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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부터 시작한 2009 춘천 마임축제가 이제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깨비들의 활동은 분주하다. 축제에 관한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깨비짱'과 축제 2주 전에 선발된 '깨비'들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은 마임축제의 꽃이라 불린다. 내리쬐는 햇살 아래서도 불평 없이 각자의 임무를 다하고 있는 깨비들을 만나기 위해 그들의 주요무대인 명동, 춘천 인형 극장, 공지천을 찾았다.

 

 춘천 명동. 일본인 관광객들로 가득 찬 명동 거리 한 가운데서 유독 눈에 띄는 사람이 있었다. 이 곳 저 곳을 바쁘게 뛰어다니며 음향 기기들을 맞추고 이벤트를 준비 중인 한 남자. 마임 공연이 진행되기 전 공연 현장 체크를 하는 깨비짱 이유환(24·강원대 전기전자)씨를 만났다.

 

 

 

-2009 춘천 마임 축제에 깨비로 지원한 동기가 궁금하다.

 2008년 마임 축제 내내 공연을 보러 왔었다. 아水라장부터 미친 금요일까지 일주일 동안 정신없이 공연을 쫓아 다녔다. 꿈같은 한 주를 보내고 난 뒤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어떻게든 마임 축제에 참여하고 싶었지만 전문 마이미스트가 아니라 공연을 할 수는 없었고 고민 끝에 2009년 깨비짱으로 지원하게 됐다.

 

-맡은 일은 무엇인가?

 깨비짱으로 인턴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깨비짱은 축제 개막 2개월 전부터 모집돼 축제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을 받는다. 깨비들은 공연·홍보·행정·기술·마케팅·운영·교육 등 총 7개 팀에 파견되며 나는 기술팀에 있다. 기술팀에선 공연 음향 보조, 무대 설치 및 장비 조달을 하며 원활한 공연이 이뤄질 수 있게 기술적 지원을 돕는다.

 

-마임 축제 깨비 활동 중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

 한 편의 공연 준비를 위해 기술팀 깨비들은 하루 종일 공연장을 뛰어 다닌다. 무대 조명부터 음향까지 꼼꼼히 살피고 공연 중 만일의 사태를 항상 대비해야 한다. 공연이 끝날 때까지 노심초사 하며 긴장을 늦출 수 없다. 그러나 공연이 무사히 진행 되고, 밝은 표정의 관람객들을 마주하면 하루의 고생은 씻은 듯 사라진다. 항상 보람을 느끼지만 공연 호응이 좋을 때 특히 더 보람을 느낀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춘천을 기반으로 한 축제인데 깨비 활동을 하며 지켜보면 막상 춘천 시민들의 참여가 부족하다. 오히려 타 지역 분들이 훨씬 많다. 춘천 마임 축제는 이제 전국 10대 축제에 꼽힐 만큼 우리나라에서 큰 축제이다. 지역에 관계없이 많은 사람들이 마임 축제를 즐기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춘천 시민들의 자발적인 축제 참여도가 더 높아졌으면 한다.

 

-마임 축제 200% 즐기는 법이 있다면?

 일단 와서 즐길 것을 추천한다. 망설이고 있다면 더 이상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춘천 마임 축제에 왔으면 한다. 남녀노소 개개인의 취향에 따라 공연 프로그램을 골라서 즐길 수 있고 마임이라는 것 자체가 독특하기 때문에 보는 것만으로도 색다른 경험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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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동을 지나 춘천 인형 극장을 찾았다. 오전 공연을 마치고 다음 날 공연 진행을 준비하는 깨비들의 걸음, 걸음마다 땀방울이 맺혀 있었지만 피곤한 기색 하나 없이 미소 짓는 그들이 있어 뜨거운 햇살마저 청량하게 느껴졌다.

 

 다음은 깨비 정윤재(20·강원대 간호학과)씨와의 일문일답.

 

 

-2009 춘천 마임 축제에 깨비로 지원한 동기가 궁금하다.

 학교 때문에 춘천에 처음 오게 된 것이지만, 춘천마임축제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제대로 공연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2009 마임 축제 소식을 듣고 일정을 알아보던 차 '깨비'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또 지원자를 모집한다는 학교 내의 포스터를 보고 신청하게 되었다. '깨비'라는 특별한 임무도 맡으면서 마임축제도 가장 가까이서 가장 깊이 느껴볼 수 있어 일석이조라는 생각이 들었다.

 

-맡은 일은 무엇인가?

