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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권의 사교육, 부자교육 정책에 맞서 경기도 교육감이 추진하고자 했던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주요 의제들의 예산이 교육위원들의 정치적 놀음에 의해 무참히 삭감된 것에 대해 도를 넘어선 행위의 명백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백년지대계인 교육의 주인공은 바로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똑같은 교육을 받고 자라난 어른들의 무책임한 정책부재의 억압 속에서 성적이 곧 인격이 되어버리고 지나친 경쟁심과 스트레스로 자살에 이르는 빈도도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 되어버렸다.

 

정부와 교과부의 무분별한 사교육 정책에 과감히 도전장을 던지고 학생을 존중하며 교사와 허물없이 소통하고 학부모를 적극 참여시키며 지역네트워크를 조화롭게 운영하여 공교육 정상화에 모범으로 우뚝 서고 있는 충남 아산의 거산초등학교가 있다.

 

학생, 학부모, 교사, 지역네트워크가 결합된 교육공동체의 산물

학교 주위로 설화산과 광덕산의 기운이 뒤덮여있고 풀내음과 자연 향기가 가득한 거산초등학교는 한때 폐교위기로 몰렸다가 현재 60회 졸업생을 배출하고(총 2.294명) 6학급, 140명의 학생이 체험학습과 생태학습 위주로 창의적 사고력을 키우며 맘껏 놀면서 공부하고 있다.

 

"개구리들아, 배고프지 않느냐. 춥지 않느냐."

"4월이 오면 꽃이 피겠지요. 나비도 날아들겠지요."

 

행정실과 교무실, 식당, 도서관, 컴퓨터실 등이 자리하고 있는 옛 학교건물 옆에 예쁜 색깔로 알록달록 꾸며진 깨끗한 교실건물을 돌아보며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와 책 읽는 소리가 들려온다. 이 건물은 2005년 k사가 주최한 환경문화상 대상을 받아 새로 지었다.

 

"안녕하세요. 누구세요? 혹시 기자분이세요. 요즘 저희학교가 좀 뜨거든요. 헤^^"

"수업 들어가는 중이에요. 우리학교 너무 좋죠. 많이 둘러보고 가세요."

 

고학년 학생으로 보이는 여학생 5명이서 어깨동무를 하며 교무실 건물 복도를 나와 수업하는 교실로 들어가고 있다. 이 학교는 수업시작 알림 종을 울리지 않는다. 자율적으로 수업시간을 정하고 있고 수업시간 또한 40분, 50분, 1시간 등 정말 중요하고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마다 학생들과 의논하여 교과운영을 펼치고 있다.

 

13년 동안 거산분교로 폐교와 통폐합위기에서 2005년 거산초등학교로 격상되기까지 지역사회의 다양한 인적, 물적 지원과 학부모회의 헌신적인 참여와 노력, 지역 시민단체 활동가, 참교육 교사회, 교장과 교사의 학교발전을 위한 다모임 등 대내외적 인프라가 지속적으로 축적되어 공교육의 기본 취지하에 똘똘 뭉쳐서 일궈낸 하나의 기적이었다.

 

획일적 교육제도를 과감히 버리고 권위를 탈피한 교장과 교사의 소통이 중심

교장 스스로가 일선 교사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학생의 자율권과 책임을 부여하여 중앙집권적이고 권위적인 획일적 구조를 버리고, 인간중심적 전인교육과 지덕체를 바탕으로 한 교육의 본질을 구축하는데 끊임없는 연구와 시행착오를 겪으며 근본적 변화를 모색하였다.

 

특히 대안교육과정의 다양하고 참신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학부모들이 직접 만든 '동화 읽는 어른모임'을 통해 친근하고 따뜻한 분위기로 학생들에게 독서지도와 읽기 능력 함양을 위한 창의적 방법을 도입하여 많은 호응을 얻었다. 그리고 더 나아가 학교 격상 운동을 본격적으로 벌여 교육감 면담과 조례제정운동을 통해 학생유치에도 커다란 성과를 올렸다.

 

또한 교장공모제를 실시하여 학교의 발전 가능성, 적임 적격자 판단 등 다양한 혁신적 기준을 통해 학부모, 교사, 학생의 요청으로 내부 공모를 통해 현직 교장이 4년간 더 유임을 하기로 결의하여 학교의 위상과 교육의 질을 높이는데 크게 공헌하게 되었다.

