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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두고 많은 말들이 있었다. 워낙 큰 사건이었는지 태평양 건너 미국 LA에서도 소식이 전해졌다. 소식을 전한 사람은 LA온누리교회 담임 유진소 목사이다.

유진소 목사는 지난 5월 27일 자기 교회 홈페이지에 정말 한국을 위해서 기도해야합니다라는 칼럼에서 "한 나라의 대통령을 지낸 사람이 자신의 내면과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극단적인 행동을 했다는 것이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노 전 대통령의 선택을 "함량이 미달되는 미성숙한 행동"으로 규정했다

유 목사는 퇴근 길에 노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았는데 "자살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저의 충격은 또 다른 방향으로 커져 갔다"면서 "오죽하면 자살을 했겠는가 생각을 하면서도 한 나라의 대통령을 지낸 사람이 그렇게 자신의 내면과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극단적인 행동을 했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가지 않았다"고 했다.

여기서 고백하지만 나 역시 목사로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택한 죽음의 방식 자체는 납득하기 힘들다. 하지만 그가 남긴 민주주의와 인권, 남북화해라는 유산을 존중하면서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그리고 반드시 그가 남기고 간 엄청난 유산을 우리는 반드시 지켜나가야 한다.

그런데 유 목사 글 중에 "혹시 우리가 모르는 정말 엄청난 비리가 있어서 그것이 곧 터져 나올까봐 그런 것일까 하는 생각도 해보면서 만일 그렇다면 그것도 문제"라는 내용에는 충격을 받았다. '혹시'라는 말을 전제했지만 왜 멀리 LA에 사는 목사가 엄청난 비리 가능성을 언급했을까? 어떤 신문들과 세력들이 한 번씩 언급했던 말이 진실을 전달하는 목사님 글에서 나왔다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었다.

유 목사는 이어 우리나라 언론과 누리꾼들 반응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그분의 행위는 절대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또 영웅적인 것이 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어떻게 해도 부끄러움이고 안타까움이라" 했다.

그러면서 "인격이라는 것을 책임감과 포용력이라고 한다면, 그래서 인격의 아주 중요한 부분이 인내와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라고 한다면 노무현 대통령의 행동은 그 어느 것에도 함량이 미달되는 미성숙한 행동이었기 때문이라" 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나 역시 죽음을 택한 방식 자체는 납득하기 힘들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 행동 자체를 함량 미달과 미성숙한 행동으로 비판한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 자살을 하는 모든 이들이 함량 미달이거나 미성숙한 사람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가 자살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음혹하고, 엄청난 압박에 대한 정확한 판단도 하지 않고 무조건 비난하는 것은 올바른 가르침이 아니다. 자살이 문제라면 자살을 선택하게 만든 이들도 같은 책임을 져야 한다.

유 목사 말처럼 "자살은 어떤 경우에도 미화될 수도 없고, 권장될 수도 없다." 하지만 목사라면 자살하는 이를 먼저 정죄하기 전에 그들이 겪는 고통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해결해주어야 한다. 지난해 연예인들이 자살을 했다. 그들 중에 교회를 다닌 이들이 있었다. 과연 목사와 교회는 그들이 죽음을 택하기 전까지 무엇을 했을까? 자살을 무조건 정죄할 수 없는 일이 지금 한국교회 안에서 일어나고 있다. 가장 큰 책임은 목사들에게 있다.

그리고 유 목사는 "정말 한국을 위한 기도가 절로 나온다"면서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신앙인이라면 꼭 한국 사회를 위하여 기도해주십시오. 정말 건강한 생명력이 흘러넘치는 사회가 되고 성숙하고 아름다운 사람들이 더 많은 그런 사회가 되도록" 기도하자고 했다.

당연히 목사는 이런 상황에서 기도해야 한다. 기도할 것은 장로 대통령을 위해서 기도해야 한다. 성경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라를 이끌어가는 것을 보면서 가슴을 찟는 마음으로 기도해야 한다. 건강한 생명력을 잃어버리게 한 장로 대통령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 장로가 가난한 자와 소외된 이들을 전혀 돌보지 않고, 부자와 강자를 위한 정책만 쏟아내는 것을 보면서 가슴을 찟는 기도가 필요하다.

다음은  LA온누리교회 유진소 목사 칼럼 전문이다.

정말 한국을 위해 기도할 때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살을 했습니다. 퇴근하는 길에 라디오 뉴스를 들으면서 정말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처음에는 자살인지 사고사인지 몰라서 어리둥절하다가 이내 자살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저의 충격은 또 다른 방향으로 커져 갔습니다.  

오죽하면 자살을 했겠는가 생각을 하면서도 한 나라의 대통령을 지낸 사람이 그렇게 자신의 내면과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극단적인 행동을 했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가지 않았습니다. 혹시 우리가 모르는 정말 엄청난 비리가 있어서 그것이 곧 터져 나올까봐 그런 것일까 하는 생각도 해보면서 만일 그렇다면 그것도 문제이고, 그렇지 않고 현재의 상황 때문이었다면 그 무책임한 감상 때문에 그것도 역시 문제일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마음 그 자체였습니다.

그런데 더 충격적인 것은 그 죽음에 대한 한국의 언론들이나 네티즌들, 그리고 국민들의 반응입니다. 물론 노무현 대통령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도 있으니 그의 죽음에 대하여 좀 더 슬퍼하고 안타까워하는 사람이 있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그러나 그분의 행위는 절대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또 영웅적인 것이 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어떻게 해도 부끄러움이고 안타까움입니다.

인격이라는 것을 책임감과 포용력이라고 한다면, 그래서 인격의 아주 중요한 부분이 인내와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라고 한다면 노무현 대통령의 행동은 그 어느 것에도 함량이 미달되는 미성숙한 행동이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한국 사회 전체에 너무나 나쁜 영향을 남긴 것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자살은 어떤 경우에도 미화될 수도 없고, 권장될 수도 없는 안타까운 일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정말 한국을 위한 기도가 절로 나옵니다. 아무리 미국에 와서 이민 목회를 해도 한국 사람은 한국 사람인지라 미국보다는 한국에 더 관심이 많은 저는 늘 한국을 위해 먼저 기도해왔지만, 이번에는 정말 여러 가지 복잡한 마음과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기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말 한국 사회는 너무 심각하게 나뉘어져있고 쏠려 있고 병들어 있습니다. 물론 조용하게 지켜보는 다수가 있다고 하지만, 그래도 나타나는 현상은 너무 심각합니다.

이렇게 글을 쓰고 나면 저에 대하여도 혹시 언어 테러에 해당하는 그런 댓글이 있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그냥 이 상황에서 혼자말로, 혹은 개인적으로 잡담하듯이 말하고 마는 것은 너무나 무책임한 것 같아서 이 글을 씁니다.

정말 한국을 위해서 기도해야 합니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신앙인이라면 꼭 한국 사회를 위하여 기도해주십시오. 정말 건강한 생명력이 흘러넘치는 사회가 되고 성숙하고 아름다운 사람들이 더 많은 그런 사회가 되도록 말입니다.



태그:#유진소, #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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