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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방학이라 해운대 바다를 잠시 거닐었습니다. 대학생들의 방학이긴 해도 아직 휴가철도 아니고, 평일인데다 오후 3시경인데도 사람들이 많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사람들처럼 바다에 뛰어들지는 못할지언정 그냥 카메라에 영상을 담아보고 싶었습니다.

 

뭐, 그다지 특별한 것이 없어서 백사장을 막 벗어나려고 했죠. 그런데 구조대원들이 달려오는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왜 그런가했죠. 바다에 사람이 빠진 것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저 멀리서 한 사람이 바다에서 허우적거리는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5,6명의 구조대원들이 긴급하게 바다로 뛰어들었습니다. 그런데 오늘따라 파도가 높아서 쉬이 접근하질 못했습니다. 그래도 최초에 투입된 듯한 구조대원이 물에 빠진 사람에게 접근했습니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구조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아이들은 젊은 아저씨가 파도가 올 때마다 점핑을 하더니 곧 파도에 휩쓸려가 버렸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수영도 잘하시는 분이라 처음에는 먼 바다까지 나가는 것인줄 알고 착각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계속해서 파도에 휩쓸려 멀리까지 가버린 것이죠.

 

파도가 너무 높아 다른 구조대원들은 더 이상 깊이 바다로 들어가는 것을 포기했습니다. 늠름한 구조대원이 물에 빠진 시민을 붙들었습니다. 그를 이끌고 백사장으로 향했습니다. 아주 먼 거리로 보였습니다. 카메라로 잡아보려고 이래저래 뒤척거리는 순간 능숙한 솜씨로 헤엄을 쳐왔습니다. 제가 사람을 놓친 사이에 어느새 백사장까지 당도했습니다. 카메라 용량이 다 되어서 모두 담지는 못했습니다.

 

다행히 인공호흡을 할 필요는 없는 듯 했습니다. 구조된 시민은 한참을 정신을 못 차리고 머리를 설레설레 흔들었습니다. 그리고는 정신을 챙기셨는지 곧바로 그 자리를 떠났습니다. '고맙다'는 말도 없이 떠나더군요. 일부 구조대원이 '그냥 가시면 안 된다'고 이야기하는데도 그냥 자리를 떠나버리시더군요. 고참인 듯한 분이 그냥 가게 놔두라고 하더군요.

 

구조된 시민은 혼자 놀러 온 듯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평상복 차림 그대로 바다에 뛰어든 것이었습니다. 구조하신 분이 그러는데 술을 드신 것 같다고 하더군요.

 

만일 조금이라도 구조가 늦었더라면 충분히 익사사고가 일어날 뻔한 위험한 순간이었습니다.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기에 지방의 작은 뉴스에도 보도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구조대원들의 긴급한 대응은 높이 칭찬 받아 마땅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이렇게 자신의 몫을 다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어 이 세상이 더 믿을만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무엇인가 눈에 보이기에만 급급한 정치인들이나 인기만 누리려고 하는 시중 잡배들은 반성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저도 반성합니다. 저 역시 눈에 보이지는 않더라도 제 삶의 몫을 다해 하루하루를 살아갈 것을 다짐해봅니다.

 

숨어 있는 1%의 이야기를 찾아내서 알리는 것이 우리 시민 기자의 보람이자 사명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오늘도 삶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이야기들 많이 쓰시길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제 개인블로그 <정철상의 커리어노트(www.careernote.co.kr)>와 다음뷰에게 게재되었습니다.


태그:#바다에 빠진 사람을 구하는 구조대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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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개발연구소 대표로 대구대, 나사렛대 취업전담교수를 거쳐 대학, 기업, 기관 등 연간 200여회 강연하고 있다. 《대한민국 진로백서》 등 다수 도서를 집필하며 청춘의 진로방향을 제시해 언론과 네티즌으로부터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라는 닉네임을 얻었다. ‘정교수의 인생수업’이라는 유튜브를 운영하며 대한민국의 진로성숙도를 높이기 위해 맹렬히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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