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히 억울하다."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과 관련, 이번 주 검찰 소환조사를 앞두고 있는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이 '억울하다'는 심경을 토로했다.
'MB(이명박 대통령) 친구'이자 MB 정권의 숨은 실세로 통하는 천 회장은 18일 발행된 월간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박 전 회장이 지난해 8월 초 '형님, 좀 도와주십시오'라고 부탁해 '알아보자'고 했지만 이와 관련해 박 전 회장에게서 돈을 받거나 실제 로비를 벌인 사실은 없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천 회장의 로비대상으로 의심받고 있는 '대통령 형님'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이나 이종찬 전 청와대 민정수석, 한상률 전 국세청장 등에게 로비한 사실이 없다는 주장이다. 다만, 천 회장은 국세청의 태광실업 세무조사가 진행되고 있던 시기에 김정복 전 중부지방국세청장을 만난 사실은 있다고 말했다.
"내가 잘못되면 친구인 대통령도 모양이 좋은 건 아니다"
천 회장은 태광실업 세무조사가 진행되기 전인 지난해 7월 이종찬 전 민정수석, 김정복 전 청장 등과 함께 '세무조사 무마 대책회의'에 참석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천 회장이 대책회의에 참석한 이후 현 정권 실세나 국세청 고위간부를 접촉해 세무조사 무마 로비에 나섰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천 회장은 태광실업 세무조사가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해 7월 26일부터 30일까지 4박 5일간 이명박 대통령 전용별장에서 이 대통령과 휴가를 보낸 사실이 드러나 눈총을 받고 있다. 이 대통령과 휴가를 보낸 시기가 '세무조사 무마 대책회의'에 참석한 직후여서 세무조사 무마와 관련된 청탁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는 것.
이에 천 회장은 "당시 이 대통령과 휴가를 보낸 것은 사실이지만 박 전 회장의 세무조사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특히 천 회장은 "내가 잘못되면 친구인 (이명박) 대통령도 모양이 좋은 건 아니다"라고 검찰수사의 파장을 우려했다고 <신동아>는 전했다.
한편, 검찰은 '세무조사 무마 대책회의' 3인방 중 김정복 전 청장과 이종찬 전 수석을 소환해 조사했으며, 곧 천 회장을 검찰로 부를 계획이다. 검찰은 ▲ 천신일 회장 일가의 탈세 혐의 ▲ '세무조사 무마 대책회의' 실체 ▲ 국세청 등을 상대로 한 로비 의혹 등을 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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