 

"체험중심의 교육과정과 위계와 연계를 살린 독서학습, 환경과 생태를 중요시하여 경험적 사고를 통한 오감의 행복을 통해 아이들의 삶의 중심이 되는 기본 교육의 핵심을 스스로 느끼게 하는 것이 우리 학교의 교육방침이자 운영과정의 근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거산초의 모든 교육과정과 운영책임을 맡고 있는 박장진 교장은 "교과목 통폐합을 통해 심화학습을 강화하고 이론과 실제를 적절히 공유하며 학년 간 통합과 수영, 텃밭 가꾸기, 야생화 생태체험 등 취미활동 수업을 위주로 학습의 질을 높이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문화상, 녹색대상, 도교육감 표창 등 학교의 우수성을 대외적으로 인정받고 거산음악회, 거산연극제, 거산영화제, 생태학습 등 다양한 문화 인프라를 구축하여 미적 감각을 발굴하고 예술적 가치를 높이는데 학생 스스로가 기획부터 연출까지 자발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그리고 학교 안내 홍보지를 만들어 학교장 경영의지를 분명히 하여 학생은 즐겁게 생활하며 열심히 공부하는 어린이, 교사는 학생들에게 감동, 감화를 주는 선생님, 학교는 창의적인 경영 마인드로 혁신,진보하는 학교 거듭나겠다는 교육목표의 의지를 표현하였다.

 

사교육비 부담과 청년 실업, 계층별 위화감만 조성하고 있는 교육의 양극화가 심화되는 와중에 공교육의 정상화와 학생들의 창의적 학습계발을 위해 끈임 없이 연구하며 노력하고 있는 거산초등학교만의 차별화 전략을 교장 선생님을 통해 알아보았다.

 

거산초등학교만의 교과운영방식의 차별화된 방식이나 장점이 있다면 ...

- 학교교육이 평가에 의해 남에게 보여주는 식의 맹목적 교육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우리 학교는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체험학습위주로 교과과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구령대도 없고 눈높이도 똑같고 생각을 키워주는 역할만 하고 있습니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지력이 튼실하도록 하여 평생교육의 첫 단추를 잘 여미는 것이 중요합니다.

 

- 느끼고, 듣고, 만지고, 만들고, 교감하는 등 오감으로 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자연의 이치를 자연스럽게 접하다보면 감수성이 생겨나 마음의 정화를 느끼게 되지요. 취미활동 학습을 중점으로 토론하기, 연극 공연, 영화 만들기, 전통놀이배우기 등 놀이를 통해 자연스레 인간관계의 경쟁심과 예의, 기술을 습득해가는 과정을 알게 되는 것이지요.  인생에는 정답이 없듯이 공부 또한 정답이 없는 것입니다. 그저 재밌게 놀면서 스스로 학습해가는 도중에 목표가 생기고 자신의 인생의 방향이 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 얼마 전 모방송국에서 진행하는 '공부의 달인'이라는 프로그램에 거산초 출신 학생사례가 나온 걸 보았습니다. 그 학생 또한 우리학교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수업을 배웠습니다. 마치 교과과목은 전혀 공부하지 않은 것처럼 외관적으로 보일지 몰라도 아이들은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을 배웠고 그 기초학습이 꾸준히 축적되어 중학교 ,고등학교에 가서도 자기만의 창의적 학습으로 남보다 뛰어한 학업성취도를 올릴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네요.

 

현실적인 교육행정과 상당 부분 차이가 있는데 평가시스템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요.

- 우리학교 학생들은 오히려 학업성취도가 높은 편입니다. 교과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일제고사는 현실적으로 위화감만 조성하여 반대하는 대신 소신껏 교장이 갖고 있는 교육철학과 오직 아이들만을 위해서 존재하는 서번트(servant)리더십의 자세로 아이들의 의사를 무조건 존중해주고 있습니다. 개인의 소질과 본성을 파악하고, 자체적으로 교사들이 만든 진단평가를 연구, 실시하여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실력진단을 통해 유연한 사고력과 총체적 인성능력을 함양시키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 거시적인 관점에서 '기본에 충실하자'는 교육정신을 바탕으로 교육서열화를 반대하며 큰 틀에서 학력관을 가져야 합니다. 핀란드와 북유럽의 공교육사례의 중요성은 현실의 교육 입장에서 벤치마킹해야 합니다. 기다리고 인내하며 격려하고 믿어주고 칭찬하는 교육적 방법을 통해 교육의 가지고자 하는 지향점을 올바로 찾아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 강남의 교육성취도는 타 지역에 비해 조금 높을지 몰라도 그 학생들 자신의 공부성취도와 만족감은 낙제생과 다름없을 것입니다. 교육과정의 획일화(일류대 입학)로 정작 목표를 이루었어도 사회인이 되어 오히려 그 학력이 부담감으로 되돌아오는 경우가 발생하게 되지요. 무릇 학문이라 함은 즐기고 재미가 있어야 하지요. 행복의 파랑새는 자기마음속에 있는 것이기에 즐거운 학문의 추억은 평생의 삶의 이정표가 되어 준답니다.

