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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신 : 22일 오후 6시 40분]
 
한나라당 '선전포고'-민주당 '결사항전'... 국회 '6월 파국' 시작되나
 
한나라당이 23일 오전 국회소집요구서를 제출하고 단독국회를 열겠다는 결정을 내림에 따라 6월 국회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민주당은 22일 한나라당의 단독국회 개회 결정을 일종의 '선전포고'로 간주하고, 총력을 다해 저지하기로 결의했다. 이날 오후 4시부터 본관 246호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는 아예 청와대와 한나라당 성토장으로 변했다. 애초 민주당은 이 자리에서 언론악법 저지를 위한 전략을 수립할 예정이었다.
 
이날 의원총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한나라당을 향해 "투쟁의 대상"(정세균 대표), "청와대 하수인당"(이강래 원내대표), "폭력정권, 히틀러와 같은 독재자"(장세환 의원) 등 표현을 써가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장세환 의원은 공개된 자리에서 이 대통령을 "이명박씨"로 여러 차례 강조해 불렀다.
 
오후 4시 5분께 박병석 정책위의장과 회의장에 들어선 정세균 대표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평소처럼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웃지 않았다. 사뭇 비장한 모습이었다.
 
정세균 "한나라당은 투쟁의 대상"... 이강래 "청와대 하수인 당"
 

정 대표는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한나라당이 소통의 정치, 협력의 정치, 야당과 함께하라는 국민의 명령을 포기하고 마침내 독선과 독주를 하기로 결심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정 대표는 "지금까지 한나라당을 협력과 선의의 경쟁 대상이라고 생각해 왔지만 이제 그 생각을 버렸다"면서 "더 이상 한나라당을 선의의 경쟁 대상으로 보지 않고, 투쟁의 상대로 볼 수밖에 없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이강래 원내대표의 목소리는 더 높았다. 이날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단독국회 개회' 결정을 내린 의원총회에서 이 원내대표와의 회동에 대해 "정말 벽하고 대화하는 것 같더라"고 탄식했다. 한나라당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음을 강조하기 위한 수사였다.
 
하지만 이 원내대표는 오히려 "안 원내대표가 참 딱해 보였다"고 받아쳤다. 그는 "여당 원내대표라는 분이 중요한 현안을 푸는 데 왜 이렇게 조금의 재량이나 신축성도 없느냐"면서 "생각해보니 이명박 대통령 고집 때문에 안 원내대표가 저렇게 나올 수밖에 없구나하고 깨달았다"고 꼬집었다. 또 "한나라당은 청와대에 매여 있는 하수인당에 지나지 않고, 청와대에 질질 끌려가는 것을 보면 참으로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이 원내대표는 의원들을 향해 '결사항전'을 독려하기도 했다. 그는 "단독국회를 소집하면 법적으로 26일에는 개원할 수밖에 없다"며 "우리는 국민의 뜻을 모아 당당하게 싸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단 원내로 들어가자"는 당내 일부 주장에 대해서는 우려도 나타냈다. 이 원내대표는 "우리의 5가지 요구사항은 너무도 당당하다"면서 "조금이라도 흔들림 있는 것처럼 (외부에) 보이면 안 된다"고 단결을 호소했다.
 
공개발언에 나선 장세환 의원도 "국회를 단독 개원하겠다는 것은 결국 다수당의 횡포를 그대로 드러내겠다는 것"이라며 "국회를 힘으로 밀어붙이겠다는 폭력정권의 속성을 그대로 드러냈다"고 열을 올렸다.
 
장 의원은 발언 도중 이명박 대통령을 '이명박씨'로 여러 차례 바꿔 불렀다. 지난 11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언 직후 안상수 원내대표가 김 전 대통령을 '김대중씨'로 부른 것을 비꼰 것이다.
 
장 의원은 "여론을 무시하고 미디어법을 표결처리 하겠다고 주장하는 한나라당은 염불에는 관심없고 잿밥에만 관심있는 정당"이라며 "이명박씨도 야당이 뭐라고 하든 독재자가 되겠다고, 마치 나치의 히틀러처럼 법을 고쳐서라도 확실히 독재자로 가겠다는 생각을 가진 것 같다"고 맹렬히 비난했다.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50여 분 공개된 뒤 곧바로 비공개 회의로 전환했다. 비공개 회의에서 허심탄회한 의원들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단독 국회'에 맞설 전략을 노출시키지 않겠다는 생각도 있다.
 
