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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민주당 의원이 이명박 정부를 "쿠데타 정부", "전두환 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고 맹비난하고 나섰다. 천 의원은 7일 오후 광주 전남대 특별강연에서 이처럼 말한 뒤 "전 세계를 떨게 하는 것이 신종 인플루엔자라면, 대한민국을 공포에 떨게 하는 것은 MB 인플루엔자"라고 꼬집었다.

 

이날 오후 1시30분부터 전남대 법대 강의실 201호에서 약 1시간 가량 진행된 강연에서 천 의원은 이명박 정권이 민주주의를 말살하고, 청년들을 실업자로 내몰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을 향해서도 "이대로는 안 된다"고 독설을 날렸다.

 

천 의원은 4.29 재보선 결과를 "민주당의 반쪽 승리"라고 규정하며 "호남민심이 민주당에게 승리를 허락하지 않은 것은 지금의 민주당으로는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강한 경고의 메시지"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거 결과는 MB정권에 대한 준엄한 심판인 것만은 틀림없다"며 "재보선 결과는 쿠데타 정권인 MB 정부에 대한 국민의 주권 선언"이라고 말했다.

 

천 의원은 "가끔 타임머신을 타고 전두환 시대로 돌아온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놀란다"면서 촛불시위 강제 진압을 강하게 비난하기도 했다.

 

또 이명박 정부의 인터넷 검열강화 움직임에 대해서는 "장관이 국회를 없애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퍼붓고 국회 회의장에서 욕설을 내뱉을 자유는 있어도 인터넷에서 정부를 비판할 자유는 없는 것이냐"고 성토했다. 이는 지난 4월 22일 유명환 외통부장관이 국회에서 천 의원을 향해 "미친X"이라면서 "이런 것(국회) 없애 버려야 돼"라고 욕설을 내뱉은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천 의원은 특히 이명박 정부가 '반값 등록금' 공약을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반값 등록금은 MB정부의 대선 공약인데, 3조원이면 충분히 공약을 지킬 수 있다"면서 "정부가 부자감세로 13조5000억원의 세금을 줄이는데, 이 돈의 20%만 있어도 삭발하는 여대생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형님 예산 등 토건예산의 30%만 줄여도 5조원이 생기는데, 이 돈이면 반의 반값 등록금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조선, 해운업을 살리기 위해 13조5000억원을 들여 '선박펀드'를 만드는데 대해서도 "선박펀드에 투자할 돈은 있어도, 등록금펀드에 투자할 돈은 없단 말이냐"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 '외조'의 야당" 자성

 

민주당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천 의원은 "국민들이 MB정권을 심판하고, 민주당에 회초리를 들던 바로 그 날(4월 29일 재보선), 민주당은 정부 추경안을 5000억원만 삭감한 채 통과시켜 줬다"면서 "사실 민주당이 추경예산을 대폭 삭감할 것이라고는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다"며 실망감을 나타냈다.

 

그는 민주당이 △무기력한 야당 △진정성 없는 야당 △정책대안 없는 야당으로 전락했다면서 "요즘 TV에서 '내조의 여왕'이라는 드라마가 인기라는데, 민주당이야말로 '외조의 야당'이 아닌가 싶다"고 비꼬았다.

 

통렬한 자기비판도 있었다. 천 의원은 "참여정부 시절 분양가 원가공개를 관철시키지 못한 것은 당시 여당의 원내대표였던 나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며 "노무현 대통령이 대연정을 제안했을 때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나서서 비판하지 못했다"고 스스로 반성했다.

 

또 "한미FTA 졸속 추진에 반대해 목숨을 걸고 25일간 단식을 했지만 끝내 재협상을 관철시키지 못했다"면서 "내 책임이 매우 크다"고 머리를 숙였다. 

 

마지막으로 천 의원은 "지금이라도 민주당이 살려면 선명 야당의 기치를 내걸고 민생정치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면서 "나부터 목숨을 걸고 정치를 시작하던 13년 전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태그:#천정배,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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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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