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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생명 본관 19층에 위치한 천신일 회장의 세중나모여행사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취재기자들이 신문지로 가려진 여행사 사무실을 취재하고 있다.
7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생명 본관 19층에 위치한 천신일 회장의 세중나모여행사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취재기자들이 신문지로 가려진 여행사 사무실을 취재하고 있다. ⓒ 유성호

검찰의 '박연차 게이트' 수사가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으로 넘어가면서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또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 전 청장은 조홍희 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 4국장(현 국세청 법인납세국장)과 함께 태광실업 세무조사의 전모를 알고 있는 인사 중 한 명이다. 천신일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을 풀기 위해서는 그의 소환조사가 필수적이다.

 

검찰도 미국에 체류하고 있는 한 전 청장과 연락을 유지하며 필요에 따라 귀국을 종용할 계획이다. 한 전 청장도 "진상을 규명하는 데 협조하겠다"는 뜻을 검찰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무조사 전모를 파악한 인사는 '한상률-김갑순-조홍희'

 

박연차 게이트 수사의 출발점은 지난해 7월 시작된 태광실업 세무조사였다. 서울국세청 효제별관에 사무실을 둔 조사 4국 3과에서 맡았다. 세무조사는 당시 김갑순 서울국세청장(현 딜로이트코리아 부회장)과 조홍희 조사 4국장의 지휘 아래 이루어졌다.

 

조홍희 국장은 세무조사 결과를 한 전 청장에게 직보했다. 조 국장은 국세청 안에서 '한상률의 오른팔'로 불릴 정도로 한 전 청장과 가깝다. 한 전 청장은 같은해 11월 민정수석실을 거치지 않고 이명박 대통령에게 세무조사 결과를 보고했다. '독대'에 가까운 '직접보고'였다. 당시 이 대통령은 "국세청이 대단하다"고 칭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태광실업 세무조사의 전모를 파악하고 있는 인사는 한상률 전 청장과 김갑순 전 서울국세청장, 조홍희 국장 3명이다.  여기에 한 전 청장으로부터 직접보고를 받은 이명박 대통령이 추가될 수 있다. 

 

국세청은 석달 간의 세무조사를 끝내고 11월 25일 박연차 회장을 탈세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후 주로 권력형 비리사건을 수사해온 대검 중수부가 수사를 착수했고, 12월 12일 박 회장을 전격 구속했다. 

 

 한상률 전 국세청장
한상률 전 국세청장 ⓒ 국세청

문제는 국세청이 박 회장을 고발할 때 검찰에 넘기지 않는 자료들이나 조사내용이 있냐다. 즉 탈세 혐의 외에 포착된 다른 범죄 혐의가 있냐는 것. 대검 중수부가 어제 서울국세청을 상대로 '정밀 압수수색'에 들어간 것도 이와 직결돼 있다. 특히 검찰은 조홍희 국장의 사무실까지 압수수색했으며, 같은 날 조 국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

 

조 국장을 소환조사했다는 점에서 다음 차례는 한 전 총장일 수밖에 없다. 그는 박연차 게이트 수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던 지난 3월 15일 돌연 미국으로 출국했다. 본인은 공부를 하기 위해 미국행을 선택했다고 해명했지만, 민감한 시기에 출국함으로써 의혹을 증폭시켰다. 세무조사의 전모를 파악하고 있는 그가 권력의 압력에 의해 미국으로 출국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터져 나왔다.

 

또 한 전 청장은 지난해 말 '골프회동'을 해명해야 할 처지다. 당시 골프회동에는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의 측근 인사와 이명박 대통령의 동서 등이 참여했다. 참여자들의 면면을 볼 때 세무조사 무마와 관련된 로비가 이루어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최근 박연차 회장과 사돈지간인 김정복 전 중부지방국세청장이 세무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동안 2~3명의 국세청 고위간부를 만났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한 전 청장은 이러한 로비정황을 알 만한 위치에 있었다는 점에서 조사결과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검찰 "한 전 청장이 심적으로 많이 힘들어 하고 있다"

 

검찰 주변에서는 한 전 청장의 소환시기를 조율하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검찰측은 "너무 나간 얘기"라고 일축하고 있지만, 연일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의 소환조사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홍만표 수사기획관은 7일 "신분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강제로 들어오게 할 수는 없지만 필요하다면 한 전 청장도 조사할 예정"이라며 "수사팀이 한 전 청장과 관련 의구심이 있거나 필요한 부분은 적절하게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홍 기획관은 "(서울국세청을) 압수수색하기 전에 연락이 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한 전 청장과 직접 통화를 했다"며 "수사대상에 올라서 그런지 심적으로 많이 힘들어 하는 것 같더라"고 전했다.

 

홍 기획관은 이어 "한 전 청장은 '내가 (진실을) 숨길 이유는 없다'고 얘기했는데 이를 '진상을 규명하는 데 협조하겠다'는 취지로 들었다"며 "(국내에) 들어오지 않겠다는 얘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박연차 게이트#한상률#조홍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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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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