한나라당의 단독 국회 상정에 대해 민주노동당과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등 다른 야당도 "의회 독재"라며 맹렬히 비난하고 나섰다. 다만 자유선진당은 "한나라당의 단독국회 소집요구는 매우 유감"이라면서도 "국회는 하루빨리 열려야 한다"고 밝혀 조금 다른 목소리를 냈다.
 
한나라당 단독국회 소집되면 6월 국회는 파국을 면치 못할 것
 
이날 한나라당의 결정으로 6월 국회는 빠르면 26일게 열릴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7월 1일 비정규직법이 시행되기 전에 어떻게든 법을 바꿔 '비정규직 대량해고'를 막아야 한다는 명분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비정규직법 개정은 단순한 명분일 뿐 실제로는 미디어법을 처리하려는 의도가 분명하다며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따라서 실제로 한나라당 단독국회가 소집된다면 6월 국회는 파국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은 한나라당에 단독국회 소집요구를 철회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단독국회를 강행한다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장내·외에서 투쟁하겠다고 결정했다.
 
우제창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 직후 브리핑을 열고 "한나라당의 결정은 의회주의를 파괴하고 민심을 외면하는 악수가 될 것"이라며 "민주당은 한나라당에 단독국회 소집요구를 철회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이라고 밝혔다.
 
우 대변인은 또 "민주당 의원들은 모든 것을 걸고 한나라당의 단독국회와 방송장악법 통과 기도를 막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다만, 민주당은 의원총회에서 의원직 사퇴나 본회의장 점거농성 등 구체적인 투쟁 전략은 결정하지 않고 원내지도부에 위임하기로 했다.
 

 

[2신 : 22일 오후 5시 10분]

 

한나라당 "일단 열어놓고 협상하겠다"... 민주·선진당 강력 반발

 

한나라당은 오는 26일부터 단독으로라도 임시국회를 소집해 비정규직법 개정안 등을 처리하기로 했다. 이에 야당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2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은 친박연대와 무소속 의원들과 연대해 6월 임시국회를 소집하기로 뜻을 모으고, 소집요구서에 한나라당 의원 전원은 물론 친박연대와 무소속 의원들의 서명을 받아 23일 오전 중에 제출하기로 했다.

 

헌법상 임시국회는 국회의원 재적 4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으면 소집하게 돼 있고, 국회법상 국회의장은 임시회 집회요구가 있을 때에는 집회기일 3일 전에 공고하도록 돼 있다. 따라서 23일 오전 소집요구서가 제출되는 즉시 김형오 국회의장이 집회기일을 공고하면, 26일에는 임시국회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그동안 '7월1일 비정규직 실직 대란설'을 내세워 신속한 법안 처리를 강조해온 비정규직법 개정안을 단독 상임위를 통해서라도 최대한 빨리 처리한다는 방침을 세웠고, 미디어 관련법에 대해서는 협상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비정규직법 개정안은) 단독으로라도 상임위를 열어서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디어 관련법에 대해 안 원내대표는 "이번 국회 안에 처리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선진당에서 내놓은 중재안도 있고, 의견을 수렴해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신성범 한나라당 원내대변인은 미디어 관련법 처리방침과 관련해 "최대한 협상을 위해 노력하고, 표결처리한다는 것은 마지노선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 우리 마음대로 법안들을 다 처리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일단 국회를 열어놓고 야당과 협상을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나라당이 단독 개회요구 입장을 정하자 야당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김유정 민주당 대변인은 "한나라당은 참으로 모질고 독한 정당"이라며 "야당이 그만큼 얘기했고 국민이 그 정도 절규했으면 이제는 그 뜻을 겸허히 수용할 때도 됐는데, 한나라당은 변하지 않고 독재의 길을 가겠다고 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 대변인은 "집권 한나라당은 도대체 어디로 가고 청와대의 거수기만 남았는지 그저 측은할 뿐"이라며 당 차원의 저지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물리적 충돌도 우려된다.

