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제3회 장애인 바다낚시 체험대회 단체사진
▲ 바다낚시 제3회 장애인 바다낚시 체험대회 단체사진
ⓒ 김형만

관련사진보기


5월 12일(화) 오전 10시. 인천광역시 옹진군 영흥면 용담바다낚시터에서 장애인들의 바다낚시체험대회가 열렸다. (사)인천광역시곰두리봉사회가 주관하고, 옹진군 영흥수협 용담어촌계에서 후원한 이번 행사는 시각장애, 지체장애인을 포함한 300여 명이 참여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인천광역시곰두리봉사회는 1988년 서울 장애인 올림픽대회 때 곰두리차량봉사대 장애인 자가 운전자를 중심으로 출발해 순수봉사단체로 운영되어 오다가 2007년 행정자치부허가 8호 (사)인천광역시 곰두리 봉사회로 새 출발하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며 소외된 계층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봉사를 실천하고 있으며, 모든 국민과 호흡하며 풍요롭고 아름다운 사회를 만드는 일에 앞장서고 있는 단체이다.

낚시체험행사 참가자 식사 준비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 곰두리 봉사회 낚시체험행사 참가자 식사 준비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 김형만

관련사진보기


이날도 곰두리 봉사회 회원들은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의 수족이 되어 궂은 일 마다하지 않고 구슬땀 흘렸고,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참가자를 돕기 위해 달려온 '황금빛봉사단' 회원들도 시각장애인들이 불편함 없이 낚시와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세심한 도움을 주었다.

곰두리봉사회 위계수회장은 장애인바다낚시체험대회는 2007년 1회를 시작으로 매년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고 했으며, 이제는 중요한 연중행사의 하나로 자리 잡혀 장애인들의 체력향상과 장애인, 비장애인들의 단합과 화합을 이끌어 내고 있고, 장애인 생활체육 낚시문화에대한 사회인식의 변화와 더불어 장애인의 건전한 여가활동으로 정착하여 재활의식 고취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대어 낚으세요!
▲ 바다낚시 대어 낚으세요!
ⓒ 김형만

관련사진보기


'아침까지 내린 비로 행사에 지장이 있을까 걱정했는데 이곳에 오니 비도 그치고, 바람도 자고 오늘 낚시하기 참 좋은 날씨입니다. 하늘이 우리 편인가 봅니다, 여러분 고기 많이 잡으시고, 오늘하루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시작을 알리는 힘찬 메시지와 함께 300여명의 장애인들의 낚시체험대회가 시작되었다.

대어상과 다어상에 도전하세요!

'삭막한 도시에만 있다가 바다에 나오니 공기도 좋고, 기분도 좋아 오늘 고기 많이 잡을 것 같네요' 수면위에 떠있는 찌를 바라보며 나지막이 말을 건네는 참가자의 얼굴엔 대어를 꼭 잡겠다는 의지가 넘쳤다.

또한 처음 낚시대회에 참석한 김모씨는 '세상이 변해 우리 같은 장애인 보는 시각이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사회는 차가워요. 우리같이 몸 불편한 사람 낚시터가면 사람들 눈빛에 주눅 들어 제대로 낚시도 못하고 눈치만 보다 그냥 오는데, 이 행사를 통해 마음껏 낚시를 즐길 수 있어 좋습니다'라고 하며 주최 측에 고맙고, 다음 대회 때도 꼭 참석하겠다고 했다.

좀 불편해 보이지만 그래도 폼 나지요.
▲ 바다낚시 좀 불편해 보이지만 그래도 폼 나지요.
ⓒ 김형만

관련사진보기


대어를 낚기 위해 던지는 찌가 마음대로 날아가지 않아 답답해하는 분들도 있었다. 경험이 부족한 탓도 있지만 불편한 몸과 불안정한 자세, 휠체어 앉아 던지는 찌가 제대로 날아갈리 없다.

옆 사람 낚시 줄 위로 넘어가 줄이 엉키기 일쑤다. 미안한 마음에 엉킨 낚시줄을 풀기 위해 낚싯대를 잡아당기면 줄이 엉킨 줄 모르는 옆 사람, 찌가 물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물고기 잡은 줄 알고 힘차게 줄을 감아보지만 이내 '내가 줄을 걸었어!'하는 말에 아쉬워하면서도 서로 도우며 낚싯줄 푸는 모습을 통해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몸으로 느껴지는 감각을 통해 대어를 잡으련다.
▲ 바다낚시 몸으로 느껴지는 감각을 통해 대어를 잡으련다.
ⓒ 김형만

관련사진보기


시각장애인들의 낚시 법은 독특했다. 물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찌는 볼 수 없어도 줄을 통해 느껴지는 진동으로 물고기를 잡기위해 정신을 집중했고 표정 또한 진지하기만 했다. 앞은 볼 수 없지만 낚시 던지는 실력은 아주 좋았고, 왕초보 낚시꾼은 봉사자의 도움을 받아 낚시를 즐겼다.

참돔을 잡았습니다. "48cm" 이정도면 대어상은 나의 것?
▲ 참돔 참돔을 잡았습니다. "48cm" 이정도면 대어상은 나의 것?
ⓒ 김형만

관련사진보기


조황은 수온의 변화로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여기저기서 '잡았다'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고, 잡은 고기의 크기를 체크하기 위해 다니는 진행원들의 발걸음이 바빠졌다. 주로 올라오는 고기는 '감성돔, 참돔'류가 올라오고 있었다.

잘 잡는 참가자가 있는 반면, 조그마한 움직임도 없는 찌만 뚫어지게 바라보는 참가자도 있다. 남이 열심히 잡아 올리는 모습에 부러운 듯 쳐다보기만 할 뿐 잡히지 않는 고기 때문에 속만 타들어가고 '아~ 물고기 풀어!' 소리 한 번 질러보지만 물고기는 입질도 하지 않는다.

'이정도면 일등입니까?' 48cm의 참돔을 잡아들고 흐뭇해하며 진행원에게 물어본다. '아쉽지만 현재 2등이십니다. 반대편분이 48.5cm를 잡으셨습니다.' '아~ 조금 더 당겨야 했네…….' 못내 아쉬워하지만 만족한 손맛을 보았다고 자랑했다.

이 녀석이 48.5cm 대어지요*^^* 부럽죠!
▲ 참돔 이 녀석이 48.5cm 대어지요*^^* 부럽죠!
ⓒ 김형만

관련사진보기


시간은 시합종료시간을 향해 다다르고 있었고, 조황이 좋지 못하다는 점을 볼 때 48.5cm를 능가하는 대어를 잡기는 힘들 것 같았다. 일부 참가자들은 대어상은 놓친다 하더라도 '다어상'이라도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끝까지 최선을 다 했고, 참석한 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말하면서도 못내 아쉬워 찌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분들의 마지막 도전이 계속되었다.

승부를 떠나 모두가 한 데 어울려 즐겁고 유익한 하루를 보내는 것에 목적이 있다고 말한 위계수회장의 말처럼 장애인와 비장애인이 하나가되어 서로의 사랑과 우애를 나누며 '하나'임을 확인하는 소중한 행사였던 것 같다. 앞으로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하나 되는 행사를 통해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인식의 변화를 통해 장애인들이 겪는 불편함, 어려움 등이 해소되어 사회를 구성하는 구성원으로서 당당하고 힘차게 살아갔으면 좋겠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뉴스,신문고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영흥도, #용담리낚시터, #곰두리봉사회, #장애인바다낚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따뜻한 사회, 따뜻한 사람, 따뜻한 이야기를 통해 세상사는 즐거움을 나누고 싶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