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전후 진주지역에서 억울한 죽임을 당한 1200여명의 영혼을 위로하는 첫 위령제가 59년만에 열렸다. '민간인 학살사건 진주유족회'(회장 김태근)는 15일 오후 옛 진주시청 마당(진주청소년수련관 광장)에서 "진주 민간인 피학살 59주기 제1회 합동위령제"를 열었다.
이날 위령제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아래 진실화해위)와 진주시, 진주시의회 등이 후원했다. 이날 유족 등 300여명은 위령제에 앞서 만장을 들고 진주시가지를 돌며 선전전을 벌였다.
이들은 "영령들이여 편히 쉬소서"라거나 "내 남편을 달라", "내 형제를 달라", "억울한 죽음, 영령들은 통곡한다" 등을 글귀를 적은 만장 100여개와 피켓을 들고 참석했다.
이어 합동위령제는 원불교와 불교 의식으로 거행되었다. 위령제․추모식은 개제 선언에 이어 헌작과 천도독경, 창혼독경, 추모가, 묵념, 추모사, 추모시 낭송, 진혼굿, 헌화 등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위령제가 진행되는 동안 제관뿐만 아니라 유족들도 고개를 숙이거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김태근 회장을 비롯한 유족들은 "내 아버지가 억울하게 죽었는 말조차 못했다"거나 "유복자로 태어난 아이들이 지금은 60, 70대가 되었다", "나는 어릴 때 다른 집 아이들도 원래 아버지가 없는 줄 알았다"고 말해 숙연한 분위기를 만들기도 했다.
이날 합동위령제가 열린 것인 지난 3월 진실화해위가 국가의 공식 사과와 위령제 지원을 권고했기 때문이다. 진실화해위는 "진주형무소에서는 1950년 7월 중순부터 하순까지 최소 1200여 명의 재소자와 국민보도연맹원들이 진주지구 CIC(육군 특무부대)와 헌병대 그리고 진주경찰서 경찰들에 의해 집단 살해되었으며 이번 조사를 통해 신원이 확인된 사람은 70명이다"고 밝혔다.
희생자들은 진주 명석면 우수리 갓골과 콩밭골, 관지리 화령골과 닭족골, 용산리 용산치, 문산읍 상문리 진성고개, 마산 진전면 여양리 산태골에서 집단 총살당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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