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외의 고장 경북 성주군이 껍질째 먹는 참외를 활용해 자판기 사업을 추진하려고 하는 가운데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창우 성주군수는 지난 4일 군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2009 성주참외 축제 평가용역 보고회에서 "껍질째 먹는 참외를 자판기에 활용하면, 홍보 효과는 물론 판매 수익까지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과실류를 이용한 자판기는 없어 시도민의 호기심을 이끌어 낼 수 있고 호응도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군 관련 부서는 참외자판기 사업에 대한 자료 수집에 들어갔다. 군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으며, 현재 검토하고 있다"며 "참외 자판기 사업은 장단점이 뚜렷해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참외 자판기 사업은 현실적으로 추진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우선 물량확보가 힘들다. 경상북도 농업기술원 산하 성주과채류시험장에 따르면 올해 첫 출하(3∼4월)된 껍질째 먹는 참외는 석 달 정도 수확했고 금년에는 더는 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자판기 사업보다는 작은 크기의 참외 품종 개발이 우선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껍질째 먹는 참외를 개발한 성주과채류시험장의 신용습(48) 박사는 "참외 자판기도 앞으로 가야 할 방향이기도 하지만, 그 보다는 계란보다 크고 야구공보다 작은 참외 품종 개발을 먼저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농민들도 참외 자판기 사업은 당장 성공하기는 어려워 결국 행정력만 소모될 것이라는 견해다. 김모(초전면, 57)씨는 "참외 자판기를 개발하려면 많은 돈이 필요한데, 과연 예산 확보는 어떻게 할지 궁금하다"며 "만약 자판기를 운영했을 때 팔리지 않은 참외는 무조건 버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서철현 대구대학교 호텔관광학과 교수는 "좋은 생각이긴 한데, 저장성 등 기술적인 부분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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