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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초에서 돈이 되는 작물로 변신한 쑥. 여수시 삼산면 거문도의 동도 쑥밭.
잡초에서 돈이 되는 작물로 변신한 쑥. 여수시 삼산면 거문도의 동도 쑥밭. ⓒ 임현철

 

쑤~우 쑥 큰다고 이름 붙은 쑥. 봄나물의 전령 쑥. 지천으로 널려 끈질긴 생명력을 자랑하는 쑥. 하지만 쑥은 농부들에게 귀찮은 잡초의 대명사로 꼽힌다. 그런데 이 쑥이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우리 같이 힘없는 노인들이 무엇으로 돈을 벌겠어? 쉬엄쉬엄 할 수 있는 이런 거라도 해야지."

 

쑥이 돈으로 둔갑했다. 왜냐면 쑥쑥 크는 쑥을 이길 잡초는 없으니까. 또한 쑥 농사는 일손 들여 뽑아야 할 잡초가 없을뿐더러 다른 손길이 필요 없어서다. 여수시 삼산면 거문도 밭에서 쑥이 자라고 있었다. 동도 김영자(74)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눴다.

 

쑥이 효자, "돈벌이 할 수 있어 다행"

 

- 쑥 농사로 얼마나 벌었어요?

"한 오백 정도 벌었어. 까딱까딱 움직여 번 게 오백만 원이여."

 

- 주위에선 돈 천만 원은 거뜬히 벌었을 거라고 하던데요?

"괜히 하는 말이여. 다리에 힘없는 칠십 노인이 얼마나 움직이겠어. 나이 먹어 다른 일은 할 수 없으니까 쑥이라도 감지덕지지."

 

- 쑥 농사는 어느 정도 하세요?

"밭이 다해 18마지기(마지기당 200평)인데 다리도 아프고, 힘에 부쳐 10마지기만 지어. 또 늙은이 혼자 하니까 많이 하지도 못하고. 쑥 농사 지은 지는 10년 정도 됐어."

 

- ㎏당 얼마나 해요?

"날이 추운 12월과 1월에는 ㎏당 2만 원 나갈 때도 있었고, 날이 풀린 2~3월에는 ㎏당 7천 원 받았어."

 

혼자 사는 김영자 할머니는 "쑥으로 돈벌이를 할 수 있어 다행"이라 한다. 그런 만큼 김 할머니에게 쑥은 효자다. 자식들도 어려운 판에 손을 벌리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김영자 할머니가 쑥밭에서 쑥을 뜯고 있다.
김영자 할머니가 쑥밭에서 쑥을 뜯고 있다. ⓒ 임현철

 

날이 따뜻해 11월부터 3월까지 쑥 농사

 

- 쑥 농사는 어느 정도 하세요?

"밭이 18마지기(마지기당 200평)여. 근데 다리도 아프고 해서 10마지기만 지어. 또 늙은이 혼자 하니까 많이 하지도 못하고."

 

- 출하는 언제 하세요?

"11월부터 쑥을 길러 1월부터 3월까지 출하해. 다른 지방은 날이 추워 엄두를 못 내는데, 거문도는 날씨가 따뜻해 쑥 농사가 가능해. 그래서 가격이 높아. 쑥 공장이 있으면 6월까지도 작업이 가능한데 공장이 없어 돈벌이를 못하니 아쉬워."

 

- 수매는 어떻게 하세요?

"농협에서도 하고, 중개업자한테도 넘겨. 말 들으니 여기 쑥은 전부 서울로 올라간대. 질이 좋다고 말이여."

 

- 거문도 쑥 자랑 좀 하세요.

"10여 년 전부터 시작했어. 여기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청정지역 해풍을 맞고 자라 향이 짙고 영양이 좋아. 또 약 효과가 뛰어나고." 

 

쑥에 대한 효능은 굳이 말할 필요가 없을 터. 하나 추가하자면 알칼리성 식품이라 몸의 산성화를 방지해 주는데 효과가 크다는 것.

 

"쑥 농사를 1월부터 3월까지 밖에 못하는 이유가 처리할 가공공장이 없어서"라고 한다. 섬사람들 소득증진을 위한 방안 마련을 고려함직 하다.

덧붙이는 글 | 다음과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


#거문도#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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