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검찰의 <PD수첩> 작가 이메일 공개로 뜻하지 않게 격랑에 휘말리게 된 두 인물이 있다. 바로 홍정욱 한나라당 의원과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다.

두 사람은 <PD수첩>의 '광우병 보도'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러나 검찰은 홍 의원과 노 대표에 대한 김은희 작가의 개인적인 호오(好惡)가 담긴 이메일의 일부분까지 들춰냈다. 브리핑에서 실명도 노출됐다. 홍 의원과 노 대표는 지난해 총선에서 서울 노원병 지역구에 출마해 당락을 겨룬 바 있다.

두 사람을 두고 이번 사건의 '또 다른 피해자'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홍정욱 "타의에 의해 말도 안 되게 연루... 황당"

홍정욱 한나라당 의원
 홍정욱 한나라당 의원
ⓒ 오마이뉴스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자의와 상관없이 사건의 파고를 함께 타게 된 두 사람은 다소 황당하다는 반응이었다.

홍 의원은 22일 오전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타의에 의해서 말도 안 되게 사건에 연루됐다"며 "그런 내용(본인에 대한 작가의 사적인 견해)이 발표된 것은 이상하다"고 검찰을 꼬집었다.

보좌관을 통해 수사발표 내용을 전해 들었다는 홍 의원은 "사건과 아무런 연관이 없는 제가 작가의 '뒷조사' 대상이었고, 그 내용이 검찰의 수사결과에 포함되었음이 다소 황당하다"며 글을 통해 김 작가와 검찰 모두에 불쾌한 심경을 밝힌 바 있다.

홍 의원은 "(발표 내용을 접한) 당시 심정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메일 내용이 사건의 본질과 전혀 관련이 없는데도 공개했다면 정말 희한한 일이고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홍 의원은 이메일 공개가 피의자로서 김 작가의 인권을 침해했다는 지적에는 태도를 신중히 했다. 홍 의원은 "전체 이메일 내용을 본 적도 없고, 아직 진행 중인 사건이므로 '사생활 침해' 여부에 대해서는 판단하기 이르다"며 "정말 순수한 개인적인 소회였다면 (공개가) 문제였겠지만 검찰 시각에서 재판의 증거가 되는 이메일이었던 것인지 아직은 판단하지 못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이번 일로 홍 의원의 미니홈피에는 "좋지 않은 일로 매체를 타게 되어 씁쓸한 마음 금할 길이 없다"(이아무개씨)는 위로의 글부터, "미친 듯 뒷조사를 했어도 먼지가 털어지지 않았던 모양이다. PD나 작가가 개인감정으로 프로그램을 만드니 시사프로나 뉴스가 공정하지 못할 수밖에"(곽아무개씨)라며 작가를 비난하는 글이 줄을 이었다.

홍 의원은 "내가 사건과 관련이 없거나, 재판을 통해 판결이 나면 차라리 속시원히 내 견해를 밝힐 수 있겠다"며 지금의 곤혹스런 처지를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른바 '표적취재'나 '표적수사' 모두에는 분노와 증오가 깔려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아직은 (작가 또는 검찰 측) 어느 쪽이 진실인지는 모르겠다"고 혼란스런 심경을 내비쳤다.

노회찬 "김 작가와는 일면식도 없는데... 나도 피해자"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 오마이뉴스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도 역시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며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를 보고난 직후의 놀랐던 속내를 전했다.

노 대표는 이날 오전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나는 김 작가와는 일면식도 없다. 그분이 내게 가진 호감, 비호감이 왜 논란이 돼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검찰 발표가 가만히 있던 나에게까지 영향을 미쳐 나 또한 '피해자'가 됐다"고 검찰을 꼬집었다.

또 노 대표는 "이메일 공개는 작가에 대해서도 엄청난 폭력일 뿐 만 아니라 이로 인해 나는 또 뭐가 된 것이냐"며 "'떡값검사' 이름 감추기에 급급했던 검찰이 이번에는 사건과 직접 연관이 없는 이름을 함부로 공개했다"고 비판했다.

노 대표는 검찰의 이메일 공개와 관련해서도 "준사법기관인 검찰이 국민의 사상은 물론이거니와 개인적인 감정까지 사찰하고 그것을 사건과 연관지었다"며 "검찰권을 국민의 인권을 짓밟는 수단으로 남용한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노 대표는 "사건과 직접 연관이 없는 이메일까지 공개해 분위기(여론)를 몰아가야할 정도로 유죄 입증이 힘들었던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검찰이 기소가 무리하다는 걸 스스로 입증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태그:#홍정욱, #노회찬, #PD수첩, #이메일공개, #김은희작가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1,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