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함께 삽시다!"

 

16일 쌍용자동차 평택 공장 앞에서 파업 노조원 아내들이 공장 진입을 시도한 남편의 동료들에게 외친 말이다. 이 같은 외침은 비단 노조원 아내의 입에서만 터져 나온 것은 아니다. 쌍용차 공장 인근 자영업자들도 "함께 살자"고 소리치고 있다.

 

지난해 11월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임금이 체불되면서 공장 주변 상권에도 본격적인 불황이 찾아왔다. 노동자들의 씀씀이가 줄어들면서 안 그래도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버티지 못하는 가게들이 하나둘 늘어났다.

 

이날 오후 찾은 공장 인근 가게에서는 "먹고 살기 힘들다"는 한숨소리로 가득했다. 쌍용차 후문 인근에서 숯불장어구이 가게를 하는 이철국(가명·49)씨는 "10년 동안 인근에서 가게를 하고 있다, 올해 매출은 작년에 비해 1/4~1/5로 줄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때는 쌍용차에서 단골이 아닌 사람이 없을 정도로 잘 됐지만, 오늘은 오후 5시까지 손님을 한 명도 받지 못했다"며 "계속 손해를 보고 있다, 문을 열고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말했다.

 

쌍용차 정문 앞 상가의 가게 8곳 중 정상적으로 영업을 하는 곳은 2곳에 불과했다. 한 식당에서 서빙을 하는 최현자(가명·46)씨는 "지난달부터 쌍용차가 멈춰서면서 손님이 크게 줄었다"며 "세를 내놓아도 나가지 않는다, 옆집 가게는 쌍용차가 가동하면 다시 온다고 하면서 문을 닫았다"고 밝혔다.

 

쌍용차 공장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위치한 동광아파트 상권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한 주민은 "작년까지만 해도 780여 가구 중에 쌍용차 노동자들이 200가구 이상이었다"면서도 "지금은 집을 팔거나 전세를 주고 아파트를 떠난 사람이 많아, 쌍용차 노동자가 있는 가구가 50곳도 채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동광아파트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병철(가명·62)씨는 "쌍용차 노동자뿐만 아니라 협력 업체 직원들도 많이 방문했는데, 지금은 쌍용차 손님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어 "쌍용차가 하루 빨리 정상화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무조건 노조가 파업을 풀고 나와야 된다는 뜻은 아니라고 김씨는 밝혔다. 그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해고되면 죽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회사는 노조원들과 잘 얘기해 모두가 함께 사는 방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현자씨는 "노조가 오죽하면 저러겠나, 모두 함께 살아야지 않겠느냐"며 "회사는 대화로 문제를 풀어야 문제가 빨리 풀린다"고 말했다.

 

"오늘 모인 정리해고 비대상자들은 쭈뼛쭈뼛 거리며 공장에 진입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회사가 공권력 투입 빌미를 마련하기 위해 이들은 동원했다는 말이 많다. 이런 식으로 해서는 문제가 안 풀린다. 해고자 아내들의 우는 모습을 보니 정말 가슴이 아팠다. 회사는 모두가 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대화를 해야 한다."


태그:#쌍용차 사태, #쌍용차 인근 자영업자, #함께 살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