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우는 호텔리어이자, 세 차례의 개인전과 여러 단체전에 참여한 사진가이기도 하다. 그는 자신의 삶의 터전인 호텔을 표현대상으로 삼고 있는데, 첫 번째 개인전과 두 번째 개인전에서는 호텔내부의 여러 모습과 소품들을 조형적으로 표현한 흑백사진을 발표하였고, 이번에 개최한 세 번째 개인전에서는 호텔 내부에 있는 창을 통해서 바라본 다양한 풍경을 웅장하고 무게감 있게 혹은 감각적인 시각으로 표현한 최종 결과물을 전시하였다.
창은 여러 의미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표현대상이므로 많은 사진가들이 표현대상으로 삼았는데, 그 중에서도 1980년대 대표적인 사진가 중에 한 사람인 존 팔이 찍은 창 사진은 조형적이면서도 세상과 삶을 관조적으로 바라본 결과물로서 높이 평가 받았다. 그것과는 다르게 백승우가 찍은 호텔 창 사진은 자신의 삶의 일부인 호텔내부에서 외부세계와 연결시켜주고 있는 창을 심미적으로 또는 바깥세상을 바라보는 철학적인 사색을 바탕으로 생산한 사유적인 결과물이다.
이번에 작가가 발표한 작품들은 다채로운 창의 외형과 다양한 풍경이 작품의 내부구조를 이루고 있는데, 작가는 창의 구조와 그 너머에 존재하는 또 다른 풍경이 효과적으로 상호의미작용 할 수 있도록 카메라워크를 구사하여 작품의 완성도를 보장 해주고 있다.
창을 중심으로 창의 안과 밖의 풍경이 유효적절하게 어우러져서 작품의 외형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그 너머에는 표현대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철학적인 사색과 미감이 존재하여 작품의 외피를 제어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이다.
예술작품이 그 존재의 당위성을 확보하고 생명력을 가지려면 예술가의 삶을 반영하여야 하고 예술가의 행위가 삶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져야 그 독자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러한 맥락에서 이번에 백승우가 보여주는 창 사진은 생명력이 느껴지고 존재의 당위성을 확보하는데 성공 한 것이다. 그래서 이번 전시회를 관람하는 이들은 작가의 세계관과 미적인 주관을 깊이 있게 만나는 기회를 체험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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