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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시 금암초등학교 학생들이 대로를 건너 안전하게 등굣길에 오르고 있다. 지난 3년간 금암초 앞 대로변에서는 단 한건의 교통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 아이들의 안전한 등굣길 뒤에는... 계룡시 금암초등학교 학생들이 대로를 건너 안전하게 등굣길에 오르고 있다. 지난 3년간 금암초 앞 대로변에서는 단 한건의 교통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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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아이들 등교시간에 맞춰 함께 등굣길 안전을 지키는 사람이 있다. 개인사업과 단체활동으로 인해 밤늦게까지 일을 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들어오면 녹초가 되기 일쑤인데도 불구하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어린 학생들의 안전지킴이로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고 있는 이 사람.

바로 계룡시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이청환씨(43, 계룡시 금암동)가 그 주인공.

매일 아침 7시반이면 금암초등학교 앞 대로변에 나와 아이들의 안전한 등굣길을 지키고 있는 이청환씨. 건강이 허락되는 한 안전지킴이 임무는 계속된다는 포부를 밝혔다.
▲ 금암초의 안전지킴이 이청환씨. 매일 아침 7시반이면 금암초등학교 앞 대로변에 나와 아이들의 안전한 등굣길을 지키고 있는 이청환씨. 건강이 허락되는 한 안전지킴이 임무는 계속된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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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암초등학교 앞 대로변에 이청환씨가 나타나는 시간은 항상 일정하다. 아침 7시 반. 등교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듬성듬성 보이는데도 그 때부터 이씨의 안전지킴이 임무는 시작된다.

"천천히 건너와. 조심해서. 뛰지 말고..."

한 손으로는 차량을 막아 놓고 다른 한 손으로는 노란깃발을 휘저으며 아이들의 안전한 통행을 유도한다.

특히, 이씨가 지난 3년간 꿋꿋이 지키고 서 있는 그 자리는 유난히 불법 운행하는 차량이 많은 곳으로 종종 사고가 발생하는 구역이어서 각별한 관심을 더 기울여야 사고를 막을 수 있는 곳이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르겠지만 이씨가 아침마다 안전지킴이 노릇을 자청한 이후로 금암초등학교 앞 대로변에서는 단 한건의 등굣길 교통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씨가 처음으로 안전지킴이 활동을 시작한 건 지난 2006년 6월 금암초등학교가 개교하고 나서부터다. 올해로 햇수로는 4년째 매일 출근하다시피하며 아이들의 안전한 등굣길을 지켜왔다.

이씨가 안전지킴이를 자청한 이유도 눈물겹다. 슬하에 초등학교 자식을 둔 부모로서 6년 전 당시 초등학생이던 아들이 등굣길에 교통사고를 당하는 비운을 맞게 된 것. 큰 사고를 당한 아들이 다행히도 불구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그 순간의 기억을 떠올리면 아직도 아찔하단다.

그 이후로 이씨는 등하교를 하는 아이들을 보면 모두가 자식 같은 생각이 들어 매일 아침마다 학교 앞 대로변에서 안전지킴이로서 아이들의 안전한 등굣길을 도울 결심을 했다고 한다.

계룡시가 노인일자리 창출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은빛봉사단도 아이들의 안전한 등굣길을 위한 활동에 합류했다.
▲ 은빛봉사단도 안전지킴이 합류 계룡시가 노인일자리 창출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은빛봉사단도 아이들의 안전한 등굣길을 위한 활동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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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굣길에 아이들이 웃으면서 인사를 건넬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는 이씨는 금암초 개교 당시 혼자여서 어려운 점도 있었는데, 지금은 녹색어머니회와 은빛봉사단에서 나와서 같이 하다보니 힘들다기보다 즐겁게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이씨는 학교 앞을 운행하는 운전자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는데, "아이들은 무작정 신호만 보고 달려오는 경우가 많아 항상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며 "(운전자가) 아무리 급한 일이 있어도 아이들을 내 자식같이 생각하는 마음으로 등하교 시간만큼이라도 신호를 꼭 지키고, 과속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앞으로 건강이 허락하는 한 안전지킴이 활동을 계속하겠다고 다부진 포부를 밝힌 이씨의 다짐과 녹색어머니회 등 단체의 노력이 헛되이 되지 않고, 미래의 꿈나무인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이청환씨는 새마을운동 계룡시지회 소속으로 지역을 위한 봉사활동에도 팔을 걷고 나서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감자수확 후 씨알굵은 감자를 들어보이고 있는 이청환씨(왼쪽). 감자판매 수익금은 불우이웃을 위한 성금으로 기탁됐다.
▲ 봉사활동도 최일선에서 이청환씨는 새마을운동 계룡시지회 소속으로 지역을 위한 봉사활동에도 팔을 걷고 나서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감자수확 후 씨알굵은 감자를 들어보이고 있는 이청환씨(왼쪽). 감자판매 수익금은 불우이웃을 위한 성금으로 기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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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환씨는 지난해 전국 각 지회협의회장 중에서 봉사활동이 가장 두드러진 사람에게 수여되는 새마을중앙회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새마을봉사대상 수상 이청환씨는 지난해 전국 각 지회협의회장 중에서 봉사활동이 가장 두드러진 사람에게 수여되는 새마을중앙회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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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계룡시에서 새마을지도자 계룡시협의회장을 맡아 리더쉽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는 이청환씨는 지난해에 전국 각 지회협의회장 중 봉사활동이 가장 두드러진 사람에게 주어지는 새마을중앙회장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올리기도 했다.

