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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회 한나라당 소속 노영호(안산8) 의원의 동장 폭행사건 파문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같은 당 소속 오정섭(부천7)·한규택(수원6) 의원의 막말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오 의원은 20일 열린 경기도의회 본회의에서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을 상대로 실직자 자녀 무상교육, 초·중·고교 무상급식 등 김 교육감의 공약에 대한 질문 과정에서 '야바위 행위' '양두구육' '혹세무민' 등 비속어와 4자 성어를 섞어가며 공세를 폈다.

 

오 의원은 또 자신의 질문에 대해 김 교육감이 답변을 하려 하자 "교육감 강의 들으러 나온 것 아니다. 기회가 있으면 다음에 서면으로 답변하라"고 잘라버리는 등 고압적이고 오만한 태도를 보여 김 교육감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이 같은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자 누리꾼들과 시민단체 등에서는 지나친 행태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아무개씨는 경기도의회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려 "경기교육을 대표하는 첫 주민직선 교육감에게 '야바위', '후안무치'라는 말을 쓰는 것은 지나치다"고 지적하고 "경기도민으로서 안타깝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오마이뉴스>의 관련 보도 기사에 달린 댓글에도 오 의원의 언행을 비판하는 의견들이 많다. 닉네임 '광교산독수리'는 "도대체 어떤 생각으로 아직도 저런 후진국 행태를 보이느냐"면서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표로 보여 주겠다"고 밝혔다.

 

민진영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은 21일 구두 논평을 통해 "어제는 경기도 교육행정에 관해 질문하는 자리이지, 청문회 자리가 아니었다"면서 "도의원들이 마치 면책특권이 있는 국회의원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고 꼬집었다.

 

민 위원장은 "범죄자에게도 해명의 기회를 주는데, 오정섭 도의원은 경기교육 수장인 김상곤 교육감에게 막말에 가까운 질문도 모자라 해명과 답변의 기회조차 주지 않고 막았다"면서 "도무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민주노동당 경기도당도 논평을 내고 "공격 특명을 받고 본회의장에 들어선 한나라당 도의원의 모습은 눈뜨고 보기 안쓰러울 정도였다"면서 "답변을 듣지 않을 질문이면 차라리 하지 말든지, 의회 벽을 보고 얘기를 하는 게 더 매너 있지 않았겠느냐"고 비꼬았다.

 

또한 "한나라당 도의원들은 교육정책에 대한 단기·중기·장기 추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보인다"면서 "1년 2개월 안에 중·장기 비전까지 마칠 수 있느냐고 따져 묻는 게 과연 도의원으로서 할 수 있는 수준의 말인지 그간 행적이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한규택 의원의 말실수도 논란거리다. 한 의원은 지난 19일 오후 열린 경기도의회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이날 오전 경기도의회 앞에서 노영호 의원 폭행사건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한 시민단체와 진보정당을 거론하며 '같잖은 사람들'이라고 표현했다.

 

당시 한나라당 의원총회 현장에 있었던 일부 기자들에 따르면 한 의원은 이날 신상발언을 통해 "당에서 노영호 의원을 감싸니까 시민단체나 민노당·진보신당 등 같잖은 사람들에게 모욕을 당하고 있는 게 아니냐"면서 노 의원의 윤리위원회 회부를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노동당 경기도당은 20일 논평을 통해 "한규택 의원이 노영호 의원의 동장 폭행사건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한 민주노동당 등 야당과 시민사회진영을 지칭해 '같잖은 인간들'이라고 표현한 것은 도의원의 신분을 망각한 망언"이라고 비판했다.

 

논평은 이어 "민주노동당 경기도당은 이번 폭행사건의 책임자인 노영호 의원과 망언의 당사자인 한규택 의원의 사과를 촉구한다"면서 "이후 의원직에서 사퇴시키는 대응책을 강구하고, 도민들과 함께 반드시 심판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사회단체 쪽도 이를 문제 삼을 태세다. 민진영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은 "한규택 의원의 발언은 유권자를 무시하고, 자질을 의심케 하는 표현이 나닐 수 없다"면서 "시민사회단체들과 논의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 위원장은 또 "경기도의회 한나라당 지도부가 노영호 의원의 동장 폭행사건을 술 먹고 실수한 것으로 치부해 어물쩍 넘기려는 것도 저들의 한계와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 문제도 시민단체 차원에서 논의를 거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의원은 "의원총회 발언 과정에서 적절치 못한 표현을 쓴 것은 인정한다"면서 "하지만 시민단체나 진보정당을 무시하고 폄하할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시민단체와 민주노동당에서 문제를 제기해 오면 유감표명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6일 안산시 대부동 탄도마을 어버이날 기념 경로잔치에서 대부동장을 폭행해 물의를 일으킨 노영호 경기도의원은 사건발생 13일 만인 지난 19일 오후 경기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기도민들에게 사죄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노 의원은 이날 "한나라당 경기도당에서 내린 100시간 사회봉사 징계에 대해서도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말했으나 시민단체와 공무원노조 등의 의원직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지역주민의 지지로 도의원이 된 만큼 더욱 열심히 일하겠다"며 거부 뜻을 밝혔다.


태그:#경기도의회, #오정섭, #한규택, #막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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