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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에서 비롯된 족벌언론, 지네발 식으로 모든 것을 삼키려 하는 대기업, 그리고 이들의 야욕에 결탁한 보수 정치권, 보수진영과 손잡은 종교단체 등 음울한 현 시대의 풍경을 진단한 책이 눈길을 끈다. 김병윤 두레경영연구소 대표이사가 펴낸 < 대한민국 판도라상자를 열다 >(두레출판, 2009년 5월)은 대한민국 보수집단과 보수언론의 야욕을 적난하게 파헤치고 있다.

 

저자는 책을 통해 "보수집단에 의해 조장되는 사대주의 사상의 심화 및 중산계층의 몰락으로 우리의 전통과 도덕성이 급속도로 무너지고 있다"면서 "친일이라는 추악한 과거를 지닌 세력이 보수라는 탈을 쓴 채 막강한 혼맥(婚脈)을 형성하더니, 급기야 국민들의 언론 자유, 표현의 자유 및 알 권리를 앗아가려는 언론 관련법 개정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 "그들은 대공황에 버금가는 세계 경제위기의 상황에서도 중산계층의 거대한 붕괴를 외면하고 있다"면서 "현 상황을 마치 민주주의가 발전하기 위해 겪어야 하는 통과의례인 것처럼 포장하며 민주주의의 근간을 희롱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친일신문으로 행세하다가 이제는 보수신문으로 탈바꿈한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가장 유력한 언론매체로 성장했다. 이들은 중앙일보를 포함하여 조・중・동이라는 족벌신문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방송매체까지 장악하려는 음모에 착수했다"면서 "그리하여 보수정권 창출의 일등공신이라는 미명하에, 정치권력의 힘을 빌려 자신들의 계획을 실행에 옮기려고 막바지 안간힘을 쏟고 있다"고 피력했다.

 

이 책은 우리 일부 종교단체의 맹목적인 보수화 현상에 대해서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종교단체들 가운데에서는, 보수진영과 손잡는 것이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도움 된다는 판단 아래, 현 정부를 맹목적으로 후원하는 것이 공공연하게 인정되고 있다. 이들 또한 국론을 분열시키기 위해, 지역감정 및 빈부 간의 갈등을 부추기는 데 앞장서고 있다. 종교단체나, 이들의 힘을 빌리려는 사람들이 가진 심각한 문제는, 자신들의 그릇된 행위를 신의 이름으로 정당화한 나머지 죄의식을 느끼지 못할 뿐더러 다른 사람들과의 타협도 철저하게 부인한다는 점이다. 일부 종교계의 심각한 정치편향적인 행위에 대해서는, 어느 철학자의 '신은 죽었다'는 말보다 '신은 시해당했다'라는 표현이 더욱 설득력 있다고 생각한다." - 본문 '보수와 언론의 역학' 중에서-

 

한국 보수정권의 언론장악 음모를 5공의 땡전 뉴스에 비유하기도 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에 이른바 땡전(全) 뉴스가 유행했듯이, 앞으로 우리는 땡일(日), 땡이(李), 땡재(財) 및 땡미(美) 뉴스를 실컷 보게 될 것이고, 북한방송의 아나운서가 김정일을 찬양하는 식의 논조마저 접하게 될 수도 있다. 최근 대통령께서 자주 텔레비전에 모습을 보이던데, 이것도 방송매체의 경영진이 미래를 내다보고 그런 배려를 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 본문 '한국 보수의 참모습' 중에서 -

 

저자는 "보수집단은 언론 매체까지 모조리 틀어쥐어 언론의 자유마저 질식시키려 한다"면서 " 아울러 세계 경제위기 속에서 중산층은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고, 빈부 간의 격차는 더욱더 벌어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보수진영의 판도라 상자 속에는 '희망' 마지막으로 남아 있다"고 밝혔다.

 

이 책 1장은 대한민국 보수집단의 정체를 밝혀낸다. 제2차 세계대전 후에 나치 부역자들을 과감히 청산했던 유럽 국가들과 달리, 일본에서는 전범들이,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친일파들이 득세하게 됐다. 이들은 우리 역사를 왜곡하고, 우리 민족정신을 훼손시키며, 친미・친일의 사대주의를 숭배한다. 저자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친일파 명단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2장은 언론 관련법 개정 시도에 우려를 표명한다. 족벌언론과 대기업, 고위 권력자들은 자기들끼리 어지러운 혼맥(婚脈)을 맺어 튼튼한 아성을 구축했는데, '족벌언론으로 연결된 혼맥도'(105쪽)는 일목요연하게 이들의 혼맥 관계를 보여준다. 나아가 이들은 방송매체까지 틀어쥠으로써 언론매체를 모조리 틀어쥐려 한다. 막대한 광고비와 자금줄로 언론매체들을 쥐고 흔드는 대기업의 야욕까지 겹쳐, 이제 대한민국의 언론 자유는 풍전등화의 위험에 처해 있다.

 

3장은 보수세력의 장단에 놀아나는 우리 사회의 이런저런 실태들이 요지경처럼 펼쳐진다. 이념이나 지역, 종교에 따라 편 가르기가 판을 치고, 평준화 교육 이면에서는 특권층을 위한 중・고등학교가 새로운 학벌을 만들어 가며, 정치판은 기본 도덕성이 무너진 가운데 아수라장이 돼간다.

 

4장은 세계 경제위기를 맞아 정부가 내놓은 경제정책의 문제점들을 비판하고, 거기에 대한 식견 있는 대안들을 제시하고 있다.

 

5장은 우리가 가꾸고 지켜 나가야 할 올바른 전통, 바른 이념, 서로 나누는 사회를 향한 비전이 펼쳐진다. 이러한 파노라마 속에서, 때로는 강도 높은 비판의 목소리가, 때로는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가 이 책의 곳곳을 수놓는다. 그리하여 저자는 한국 보수집단의 참모습과 야욕을 통렬하게 파헤치는 한편,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건설적인 방향을 명쾌하게 제시하고 있다.

 

저자 김병윤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와 미국 퍼듀대학 MBA 과정을 졸업했다. 대우조선과 삼성전자에서 20년 이상 근무하며 마케팅과 미주 수출, 상품 기획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 삼성인력개발원에서 국제화 및 외국어 교육팀장을 역임했다. 현재 (주)두레스경영연구소를 설립, 활발한 기업 강연과 컨설팅 및 경영이론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저서로 <삼성 신화 아직 멀었다>, <고르디우스의 매듭>, <나는 삼성에서 이렇게 마케팅했다>, <비즈니스 협상 A to Z>,<정아에게 보내는 서른 장의 편지> 등이 있다.


대한민국 판도라 상자를 열다 - ‘희망’ 권하는 사회를 위하여

김병윤 지음, (주)두레스경영연구소(DULES)(2009)


태그:#김병윤, #보수진영 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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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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