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맛있는 먹을거리를 보여주며 먹고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맛있게 먹는 사람한테 묻는다.
"어때요?" "국물이 개운하고요, 속이 확 풀리는 게 아주 맛있는 것 같아요." 어느 '꽃축제'하는 데를 찾아간 프로그램.
"와보니까 어때요?" "생각보다 꽃이 많고, 이런 데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참외따기 '체험'을 하러 간 학생에게 묻는다.
"먹어보니 맛있어요?" "싱싱하고 달아서 굉장히 맛있는 것 같아요." ~것 같아요는 이것도 저것도 아닌 듯한 말이다. 맛이 있는지 없는지는 먹어보면 알 텐데 '맛있는 것 같아요'라니. 그럼 맛이 있는 듯도 하고 없는 듯도 하단 말인가? 먹기 앞서 "맛있을 것 같아요"하면 모르지만, 먹고난 뒤에 "맛있는 것 같아요"는 맛이 있긴 있되 그다지 먹고 싶지 않다는 뜻으로 들린다.
꽃구경 간 일도 잘한 건지 못한 건지 스스로가 잘 알 텐데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란 대답이란. 요즘 이 '~것 같아요'라는 말을 너무 자주 쓴다. 이 말이 쓰일 자리는 틀림없이 있겠지만 요새는 아무데나 '~것 같아요'를 갖다 댄다. 보고 느낀 그대로를 말하는데 어림짐작처럼 할 까닭은 없다.
"밥이 참 맛있네요." 하고 "밥이 맛있는 것 같네요." 하고는 다르다. "얼굴이 참 곱네요" 하고 "얼굴이 고운 것 같네요" 하고도 다르다. "오늘 차가 많이 밀리네요."하고 "오늘 차가 많이 밀리는 것 같네요" 하고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