공연팀에서 활동하고 있다. 공연을 위해 차량을 통제하기도 하고 물자를 나르고 간혹 공연과 일정에 문제가 되는 일들을 해결하기도 하며 관객들을 통제하기도 한다. 또한 식당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별동대'라는 운영팀 속의 팀이 있는데 주된 업무는 물품 관리와 운반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가장 궂은일과 힘든 일을 도맡아 하고 있는 수호천사라고 볼 수 있다.

 

-마임 축제 깨비 활동 중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

 개막식 때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 주셨다. 가족 또는 친구들과 함께 즐거워하시고 기뻐하시는 모습들을 볼 때 '아 정말 보람차고 잘한 일이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특히 아이들이 너무 재밌어한다. 공연이나 전시를 보면서 좋아하는 아이들의 미소를 볼 때면 힘들었던 점도 싹 잊게 될 정도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좋아서 한 일이고 그 만큼 만족하고 있기 때문에 특별히 힘들거나 아쉬운 점은 아직까지 없다. 다만 요즘 날씨가 너무 더워 일을 할 때 금방 지치고 서로 예민해져 가끔 언쟁이 있을 때도 있다. 이럴 때는 좀 속상하다.

 

-마임 축제 200% 즐기는 법이 있다면?

 우선 시민 분들이 공연이 어디서 하는 지 확실히 아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작년까지는 고슴도치 섬에서 했지만 이번부터는 공지천, 어린이회관, 안보회관 등에서 공연이 진행된다. 이를 통틀어 '우다마리'로 일컫는다. 하지만 이 '우다마리'를 간혹 고슴도치 섬으로 착각하시는  분들이 있다. 인터넷이나 팜플렛 등을 통해 위치와 날짜를 정확히 알고 오셔서 헛걸음 하시는 일 없이 즐겁게 공연을 관람하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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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은 홍보팀에서 활동하고 있는 깨비 조아라(22.강원대 간호학과)씨와의 일문일답.

 

 

-2009 춘천 마임 축제에 깨비로 지원한 동기가 궁금하다.

 삼수 준비를 하느라 다른 친구들처럼 대학생으로서의 독특한 경험을 해 본적이 없었다. 09학번으로 대학에 입학한 뒤 재미있는 일 없을까 늘 고민을 했다. 그러던 중 같은 과 선배가 대학 생활 동안 해야 할 세 가지 중 깨비 활동을 추천했다. 그리고 주저 없이 깨비짱에 지원했다.

 

-맡은 일은 무엇인가?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일하는 것이 적성에 맞아 홍보팀에 지원했다. 홍보팀 깨비짱으로 마임 축제를 알리기 위해 다양한 방면으로 활동한다. 온/오프라인을 통해 지속적인 홍보를 하고 있다. 특히 블로그를 통해 마임 축제 현장을 전하고 오프라인의 경우 독특한 거리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마임 축제 깨비 활동 중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

축제 진행을 하다 보면 한국인뿐만 아니라 많은 외국인들도 공연장에서 볼 수 있다. 홍보팀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깨비들의 꾸준한 홍보를 통해 마임 축제가 널리 알려지고 있음에 보탬이 됐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어 행복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어떤 활동을 하든 간에 하는 사람만 열심히 한다는 게 좀 아쉽다. 날씨가 더워지다 보니 서로 짜증을 내고 얼굴 붉히는 일도 생기게 되는데 마임 축제 마지막 날까지 서로 이해하며 잘 마무리 했으면 좋겠다.

 

-마임 축제 200% 즐기는 법이 있다면?

인터넷을 활용하면 공연에 대한 사전 정보를 풍부하게 얻을 수 있다. 여기저기에서 소규모 공연도 많이 계획되어 있으니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마임 축제 공식 홈페이지에서 공연 시간표를 확인하고 스케쥴을 미리 짜서 방문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춘천은 버스 노선이 많지 않으니 공연장까지 교통편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매년 마임축제가 즐거운 이유 중 하나는 숨은 깨비들의 노력 때문이 아닐까. 마임과 함께 열정으로 뛰어다니는 그들 덕분에 오늘도 마임은 우리들 앞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앞으로도 그들의 활동을 기대 해 본다.

 

 한편 31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축제는 국민장으로 선포된 이후의 모든 야외 공연과 축제성 프로그램을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일부 취소․연기 했다. 29일 노 前대통령의 영결식 날 예정되어 있던 거리 공연과 '미친 금요일'은 전면 취소됐다. 국민장이 끝난 30일, 31일 양일간 '도깨비 난장'을 비롯한 우다마리 난장은 계획대로 진행되어 행사를 마무리 짓게 된다.


태그:#춘천마임축제, #춘천, #깨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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