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 가져가 먹어라."
미안해 몬네몬네 하고 있는데 다시 친구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계속 마다했더니, 아내 전화가 울렸습니다.
"친한 사람에게는 그냥 주고, 다른 사람에게는 파는 거라나 봐요. 어쩌죠?"
"사 먹어야죠. 그런데 감자가 필요해요."
"요즘 나오는 햇감자라 삶으면 파글파글 맛있어요."
"그럼 알아서 해요."
오지랖 넓은 아내와 사는 재미? "그렇지 뭐"
어제 밤 아내는 뜬금없는 소릴 던졌습니다.
"오지랖 넓은 아내와 사는 재미가 어때요?"
"그렇지 뭐."
오지랖 넓은 건 진작 알았습니다. 부창부수지요. 그런데도 무슨 일일까 싶었지요.
"아는 사람한테 감자 사먹어라고 몇 군데 전화했더니 스무 집이나 산다대요. 감자 스무 박스를 가져오기로 했는데 그거 배달해야 해요. 박스에 15,000이었는데 값이 좀 내렸다고 13,000원 한다나요."
수확한 농산물 알음알음 팔아주는 건 꽤 됐습니다. 싸고 서로 좋은 일이지요.
아이들 간식으로 제격, 햇감자 드세요!
기사 쓰다 보니 간혹 이런 댓글과 메일을 종종 받습니다.
"사고 싶은데 연락처 좀 가르쳐 주세요."
"어느 정도가 필요하니 ○○로 보내 주세요."
하여, 때론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시키기도 합니다. 이럴 때 기사의 위력(?)을 실감하지요. 그러나 대부분은 판매를 하지 않습니다.
조금씩 텃밭에서 가꾼 소량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지인들에게 반 강제적으로 사길 권유하고 맙니다. 필요한 경우에는 아내에게 부탁하면 해결되지요. 이게 오지랖 넓은 아내와 사는 재미지요.
이렇듯 싱거운 소리 하는 건, 햇감자가 나왔다니 한 번 드셔보란 이야깁니다. 아이들 간식으로 제격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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