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쌍용차 정리해고반대 창원가족대책위원회'가 17일 오전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한 노동자의 부인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쌍용차 정리해고반대 창원가족대책위원회'가 17일 오전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한 노동자의 부인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쌍용차 정리해고반대 창원가족대책위원회'가 17일 오전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남편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는 한 노동자의 부인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쌍용차 정리해고반대 창원가족대책위원회'가 17일 오전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남편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는 한 노동자의 부인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기자회견 오면서 절대 울지 말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눈물이 나네요. 앞으로 울지 않고 싸울 겁니다."

쌍용자동차 창원공장 노동자 가족들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쌍용차 정리해고 반대 창원가족대책위'는 17일 오전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평택공장 노동자 가족들은 지난 4월 20일 '가족대책위'를 결성했지만, 창원공장 노동자 가족들은 지난 14일과 16일 민주노동당 경남도당과 경남여성연대의 주선으로 모임을 열고 대책위를 결성했다.

'쌍용차 정리해고반대 창원가족대책위원회'가 17일 오전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쌍용차 정리해고반대 창원가족대책위원회'가 17일 오전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쌍용차 사측은 창원공장에 대해 100명의 희망퇴직자와 130여 명의 정리해고를 발표했다. 정리해고의 칼바람을 피한 노동자들은 창원공장에 출근하고 있다. 하지만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차지부 창원지회 간부와 정리해고 대상 노동자들은 한 달 전부터 평택공장에 올라가 파업투쟁을 벌이고 있다.

창원공장 노동자 가족들도 요즘 생활이 어렵다. 정리해고 대상자를 남편으로 둔 손아무개(34)씨는 "생활이 말이 아니다, 지금까지 마이너스통장으로 버텨왔는데 앞으로는 카드 대출을 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창원공장 노동자들은 지난해 12월부터 월급이 제대로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 1월부터 기본급의 50%가 나오거나 기본급의 10%가 나온 적이 있었고, 그것조차 나오지 않았던 때가 있었다.

손씨는 "다 어렵다"면서 "노모를 모시고 사는데 매일 불안해 하시고, 뉴스도 제대로 못 본다"고 말했다. 또 "남편은 한 달가량 평택공장에 올라가 있는데, 하루 한 번 정도 전화통화만 하고 있을 뿐"이라며 "사측에서 진입을 기도했던 어제(16일)는 정말 불안했다"고 덧붙였다.

창원가족대책위는 이날 "한솥밥 먹은 노동자들을 이간질시키고 죽음으로 내모는 정부와 법정관리인의 반인륜적인 행태를 규탄한다"는 제목의 기자회견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전쟁터 같은 평택공장으로 남편을 보내고 하루하루 살얼음을 걷듯 불안한 마음을 움켜쥐고 견디며 살아가는 쌍용차 창원지회 가족들이다"면서 "그동안 회사의 일방적인 정리해고에 맞서 가족을 남겨둔 채 평택으로 가서 투쟁하고 있는 남편을 지켜보면서 안타까워만 하고, 멀리서 지켜보고 평화적인 해결만 간절히 바라며 기다렸다"고 밝혔다.

'쌍용차 정리해고반대 창원가족대책위원회'가 17일 오전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쌍용차 정리해고반대 창원가족대책위원회'가 17일 오전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의 책임은 누구보다도 정부에 있다. 상하이 자본으로 매각을 허락한 것도 정부이며, 상하이 자본으로 매각한 이후 투기 자본에 대한 감시를 전혀 하지 않았던 것도 분명한 정부 책임이다. 특히 최근 벌어지고 있는 노동자 간의 갈등을 유발하는 행위에 대해, 이유일·박영태 법정관리인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물어 처벌해야 한다. 지금 쌍용차에 투입되어야 할 것은 공권력이 아니라 공적 자금이다.