※ 다음은 11일 아이들의 안전한 등굣길을 위해 열심인 이청환씨를 만나 인터뷰를 한 내용이다.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아침 출근시간인지라 많은 차량이 지나다니는 관계로 띄엄띄엄 인터뷰를 시도해 결국은 준비해간 질문을 모두 마칠 수 있었다.

- 안전지킴이 활동은 언제부터 시작하게 되었나?
  금암초등학교가 개교한 이후부터 해 왔으니까 만 3년 됐네요. 날씨하고 상관없이 아이들이 등교하는 날이면 항상 나오고 있어요.

녹색어머니회에서도 아이들의 안전한 등굣길을 위한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 녹색어머니회 녹색어머니회에서도 아이들의 안전한 등굣길을 위한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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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색어머니회, 은빛봉사단에서도 등굣길 안전통제를 하고 있는데 안전지킴이를 자청하게 된 계기가 있나?

개교 당시에는 혼자였고, 조금 지나니까 어머니 한 분이 나와서 둘이 활동을 했었어요. 지금은 단체에서 나와서 많이 참여해주고 있어 아이들의 안전한 등굣길에 더 많은 도움을 주고 있어요. 제가 처음 안전지킴이를 하게 된 계기는 아들이 하나 있는데, 초등학교 다니던 6년전에 등굣길 교통사고를 크게 당한 적이 있었어요. 학부모로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더라구요. 크게 사고를 당해 큰일 날 줄 알았는데 다행히도 완쾌가 되었어요. 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한데, 그 이후부터 등하교를 하는 아이들을 보면 모두가 자식 같은 생각이 들어 안전지킴이를 결심하게 됐죠.

- 안전지킴이를 하면서 가장 보람되었던 일은?
  아무래도 교통사고를 막았던 일이죠. 아이들은 무작정 신호만 보고 뛰어오기 때문에 교통사고에 많이 노출이 되어 있어요. 그러다 보니 가슴 철렁할 때가 많아요. 아직까지 단 한건의 사고가 없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 등하교하는 아이들을 보면 무슨 생각이 드는가?
  다 내 아이같다. 그리고 아이들이 발렌타인데이 같은 날에 지나가며 고맙다고 초콜렛을 건네 준 적도 있었는데, 웃으며 인사하고 등교하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예쁘요.

- 봉사활동을 하는 다른 분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저도 매일 나오지만 힘들 때가 있어요. 그런데 애들 학교 등교시키고, 남편 출근시키느라 아침에 정신없을 텐데 그럼에도 매일같이 나오시는 어머니들을 보면 정말 대단한 거 같아요.

- 안전지킴이는 언제까지 할 계획인가?
  사는 동안 건강이 허락되는 한 계속할 거예요.

-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다면?
  학교 앞을 운행하는 운전자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게 있는데요 아무리 바쁜 일이 있더라도 등하교시간 만큼은 꼭 신호를 지켜주시고, 과속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특히, 애들이 학교 늦었다고 애를 옆에 태우고 급히 차를 운행하는 학부모들도 있는데 모두 우리 아이라고 생각하고 안전운행하길 당부드립니다.

덧붙이는 글 | 유포터, 중도일보에도 송고합니다.



태그:#이청환, #등굣길, #안전지킴이, #녹색어머니회, #은빛봉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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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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