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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안양역 광장은 조문하기 위해 모여든 시민들로 인해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오후 8시께, 분향소를 마련하고 상주 노릇까지 하고 있는 시민단체 관계자에게 물으니 그동안 얼추 만 명 정도가 분향했다고 한다.

 

분향객들 표정은 하나 같이 침통하다. 간혹, 소리 죽여 흐느끼는 모습도 눈에 띈다. 흰 국화꽃을 들고 소리 없이 흐느끼고 있는 스무 살쯤 돼 보이는 여성에게 "얼마나 슬프세요?" 라고 말을 건넸다. 

 

"처음엔 믿어지지가 않았어요. 언론에서 착각한 줄 알았어요. 그런데 사실이었어요. 어떻게 이런 일이...... 그동안 얼마나 괴로우셨으면 흑흑"

 

안양역 광장을 가득 메운 조문 행렬은 밤 9시가 넘어가도 좀처럼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시민단체 관계자에게 물으니 이대로 가면 오늘 밤 사이 3천명은 더 조문을 마칠 것이라고 한다.

 

조용하고 숙연한 분위기지만  두런두런 거리는 사이로 분노에 찬 목소리도 간혹 들린다. 주로 검찰을, 현 정권을 원망하는 목소리다.

 

"무리한 수사였어, 아주 작심하고 때린 거야, 수천억 먹은 놈도 잘 살고 있는데... 지독한 정권이야, 오죽했으면 바위에서 뛰어 내렸겠어?"

 

 

분향소를 설치한 사람들은 경기중부 노사모와 안양자치연구소, 안양으로 등 시민단체 회원들. 23일 오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는 소식을 접한 후 긴급회의를 열어 분향소 설치를 결정, 당일 오후 9시께 분양소 설치를 완료했다.

 

분향소 설치에 필요한 자금은 회원들 주머니를 털어서 마련했다. 형편이 되는 대로 십시일반 돈을 모아 플래카드를 만들고 국화꽃과 향 등을 구입했다.

 

간혹 조문하러온 시민들이 필요한 물품을 가져오기도 한다. 향을 한 묶음 가져 온 시민도 있고 음료수 한 박스를 건네는 시민도 있다. 안양역 주변 상인들도 마음을 담은 선물을 보냈다. 햄버거 가게에서는 햄버거를, 슈퍼마켓 에서는 빵과 음료수를.

 

곳곳에서 보내온 근조화가 고 노무현 대통령 영정을 호위하듯 늘어 서있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시민단체나 변호사 사무실 등에서 보내온 근조화가 조문객들을 소리 없이 반겨준다. 분향소는 밤새워 향불을 밝힌다. 노사모와 안양지역 시민단체 회원들은 번갈아 가며 분향소를 지킬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안양뉴스 유포터 뉴스


태그:#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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