 

자유선진당은 한나라당의 단독국회 개원을 비난하면서도 6월 임시국회 합류 여부는 한나라당의 야당 설득 등을 지켜보면서 한 주 뒤인 29일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대변인은 "원내에서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것을 힘으로 밀어붙이려 든다면 그것은 한나라당의 미래를 스스로 어둡게 하는 일인 동시에 한나라당의 발목을 스스로 묶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한나라당의 단독 개회에는 반대하지만 일촉즉발의 남북관계와 비정규직법 등 국정 현안을 고려해 1주일 동안 한나라당이 좀더 야당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신 : 22일 오전 11시 30분]

 

이강래 "한나라당, 단독국회 길로 간다면 파국"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는 22일 한나라당의 단독국회 소집 준비와 관련해 "한나라당이 잘못된 길을 선택하지 않기를 촉구한다"며 "그 길로 가면 파국이고, 이 정권은 어려운 골목에 다다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이처럼 말하며 대여 강경투쟁 방침을 거듭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또 "일부 한나라당에서도 노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려 사과하고 국정기조를 바꿔야 한다고 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를 깡그리 무시하고 단독으로 국회를 끌고 갈 채비하고 있는데, 정말 안타깝고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단독국회 소집은 묵과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정세균 "천성관-백용호 내정, 공안통치 신호탄"

 

이날 최고위에서는 천성관(검찰총장)-백용호(국세청장) 내정자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민주당은 두 내정자 지명이 결국 '공안통치 강화'라는 이 대통령의 목적을 드러낸 것이라며 강한 반감을 나타냈다.

 

정세균 대표는 "검찰청장과 국세청장 인사를 보며 이 정권에 대한 실망이 더 커진다"면서 "오랜 공석이었던 국세청장에 최측근을, 검찰청장에 대표적인 공안통을 임명한 것은 측근정치와 공안통치를 계속하겠다는 신호일 뿐"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또 "만약 이 대통령의 근원적 처방의 한 단면이 이런 것이라면, 결국은 국민들에게는 근본적 절망이 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 원내대표도 "검찰청장, 국세청장 임명은 한마디로 '바꿀 것 없고 이대로 하겠다'는 얘기"라며 "이 대통령은 지금보다 공안통치를 더 강화하겠다는 태도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진표 최고위원은 "국세청장이 얼마나 중요한 자리인데 6개월이나 비워놓다가 공정거래위원장 하던 사람으로 채우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우리나라가 G20 국가 중 재정적자가 가장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며 "지금 한가하게 국세행정을 경험과 전문성 없는 사람이 와서 꾸려갈 상황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백 내정자 임명을 유일하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충성을 할 측근이라는 것밖에 없다"면서 "국세청장은 사적인 충성으로 임명할 자리가 아니다"라고 이 대통령의 반성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검찰총장-국세청장 내정에 강하게 반발함에 따라 국회가 개원될 경우,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천 내정자의 경우, 'PD수첩'과 용산참사 수사지휘자였다는 점에서 야당으로부터 집중 '비토'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박주선 최고위원은 'PD수첩' 수사와 관련한 검찰의 행태를 강한 톤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박 최고위원은 "('PD수첩'에) 광우병에 관한 과장된 표현은 있었지만, 이것이 미국 소에 대한 명예훼손은 될지언정 한국의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 대한 명예훼손은 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광우병 보도를) 범죄수사로 규정하고 검찰이 나선다면 유신이나 5공 군사정권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라며 "검찰의 맹렬한 자성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안상수, 야당 거듭 압박... "국회, 다음주 초에는 반드시 열겠다"

 

한편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 본관에서 각각 의원총회를 열고 6월 임시국회 개원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나라당은 오후 2시 예결위 회의장에서, 민주당은 오후 4시 본관 246호에서 의원총회를 개최한다. 양당은 '단독국회 개원'과 '단독국회 저지'로 상반된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여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안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국회는 다음주 초에 반드시 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나라당은 야당과 협상을 통하여 국회를 열도록 노력하겠다"면서도 "그러나 야당이 계속 국민을 무시하고 불응한다면 민생을 위해 다음주 초에는 국회를 여는 결단을 내리지 않을 수 없음을 경고한다"고 거듭 야당을 압박했다. 

 

앞서 안상수-이강래 원내대표는 지난 20일 저녁 시내 모처에서 만나 6월 임시국회 개원 협상을 했지만, 평행선만 그은 채 돌아섰다.


#PD수첩#6월 임시국회#이강래#정세균#안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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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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