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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시 삼산면 거문도의 동도 해상 가두리 바지에서 가족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 |
ⓒ 임현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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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아빠! 잡았어."
"정말~! 조심히 올려. 증거를 남겨야지, 기다려 사진 찍게.""야, 벌써 세 마리나 잡았다."짜릿한 손맛. 낚시광들이 잊지 못하는 즐거움이라 했던가. 돔을 낚아 올리는 기쁨을 맛보기 위해 즐겨 찾는 거문도.
하여, 여수YMCA가 도농 교류 차원에서 매년 진행하는 가족캠프 '은갈치 정보화마을' 거문도 기행에서도 낚시는 빠질 수가 없었다.
가족 사랑을 낚는 낚시의 묘미는?
"고기 잡았어요?""아니요. 거문도에 낚시도 몇 번 왔는데 저만 못 잡고 다른 식구들은 다 잡았어요. 아빠 체면이 말이 아니에요. 한 마리도 못 잡고 집에 가면 놀림당하겠는데요."낚시를 즐기는 허정씨는 "쪽팔려 잡힐 때까지 잡아야겠다"며 너스레다. 꾼들도 결정적인 순간에 헤맨다더니 그 꼴이다. 하지만 말과는 달리 얼굴에는 함박웃음이다. 가족들과 함께하는 즐거움 때문. 가족 사랑을 낚는 낚시의 묘미일 게다.
"미끼 좀 뿌려줘. 왜 나만 입질이 없지."한 시간째 한 마리도 잡지 못한 임동원씨가 기어이 떡밥을 요구한다. 옆에서 송천우군도 "물고기가 먹이만 따 먹고 도망간다"며 "기분 상한다"고 짜증난 얼굴이다.
그러고 보니 좀 크다 싶은 건 죄다 여자들이 잡고 있다. "물었다"라며 잽싸게 낚시줄을 잡아채는 이영숙씨도 '내가 이렇게 큰 걸 잡다니'하는 놀라운 표정이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미끼를 끼고 얽힌 줄을 푸는 모습이 정겹다.
"한 점 줘. 나는 한 입도 못 먹었어!"
한쪽에선 잡은 물고기로 회를 뜨고 있다. 이게 낚시 재미의 기본일 터. 회 뜨는 걸 옆에서 지켜보던 아이들이 '꿀꺽~' 침을 삼킨다. 아이들 "빨리 좀 만들어요"라고 채근이다.
"나도 한 점 줘. 나는 한 입도 못 먹었어.""너무 맛있다."자신이 잡은 물고기를 먹는 기분을 알아가는 게다. 치열하게 한 점 먹으려는 아이들 등쌀에 어른들은 뒷전이다. 아이들을 배에 태워 먼저 보내고 난 뒤에야 어른들 술판이 벌어진다.
"이게 사는 맛 아니겠어?"가족 낚시의 재미를 단단히 맛본 어른들, 쓰디 쓴 소주를 달게 목구멍으로 삼킨다.
덧붙이는 글 | 다음과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