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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태어나 살면서 수도국산(水道局山)이란 산 이름을 처음 들어봤습니다.

송현배수지와 인천시 문화재자료 제23호인 제수변실을 둘러보고 인근에 자리한 수도국산 달동네박물관(http://www.icdonggu.go.kr/museum/index.asp)을 찾아간 날, 그 이름에서 '수도국산'을 알게 되었는데 그 유래가 참 특이합니다.

수도국산이란 산이 있는 줄도 몰랐다.
 수도국산이란 산이 있는 줄도 몰랐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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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근린공원에서 보이는 송현동, 송림동 일대
 송현근린공원에서 보이는 송현동, 송림동 일대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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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뛰놀고 있다.
 마을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뛰놀고 있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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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수도국산의 이름은 만수산(萬壽山) 또는 송림산(松林山)이었다 합니다. 주변 일대 갯벌이 매립되어 바다가 땅으로 변하고 공장이 지어지고 사람들이 몰려들기 전에는 이 자그마한 언덕은 바닷가의 조용한 소나무 숲이었다 합니다.

그래서 송림산이란 이름도 산언덕에 소나무가 많이 붙여진 이름으로 지금의 송현(松峴, 솔 고개)동, 송림(松林, 소나무 숲)동의 지명도 여기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리고 소나무가 울창한 숲을 베어내고 언덕에 사람들이 정착하고 점점 그 수가 불어나면서 인천 송림동-송현동 달동네의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달동네 아이들
 달동네 아이들
ⓒ 수도국산 달동네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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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철거로 사라져간 달동네
 강제철거로 사라져간 달동네
ⓒ 수도국산 달동네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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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송림산이 수도국산이란 이름으로 바뀌게 된 데에는, 근대 개항기 인천의 역사와 관련이 있습니다. 인천은 본래 우물이 적을 뿐 아니라 수질 또한 나빠 개항 이후 증가한 인구와 선박의 물 확보가 무엇보다 큰 걱정거리였습니다.

이에 제물포항를 통해 침략의 손길을 뻗치던 일제 통감부의 강압에 의해 조선정부는 1906년 탁지부에 수도국을 신설하고, 인천과 노량진을 잇는 상수도 공사를 착수하게 됩니다. 이후 송림산 꼭대기에 수돗물을 담아두는 배수지를 설치하면서 수도국산이란 명칭을 얻게 되었다 합니다.

수도국산 달동네박물관
 수도국산 달동네박물관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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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동 달동네가 사라진 자리에 고층아파트가 서있다.
 송현동 달동네가 사라진 자리에 고층아파트가 서있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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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국산을 관통하는 산업도로와 송현동, 배다리 일대
 수도국산을 관통하는 산업도로와 송현동, 배다리 일대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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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 역사 속에서 수도국산이란 이름을 얻게 된 송림산.

그곳에 수도국산의 옛모습과 실존 인물을 복원해 전시한 달동네박물관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5년 10월 25일 개관한 제1종 근현대생활사 전문박물관으로 1960-70년대 달동네 서민들의 생활상을 테마로 체험중심의 전시물들을 지하 1층과 지상 1층에 전시하고 있다는데, 역사 속에 실존했던 수도국산 달동네 서민들의 평범하고 소박했던 일상과 삶을 박물관의 주요 테마로 삼은 것은 우리나라 박물관 역사에서도 이례적인 일이라 합니다.

사라져가는 달동네 사람들
 사라져가는 달동네 사람들
ⓒ 수도국산 달동네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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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현재는 박물관 내부천정공사로 17일까지 휴관 중입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 아쉽게도 달동네 유래와 역사를 만끽할 수 있는 수도국산 달동네박물관은 둘러볼 수 없었지만, 산꼭대기에서 인천시의 무분별한 구도심 개발과 산업도로건설 등으로 사라져가는 중-동구 일대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수도국산 꼭대기에서 둘러본 아릿한 인천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 전합니다.

소나무가 울창했던 산언덕에 달동네가 있었지만, 이젠 그 자리를 고층아파트가 대신하려 한다.
 소나무가 울창했던 산언덕에 달동네가 있었지만, 이젠 그 자리를 고층아파트가 대신하려 한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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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국산 달동네박물관에서 굽어본 재개발 될 송현동 일대
 수도국산 달동네박물관에서 굽어본 재개발 될 송현동 일대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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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의 구도심개발로 점점 옛집이 사라지고 있다.
 인천시의 구도심개발로 점점 옛집이 사라지고 있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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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수도국산, #달동네박물관, #인천, #구도심개발, #재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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