인들의 민생문제를 해결하는 데 미흡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뉴민주당 플랜이 그런 내용을 담아내야 한다."

 

"민주당은 이념정당 아니다... 왼쪽의 '뒷공간' 열려 있어"

 

- 지난번 인터뷰 때에 "민주당이 대기업과 부자 그리고 강남까지 끌어안아야 한다"고 했는데 외연만 확대하다보면 대중은 한나라당의 노선과 중첩된 이미지를 가질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한나라당과는 분명히 차별화가 돼 있다. 아쉬운 점은 성장과 분배의 이분법으로 보고, 성장을 추구하는 한나라당과 닮은꼴 아니냐는 지적이다. 한나라당의 정책은 '성장이 곧 분배다'라는 것이다. 성장이 되면 자연스럽게 분배가 이뤄진다는 것으로, 일종의 성장우선 혹은 성장만능 논리다. 이것은 실패한 논리라는 것이 검증되었다.

 

그래서 참여정부 당시 열린우리당은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을 얘기한 것이다. 분배를 하면 성장도 이뤄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도 별 효과가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지속가능한 성장(성장=분배)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점에서 한나라당이 말하는 성장과는 근본적 차이가 있다."

 

- 수도권에서의 승리가 MB정권의 독주와 여당의 분열에 따른 반사이익을 취한 것이라는 점에서 민주당에 대한 경고가 호남지역에 국한된 현상으로만 볼 수도 없는 것 같다. 이와 관련, 뉴민주당 플랜에 너무 많은 것을 담아 외연 확대에 치중하다보면 산토끼(한나라당 지지표)를 잡으려다가 집토끼(민주당 지지표)마저 민노당과 진보신당당에 내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데.

"민주당은 이념정당 아니다. 그래서 솔직히 말해 나는 당 정체성을 확실히 하자는 것에 반대한다. 민주노동당이라면 몰라도 민주당은 집권을 목표로 한 정당이지 계급정당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당에는 진보적 색채를 확실히 표방하는 세력도 필요하다. 민주당은 그야말로 왼쪽의 뒷공간이 열려 있기 때문에 자칫하면 민노당이 치고 들어올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뉴민주당 플랜에 새로운 진보, 신진보라는 용어를 쓰고 싶어하는 것이다.

 

그러나 선거라는 것은 근본적으로 이념적으로는 중도세력, 지역적으로는 중원을 잡는 것이 승패를 결정짓는다. 우리당의 정체성, 진보의 정체성만으로는 선거에서 못 이긴다. 그렇기 때문에 당내에서 진보와 중도, 양쪽을 대변하는 목소리가 나와야 하고 그것들이 하모니를 이뤄내는 것이 민주당의 과제다. 양쪽이 서로를 부정해서는 안된다. 그런 점에서 민주연대 등에서 왼쪽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것은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민주당 내에는 진보적 가치를 위해 싸우는 세력과 중도적인 가치를 표방하는 정치세력이 경쟁하며 조화를 이뤄야 한다. 그래야 앞으로 대선에서 정권을 잡을 수 있다."

 

"뉴민주당 플랜은 개인과 정당뿐 아니라 민주개혁세력 명운 가를 중대사"

 

- 최근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

"민주당이 초기에는 성역없는 수사 원칙을 강조했는데 노 전 대통령 소환 이후에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등을 강조하면서 원칙에 대한 혼선이 있었다. 당이 편파수사, 정치보복,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등을 거론하며 구속 수사 반대 입장을 밝혔는데 이 문제는 온정적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민주개혁진영에 대한 국민의 도덕적 잣대가 더 엄격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과거의 전직 대통령들보다 비리 액수가 적다느니 하는 식으로 우리당의 도덕적 기준이 보수세력의 잣대와 같아서는 안된다. 이런 문제에 대해 스스로 더 엄격해지는 것이 재선거에서 보여준 국민의 신뢰에 보답하는 것이라고 본다.

 

뉴민주당 플랜은 개인과 정당의 명운뿐만 아니라 민주개혁세력 전체의 명운을 가를 중대한 사안이다. 그래서 이런 일을 해나가는 데는 모두가 자기자신을 버리는 것이 옳다. 그런 절박한 심정을 갖고 나가야 한다. 지금 이것 말고는 뭘 가지고 국민한테 희망과 비전을 줄 수 있겠나?"


태그:#김효석, #정세균, #뉴민주당플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