이명박 정부는 4대강 정비사업 정부예산 투여비용이 초기 22조 원이 잡혔고, 추가로 6조 원이라는 예산을 편성하여 지원한다고 한다. 4대강 정비사업에 투여할 금액 중 1조 원만이라도 쌍용차에 공적자금으로 투입한다면 쌍용차 공기업화는 가능하다. 그러면 쌍용차 노동자들은 정규직, 비정규직, 부품사 노동자들과 그 가족 모두 함께 살 수 있다."

창원가족대책위는 "더 이상의 비극적 참사를 바라지 않는다"면서 "상황이 너무 절박하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너무나 짧다, 하지만 우리는 공권력 투입과 정리해고를 막아내는 길에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50여 명으로 구성된 창원가족대책위는 앞으로 매주 금요일 오후 5~7시 사이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거리선전전을 벌이고, 토요일 평택공장으로 가서 투쟁할 계획이다.

이들은 17일 낮 12시 창원 소재 한나라당 경남도당 앞에서 열린 '언론장악저지, 최저임금 현실화, 비정규직법 개악저지 경남지역 단위 노동조합 대표자 결의대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쌍용차 정리해고반대 창원가족대책위원회'가 17일 낮 12시 한나라당 경남도당 앞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해 '이명박 아웃'이라고 쓴 종이피켓을 들고 서 있다.
 '쌍용차 정리해고반대 창원가족대책위원회'가 17일 낮 12시 한나라당 경남도당 앞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해 '이명박 아웃'이라고 쓴 종이피켓을 들고 서 있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쌍용차 정리해고반대 창원가족대책위원회'는 17일 낮 12시 한나라당 경남도당 앞에서 열린 결의대회에 참석한 뒤 종이 스티커를 건물 외벽에 붙였다.
 '쌍용차 정리해고반대 창원가족대책위원회'는 17일 낮 12시 한나라당 경남도당 앞에서 열린 결의대회에 참석한 뒤 종이 스티커를 건물 외벽에 붙였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다음은 이날 오전 경남도청에서 열린 기자회견 때 쌍용차 창원공장 한 노동자의 부인이 읽은 '남편에게 보내는 편지' 전문이다.

쌍용자동차 창원공장 노동자 가족이 보낸 편지
사랑하는 당신에게.

옥쇄파업 들어간 지 27일째. 쌍용자동차라는 단어만 봐도 왈칵 눈물이 납니다. 눈 멀고 귀 멀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옥쇄파업 들어가던 날 미안해하던 당신에게 말했었죠? 당신 마음에 후회와 상처가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오시라고. 당신의 억울하고 원통한 마음을 너무나 잘 알기에 보냈던 응원의 메시지였습니다.

당신이 처음 노조 집행부 일 하겠다고 했을 때, 왜 말리지 않았을까 후회도 했었고. 왜 당신은 남들처럼 편하고 쉬운 길로 자지 않고 힘든 길을 가냐고 마음 속으로 원망도 했었습니다.

어제는 하루 종일 얼마나 가슴 졸였던지. 두통약을 먹고 신경 안정제를 먹고도 불안에 떨어야 했습니다. 사측의 농간에, 정부의 농간에 행여 공권력 투입될까봐, 대형 참가가 일어나지 않을까. 그렇게도 또 지옥 같은 하루를 보냈습니다.

언제쯤 이 전쟁 같은 날들이 끝이 날까요. 우리에게도 평화로운 일상이 올까요. 하지만 이제 당신의 아내는 더 이상 울고만 있지 않을 겁니다.

당신이 되어 당신처럼 '함께 살자' 외치며 싸우겠습니다. 당신 정말 멋진 노동자예요. 당신을 통해 세상을 보게 되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봅니다. 이제 울지 않을게요. 울고 싶은 만큼 열심히 싸울게요. 당신이 그렇게 바라는 아니 우리 모두가 바라는 '함께 살고자' 싸울게요. 또 눈물이 나오려 해요. 여러분 우리 함께 살아요.


태그:#쌍용자동차, #쌍용차, #정리해고, #창원공장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