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아 기자] 한나라당 언론관련법 논의를 위한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가 17일 파국을 맞았다.
야당 측 위원들은 이날 오전 회의에서 '여론조사 실시' 를 여당 측 위원들이 끝까지 거부하자 "미디어위의 존재 이유인 여론수렴 요구도 수용하지 못하면 더이상 위원회로서 존립 의미가 없다"며 회의장을 떠났다.
민주당과 창조한국당 측 위원들은 향후 전체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대국민·전문가 여론조사를 진행한 뒤 여당 측 위원들의 보고서와 별도로 25일 최종 보고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1시40분 국회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입장을 확인했다.
강상현 위원장(연세대 신방과 교수)은 "미디어위는 미디어법에 관한 국민여론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된 기구임에도 국민여론 수렴 제안을 한나라당측 위원들이 끊임없이 거부했다"며 "(야당측 위원들끼리) 국민여론을 모아 나름대로 국회에 보고서를 쓰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강 위원장은 "국민을 무시하고, 지역을 무시하고, 야당을 무시하는 구도 속에서는 더 이상 논의를 전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양문석 위원(언론연대 사무총장)은 "국민여론 수렴에는 공청회, 여론조사 등이 있는데 한나라당은 사실상 지역공청회를 파행으로 몰아갔다. 여론조사도 못하겠다고 하다가, 나중에는 시간이 없다고 거부했다"며 "이는 국회 내 다수당이라는 입지만 가지고 무력으로 언론관련법 처리를 강행하겠다는 것이다. 한국사회의 민주주의와 여론의 다양성을 묵살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박민 위원(지역미디어공공성위원회 집행위원장)도 "문방위 간사인 나경원 의원을 통해 한나라당 여론조사 불가입장이 통보된 후, 한나라당측 위원들의 여론조사 거부 입장은 더욱 확고해졌다"고 비판했다.
문방위 민주당측 간사인 전병헌 의원은 "야당 측 위원들이 진행하는 여론수렴 작업에 한나라당측 위원들이 동참할 것을 요구한다. 끝까지 (여론조사) 채택을 거부한다면 6월 임시국회 개회 협상에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국민여론수렴을 위한 기구임에도 불구하고, 국민여론 수렴을 시종일관 방해하고 저지하는 데 100일간이 소모됐다.
한나라당이 그토록 6월 국회 개회를 요구하는 것은 언론악법과 비정규직 악법을 일방적으로 처리하기 위함이라는 의구심을 버릴 수 없다. 민주당은 당력을 모아서 이 부분을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문순 민주당 의원도 "애초부터 한나라당 측 위원들이 진정성을 가지고 미디어위를 운영할 생각이 없었다"며 "여론수렴을 거처 표결처리 한다는 것이 지난 2월 여야 합의인데 여론수렴이 없었기 때문에 표결처리도 이뤄져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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