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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를 타거나 얼굴에 안대를 착용한 학생들이 친구의 도움을 받으며 인천지하철 1호선 갈산역과 부평구청역에서 지하철을 타는 체험을 했다.

 

청천중학교 1학년 21명의 학생들은 장애체험 교육과정의 하나로 지하철을 타기 위해 이동하는 통행로를 따라 역사 내부와 주변에 설치된 편의시설의 실태를 조사했다.

 

휠체어를 탄 학생은 처음에는 재미있어 하더니 어느새 지친 모양이다. 갈산역에서 부평구청역까지는 지하철역 1구간밖에 안 돼 5분이면 충분한 거리다. 하지만 휠체어를 이용해 개찰구까지 내려가고 다시 표를 끊고 플랫폼까지 족히 20분은 더 걸린다.

 

게다가 다시 플랫폼에서 개찰구, 개찰구에서 지상으로 나오기까지 평소 지하철을 탈 때면 10분도 채 안 되는 거리를 무려 30분 넘게 걸려서 도착했다. 휠체어를 타고 계단을 내려가기 위해 휠체어리프트를 기다리는 시간, 다시 개찰구를 통과해 플랫폼에 내려가기까지 시간을 합하니 그렇다.

 

안대를 한 학생도 마찬가지다. 안대를 하고 지팡이를 길잡이 삼아 길을 건너고 지하철을 이용하는 체험을 통해 장애인이 이동하는 데 얼마나 힘들고 불편함이 많은지 온몸으로 느꼈다.

 

체험에 참여한 청천중학교 한 학생은 "처음에는 재미있는데요. 너무 힘들어요. 친구들 중에도 장애인이 있긴 한데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어요"라고 말했다.

 

이번 장애체험 교육은 교육청의 교육복지투자우선지역사업 일환으로 실시됐다. 교육복지투자 우선지역사업은 가정환경이 취약한 저소득 계층 어린이와 청소년의 교육 문화 복지 수준을 높이기 위해 교육청이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역교육청과 학교, 지역의 복지ㆍ화 기관 등이 나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저소득층 가정의 어린이와 청소년의 심리안정과 정서발달을 지원한다.

 

교육을 위탁받은 사단법인 나눔과함께는 이번 사업 프로그램으로 다문화체험과 장애체험, 아토피 치유 등 세 가지를 운영한다. 소수자인 장애인과 다문화가정을 대하는 다수자의 고정관념과 우월의식을 깨뜨리는 것이 시급하다는 생각에서 기획했다.

 

김정국 나눔과함께 사무국장은 "장애체험과 더불어 다문화체험교육도 매우 중요하다. 부평은 산업단지가 많아 외국인노동자 거주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며 "사회통합과 편견을 없애는 과정이 아이들에겐 좋은 교육과정이 된다. 제도적 지원이 지금보다 더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나눔과함께는 저소득층 가정 학생 가운데 아토피 증상을 보이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아토피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김 사무국장은 "최근 연구결과를 보면 사교육 기회가 적고 보건복지 분야 지출이 부담스런 저소득층일수록 아토피 발병률이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며 "이런 사회적 격차에 따른 고통을 지역사회가 나서서 해소하자는 차원에서도 교육복지투자 우선지역사업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북부교육청의 교육복지투자 우선지역사업에는 청천중학교를 비롯해 11개 초등ㆍ중학교와 유치원 5곳이 선정됐고 13개 기관이 공동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교육복지투자사업#북부교육청#나눔과함께#장애체험#청천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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