 

사회적 연대와 학부모회 활동이 매우 능동적이고 참여도가 높은데 이유는...

- 교사, 학부모 연수를 2달에 한 번 다녀옵니다. 연수내용은 성교육, 인문학, 인성교육, 학교운영의제 등 다양한 커리큘럼을 반영하여 참여합니다. 연수비용은 물론 학부모회에서 부담하고 학교는 기본비용만 지불하고 있지요. 또 사회적 연대의 인적네트워크가 무엇보다 잘되어 있습니다. 산촌지역이라 주변 텃밭이 많아 지역 어르신과 함께 유기농퇴비 만들기, 모내기, 농촌체험, 양봉체험 등을 통해 쌀의 귀중함을 배우고 경작방법을 익히며 책임감과 역할의식을 높이며 이 속에서 자연, 산수, 환경, 경제, 협동심, 공동체 의식을 자연스럽게 체화해 가는 것입니다.

 

- 지역 대학교수 및 학생들과 환경 및 문화예술, 생태 관련 체험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의 교사뿐만 아니라 학교와 연계 맺고 오시는 모든 분들이 바로 아이들의 선생님인 것이지요. 내적으로 공부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가고 외부 사회교육전문가 선생님을 통해 학습의 다양한 선택권을 학생들 스스로가 자율적으로 참여하며 학습효과를 누리는 것입니다.또한 계절마다 체험심화 학습기간을 두어 벽화그리기, 영화 구상하기, 책걸상 만들기,한지 공예, 짚신 삼기, 연극, 합창제 등을 통해 창작의 능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거산초교의 모범적인 특성을 공교육의 모범사례로 확산, 전파할 필요성이 느껴지는데..

- 학교를 운영하면서 교사들의 노력이 많은 부분 차지합니다. 밤9시까지도 집에 가지 않고 연구와 학습방법을 꾸준히 계발하면서 학생들에게 더 많은 것을 주려고 늦게까지 고생합니다. 교장인 저와 운영상 갈등의 요소를 제거하기위해 꾸준히 토론하고 이해하고 배려하면서 민주적 의사결정을 학생들이 습득하며 배울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학생, 학부모, 교사, 지연 인프라를 통해 공감, 공유, 소통을 하며 자아 존중감이 강한 학생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학습지원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향후 학교에 문화 공간을 조성하여 아이들이 좀 더 낳은 시설을 통해 예술적 기질은 높이는 데 주력할 것입니다.

 

-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관은 선진국의 가치관과는 정반대로 흐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조건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개개인의 잠재가능성을 파괴하고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고 정치적으로 수단화하여 제도적, 획일적 사고로 인한 갈등과 충돌만 발생하고 있습니다. 교사는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눈높이를 맞추며 함께 하는 것입니다. 마치 천리마의 말꼬리와 같은 존재가 교사인 것입니다.

 

- 교사도 학생들에게 잘못한 것이 있으면 사과를 하고, 옳지 못한 부분을 이해와 소통으로 학생과 교감해야 합니다. 공교육만 제대로 확립한다면 대안학교는 필요가 없는 것이지요. 자연적인 환경과 첨단적인 교육시스템으로 전원학교의 태동이 필요할 때입니다.

 

- 교사들은 1년에 두 번 작은 학교 연대모임을 개최하여 발전적인 학교 운영방안과 갈등과 문제점의 해결 방안을 함께 모색하여 좋은 사례의 도입을 통해 다른 학교와의 연계교류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많은 학교들이 찾아와서 공교육의 대안을 스스로 만들어가며 우리나라 교육의 질을 높이고 싶은 기대또한 가져봅니다. 교원평가제를 통해 교사도 평가받아야 함이 마땅하지만 교과부 또한 국민들로부터 정책의 옳고 그름에 대해 마땅히 평가를 받아 개선할 것은 반드시 반영해야합니다.

 

'위기는 곧 기회다' '난세에 영웅난다'라는 말이 있듯이 거산초등학교의 공교육 정상화 노력은 지속가능한 참교육의 근본 정신을 잊지않고 변화를 꿈꾸어 가는 것이다. 박장진 교장은 이미 고인이 된 옛 스승의 소중한 교훈을 들려주며 참교육의 의지를 확인하였다.

 

"평범한 스승은 말로 합니다."

"좋은 스승은 모범을 보이고 언행일치를 합니다."

"존중받는 위대한 스승은 감동과 감화를 주며 인생을 함께합니다."

 

"교사는 영어로 티쳐가 아니라 멘토가 되는 것이 바로 진정성의 단어일 것입니다."

 


태그:#거산초등학교, #공교육정상화, #참교육학부모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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