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하게 전깃줄을 쇠막대기로 받쳐놓다니… 가뜩이나 전신주 바로 옆에서…."
반가운 단비가 촉촉하게 대지를 적셔주던 21일 도농복합도시인 충남 계룡시의 한 시골마을에 갔다가 위험천만한 장면을 목격했다.
마을의 작은 하천 공사를 하고 있는 인부들의 소행(?)으로 보이는 위험한 장면은 건축할 때 발판을 만드는 데 쓰이는 일명 '아시바 파이프' 두 개를 교차해서 묶은 뒤 그 파이프로 전선을 들어 올려서 땅에 고정시켜 놓았다.
쇠로 된 파이프로 이렇게 설치한 것조차 잘못된 것인데, 가뜩이나 파이프 바로 옆에는 농번기를 맞아 농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양수기까지 설치되어 있어 자칫 양수기를 이용하려는 농민이 감전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있어 보였다.
특히, 농사를 짓는 농민의 대부분이 전기 안전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 안전불감증에 노출되어 있는 노인들이어서 사고의 위험성은 더욱 크게 내재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하천공사를 하고 있는 공사업체는 농민들의 안전은 아랑곳하지 않고 하천공사에 투입되는 포크레인 등의 중장비가 드나들 수 있게 하기 위한 자기 편의 위주의 공사를 하고 있다.
전신주와 전신주 주변의 전선에 쇠붙이를 가까이 대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은 어린아이들도 알 수 있는 상식인데도 불구하고 이들 공사업체는 상식을 무시하고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전력공사에서도 옥외에서 벌어질 수 있는 여러 상황별로 구분해서 옥외 전기안전에 대해서 홍보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지금의 상황과 관련된 건설공사현장과 농어촌에서 전기사용시 주의해야 할 점에 대해서도 강조하고 있다.
건설현장에서는 "피복전력선에 잠깐 접촉될 경우에도 감전되므로 안전하다고 잘못 판단하여 계속 접촉하면 위험하므로 절대로 손이나 쇠붙이로 접촉하면 안됩니다"라고 강조하고 있는데, 이 마을의 공사현장에서는 아예 쇠붙이로 지지대까지 만들어 전선을 받치고 있는 상황이어서 위험요소가 항상 내재되어 있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하루빨리 지지대를 치우고 원상복구시켜놓아야 한다.
또한, 농촌에서 전기사용시에는 "양수기용 전선은 지지대를 세워, 땅에서 충분히 띄워서 설치하여야 합니다. 양수기 취급 및 스위치 조작은 마른손으로 장갑을 끼고 하여야 하며, 위치 이동이 필요할 경우 반드시 전원 스위치를 끈 후에 이동시켜야 합니다"라고 홍보하고 있지만 이 마을의 지금의 상황을 볼 때는 양수기와 관련해 주의를 하기 이전에 양수기와 바로 인접해 설치돼 있는 지지대를 제거하는 게 우선순위일 것이다.
정성껏 키운 모를 논으로 옮겨 심는 바쁜 모내기철이다. 농번기를 맞아 농민들이 단 한건의 안전사고 없이 무사히 넘기길 기대하며, 특히 논에 물이 가장 많이 필요한 이 시기에 양수기를 사용하다가 부주의나 안전불감증으로 인해 감전사고를 당하지 않기를 기원해 본다.
한편, 한국전기안전공사의 전기재해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07년 기준으로 총650건의 감전사고 중 29건이 농어민에게서 발생했으며, 전기기술자가 212건으로 가장 많은 사고건수를 기록, 다음으로는 87건으로 집계된 15세 미만의 어린이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