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포항종합운동장 특설무대에서는 SBS와 포항시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제2회 아시아태평양 슈퍼모델선발 대회가 열렸다. 제1회 아시아태평양 슈퍼모델선발대회는 2007년 11월 2일 한국 고양아람누리에서 열렸다.
종합운동장 주변에는 행사 시작 5시간 전부터 인기 연예인들을 보기 위해 몰려든 학생들과 일반 시민 그리고 손수레 상인들까지 몰려, 그야말로 장사진을 이뤘다.
VIP 티켓을 거머쥔 한 시민은 기자에게 "벌써 30분이 넘도록 들여보내지 않고 있다"고 항의하면서 "VIP도 이렇게 줄을 서라고 하니 갑갑할 따름이다"고 하소연했다.
주변에서 꽁꽁 얼린 물을 팔고 있던 한 상인은 "어찌된 게 물을 사먹지도 않네요"라며 울상을 지었다. 팝콘을 선전하는 어느 회사와 인기 연예인들의 사진첩이 들어있는 수집물을 판매하는 등 한마디로 요지경이다.
안전요원들과 해당 방송국 직원들은 혹시라도 있을 안전사고에 대비하느라 입구부터 지나치게 통제해 눈살을 찌푸리게도 했지만 자리배치나 시민들의 이동통로 확보를 신중하게 하는 모습도 역력했다.
이날 행사는 한국, 중국, 태국, 일본 4개국이 합동으로 벌이는 슈퍼모델 선발전이라는 데 그 의미가 깊었고, 33명의 서로 다른 문화와 언어를 지닌 슈퍼모델들은 자국을 대표해 맘껏 아름다움과 끼와 재능을 과시했다.
행사장에는 슈퍼모델만큼이나 바쁜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바로 행사를 취재하러 온 기자들과 사진을 찍으려는 사진동호회원들. 이들은 인기연예인을 응원하러 온 팬들과 뒤섞여 포토라인과 자리 확보 문제로 소소한 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우리는 서울에서 온 기자입니다"
"우리는 일찍 도착해서 있는데 당신들은 뭡니까?"
슈퍼모델들을 찍기 위한 취재경쟁도 이번 행사의 또 다른 진풍경이기도 했다. 그나마 부지런한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들이 등장을 할 땐 이름을 연호하며 열띤 응원을 벌였고, 일부 광팬들은 도화지에 정성껏 내용을 적어 피켓 응원을 벌이는 이색적인 광경도 연출했다.
50여 명의 다문화가정 초청행사에 초대되어 행사장을 방문한 류성룡씨와 니시무라 유끼 부부는 "유명한 가수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행사가 마련되어 기분이 좋다"면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다문화가정에 대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관용 경북도지사를 비롯해 박승호 포항시장, 앙드레김, 방송인이자 슈퍼모델 출신인 이소라씨도 행사를 빛내주기 위해 늦은 시간까지 자리를 지켰다.
기자와 한 인터뷰에서 박승호 포항시장은 "금년이 포항시 승격 60주년을 기념하는 해라서 의미가 깊다"고 말하면서 "경제위기 속에서 용기를 갖고 일어서자는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행사는 1부 슈퍼모델들의 소개와 함께 무대경쟁이 이뤄졌고, 2부에서는 축하무대로 초청 가수들의 공연이 펼쳐졌다. 이날 행사에서는 손담비, 슈퍼주니어, SS501의 축하공연이 펼쳐졌고 3부에서는 다문화가정에게 비행기 티켓을 수여하는 순서와 함께 슈퍼모델들의 패션쇼, 인기 가수 장윤정, 박현빈, 슈퍼주니어, SS501, 소녀시대들의 노래공연도 펼쳐졌다.
이날 펼쳐진 아시아모델들의 경쟁에서 1위에는 니시카와 아야(19세), 2위에는 한국의 김라나(26세), 3위 태국에 라타나펀 분인(22세)이 영예를 거머줬다.
한국, 일본, 중국, 태국 등 4개국 아시아슈퍼모델 1위에 등극한 오사카 출신인 니시카와 아야는 수상 전 MC 류시원씨의 질문에 "오사카에는 재미있는 일이 많으니 많이 놀러와 달라"고 말하면서 "지금 가슴이 많이 떨리지만 열심히 했으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에선 슈퍼모델보다는 사회를 보는 류시원씨를 보러 일본에서 온 50여 명의 관광객들이 깜짝 방문을 하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